메뉴 건너뛰기

17일 서울 여의도공원 잔디마당에서 빨간색 포크레인이 ‘서울의 달 설치 공사’를 하고 있다. 박종서 기자
17년째 여의도공원 산책을 즐기는 최은숙(57)씨는 지난 1일 산책로에서 못 보던 안내 글귀를 발견했다. 여의도 잔디마당 앞엔 ‘계류식 가스기구 서울의 달 설치 공사’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나무에 걸려있었다. 공사 현장에선 안전 헬멧을 쓴 인부들이 굴삭기로 나무를 뽑고 잔디마당을 파헤치고 있었다. 최씨는 “인근 어린이집 아이들이 뛰어놀던 공간에서 공사를 하고 있어 걱정스럽다”며 “열기구처럼 높이 올라가는 장치라 사고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6월부터 여의도공원 150m 상공에 띄우는 계류식 가스기구 ‘서울의 달’을 두고 시민들 사이에서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최씨처럼 사업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은 서울시·영등포구에 민원을 제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도심 속 계류식 가스기구의 안정성에 대해 의문도 제기됐다. 계류식 가스기구는 헬륨가스의 부력을 이용해 열기구처럼 비행하는 장치다.

반면에 ‘서울의 달’ 운영을 반기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여의도 공원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상인 박모(60)씨는 “여의도 한강공원에 밀집된 관광객이 유입되지 않을까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공원 근처 아파트에 30년간 거주 중인 이모(67)씨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생겨 기대된다. 얼른 타보고 싶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11시, 여의도공원 잔디마당. 계류식 가스기구 '서울의 달' 설치 공사 현장. 박종서 기자
서울시·영등포구는 주민의 목소리를 반영한 뒤 사업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27일부터 10월 10일까지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주민 의견을 청취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부터 여의도공원 잔디마당에 가스기구 설치 공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서울의 달’의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기종은 현재까지 한 번도 사고가 없었던 기종이다. 매주 월요일에 자체 점검을 해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기상 상황과 탑승객 수를 고려해 최대한 안전하게 보수적 운영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이 제기한 녹지 훼손 우려에 대해서도 “공사 현장에 있던 나무를 전부 공원 내 다른 장소로 옮겨 심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공사 현장에 심겨 있던 교목 약 17주, 관목 약 200주를 공원 내 다른 장소로 옮겨 심는 작업이 완료됐다.
'서울의 달' 예상 조감도. 사진 서울시 홈페이지
‘서울의 달’은 여의도와 서울의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관광 사업으로 서울시가 약 47억원을 투입해 추진 중이다. 계류식 가스기구는 프랑스 제조업체 에오로필 사스(Aerophile Sas)사의 제품을 들인다. 1번 비행 시 정원은 30명으로 약 15분간 여의도 상공을 비행한다. 최고 150m 상공에서 야경을 조망할 수 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3850 김호중 검찰 송치…음주운전·범인도피교사 혐의 추가(종합) 랭크뉴스 2024.05.31
23849 소비자에 안 알리고 '깜깜이 인상'…식품업체는 "고지 의무 없어" 배짱 랭크뉴스 2024.05.31
23848 경찰, 서울 강남서 모녀 살해한 60대 남성 검거…밤사이 사건·사고 랭크뉴스 2024.05.31
23847 태영건설 워크아웃 본격화…채권단과 기업개선계획 MOU 체결 랭크뉴스 2024.05.31
23846 김용민 "한동훈 정치 복귀시 채상병특검법 이탈표 늘 가능성" 랭크뉴스 2024.05.31
23845 "번역기 돌려야 하나"…강남 아파트에 붙은 '當選謝禮' 뭐길래 랭크뉴스 2024.05.31
23844 ‘문제는 차량 통행이 아니야’···신촌 쇠락 20년, 차가 다니면 나아질까? 랭크뉴스 2024.05.31
23843 “죄송합니다”…‘음주 뺑소니’ 김호중 검찰 송치 랭크뉴스 2024.05.31
23842 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돈’ 형사재판 유죄평결…7월 형량 선고 랭크뉴스 2024.05.31
23841 더 세진 ‘채상병 특검’…박 대령 항명죄 재판 중단 권한도 담아 랭크뉴스 2024.05.31
23840 [여의춘추] 댓글 조작 유죄 ‘김경수 역할론’ 유감 랭크뉴스 2024.05.31
23839 경기 연천서 규모 2.8 지진 ... 고층 건물서 느낄 정도 랭크뉴스 2024.05.31
23838 정부 “비수도권 의대 지역인재 선발 60%…지역 근무하도록 지혜 모을 것” 랭크뉴스 2024.05.31
23837 [단독] '맡긴 돈' 김옥숙 메모, 딸 판결 뒤집다…SK측 "비자금 유입 없었다" [최태원·노소영 이혼 2심] 랭크뉴스 2024.05.31
23836 트럼프 유죄 평결 소식에 ‘트루스 소셜’ 주가 급락 랭크뉴스 2024.05.31
23835 BBQ, 치킨값 인상 또 연기… 다음 달 4일로 나흘 미뤄 랭크뉴스 2024.05.31
23834 현대차, 미국에서 '불법 아동노동' 혐의 피소… "공급업체 잘못" 랭크뉴스 2024.05.31
23833 4월 소비, 코로나 팬데믹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물가 ·고금리 장기화에 승용차 구입 ‘뚝’ 랭크뉴스 2024.05.31
23832 “바이든, 우크라에 미국 무기로 러 공격 제한적 허용” 랭크뉴스 2024.05.31
23831 드러나는 용산 '핫라인'‥열흘 사이 25번 통화 랭크뉴스 2024.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