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역사적 첫 남북 정상회담 비화
즉흥 제안에 '역사적 장면' 탄생
김정은, 북미 정상회담 중재 요청하며
'값이 눅다' 표현 자주 사용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은 채 함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오고 있다. 고영권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8년 4월 남북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나온 군사분계선(MDL) 월경 장면에 대해 "자신의 즉흥적인 제안으로 성사됐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2주년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김영사)를 통해 당시 남북 판문점 정상회담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MDL 동시 월경의 배경에 대해 "순간적으로 그런 제의를 하게 됐고, 김 위원장도 선뜻 좋다고 해서 만들어진 장면"이라고 회고했다. "나는 언제 북쪽으로 가볼까요?"라는 질문에 김 위원장이 '우리는 언제든지 환영'이라고 답을 하자, 즉흥적으로 "지금 당장 한 발짝만 넘어가볼까요?"라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남북 핫라인이 이메일로 가동될 뻔한 비화도 공개했다. 남북 판문점 정상회담 전에도 문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집무실에는 직통전화가 개설됐으나, 실제 가동되지는 않았다. 이에 2018년 5월 정상회담에서 직통전화를 가동하자고 제안했는데, 김 위원장이 "이메일은 어떻습니까"라고 역제안을 했다고 한다. 이 역시 보안 문제로 성사되지 않았는데, 문 전 대통령은 "우리로선 보안시스템을 금방 구축할 수 있었는데 북한은 그러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회고록에는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등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에게 중재를 요청한 일화도 대거 담겼다. 문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해줄지 걱정했다며 '값이 눅다'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값을 싸게 매기다'라는 평안도 표현으로 추정했다.

문 전 대통령은 "영변 핵단지 폐기까지 결단하고, 그것도 미국의 전문가, 기술자와 함께 폐기 작업을 하는 진정성을 보여주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로 미국이 평가할 것이다, 그에 대한 상응조치를 어떻게 얼마나 이끌어내느냐는 두 나라 간 협상에 달렸다는 희망적 얘기를 해줬다"고도 밝혔다.

3차 남북 정상회담이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었던 사실도 공개됐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2019년으로 넘어가자 당시 남북 3차 정상회담을 12월 10~15일 사이로 잠정 합의하게 됐다는 것이다. 북측의 숙소와 공연장까지 예약했다고 한다. 그러나 북측은 돌연 답방일정을 취소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당시 취소 배경을 "알 길이 없다"면서도 미측에서 북미관계 속도에 맞춰 남북관계 속도를 맞춰달라고 북측에 요구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사실상 미측의 방해로 남북대화가 진전되지 못했다는 불만을 은연중에 드러낸 것이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1058 임성근 전 사단장 “일점일획 거짓 없이 임해”···‘24시간 조사’ 후 귀가 랭크뉴스 2024.05.14
21057 청소년 성교육 책에 '빨간 딱지'‥현장 혼란 랭크뉴스 2024.05.14
21056 "장사 7년 동안 이런 적은 처음" 손님의 요청은? 랭크뉴스 2024.05.14
21055 [투자노트] 일본 밸류업 사례 보니... 자동차·금융株 다음에 이 업종 뜬다 랭크뉴스 2024.05.14
21054 80대 남성, 장흥 축사 비닐장치에 빨려들어가 숨져 랭크뉴스 2024.05.14
21053 임성근 전 사단장 22시간 밤샘 조사 후 귀가…"성실하게 임했다" 랭크뉴스 2024.05.14
21052 김건희 여사에 명품백 전달한 최재영 목사 12시간 조사…“진실 말해” 랭크뉴스 2024.05.14
21051 4호선 동작대교 철로에서 연기 발생…열차 운행 지연 랭크뉴스 2024.05.14
21050 물병 맞고 쓰러진 기성용…“관중들 경범죄 처벌 가능” 랭크뉴스 2024.05.14
21049 트럼프, 대다수 경합주서 바이든 앞서… "청년·유색인종 지지 커졌다" 랭크뉴스 2024.05.14
21048 급식재료 훔쳐 중고장터 팔았다… 현직 교사 황당 범행 랭크뉴스 2024.05.14
21047 태국서 한국인 납치살해 용의자 1명, 캄보디아서 검거 랭크뉴스 2024.05.14
21046 ‘파타야 납치 살해’ 용의자 1명, 캄보디아 프놈펜서 검거 랭크뉴스 2024.05.14
21045 파타야 한국인 왜 죽였나… 두번째 용의자 프놈펜서 검거 랭크뉴스 2024.05.14
21044 또다시 희망고문으로 끝난 사전청약…10년전 실패 답습하고 퇴장 랭크뉴스 2024.05.14
21043 임성근 전 사단장 22시간 밤샘 고강도 소환조사…아침에야 귀가 랭크뉴스 2024.05.14
21042 "소환 방침" 보도 직후에‥검찰 기조 바뀌나 랭크뉴스 2024.05.14
21041 강달러·고유가에 4월 수입물가 급등…민생 물가고 예고편 랭크뉴스 2024.05.14
21040 "채상병 부모님과 약속대로 성실 조사" 임성근 전 사단장 22시간 밤샘 고강도 조사 랭크뉴스 2024.05.14
21039 [송호근의 세사필담] 이대로 괜찮은 겁니까? 랭크뉴스 2024.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