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사인 ‘심폐정지’로 밝혀져
‘파키 원칩 챌린지’를 먹고 숨진 해리스 윌로바(14)의 사인이 심폐정지로 밝혀졌다. AP 연합뉴스

지난해 청양고추보다 170배 이상 매운 고추가 들어간 과자를 먹는 챌린지에 도전했다가 숨진 미국 10대 소년의 사인은 심폐정지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1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9월1일 ‘파키 원칩 챌린지’를 먹고 숨진 미국 매사추세츠주 우스터 출신의 해리스 윌로바(14)의 사인이 심폐정지라는 매사추세스주 검시소의 부검 결과서가 이날 나왔다고 보도했다. ‘파키 원칩 챌린지’는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알려진 캐롤라이나 리퍼 고추 등이 들어간 과자다. 캐롤라이나 리퍼 고추의 스코빌 지수(SHU·캡사이신 농도에 따른 매운맛의 단위)는 약 170만SHU이며 한국 청양고추는 4000~1만SHU 정도다.

윌로바의 부검 결과서를 보면 “심장 비대증과 심근교를 가진 사람이 캡사이신 농도가 매우 높은 음식을 최근 섭취한 환경에서 발생한 심폐정지로 사망했다”고 나와있다. 다만 검시소는 윌로바의 의학적 사인만 밝혔으며 “구체적인 사망 종류는 자연사, 사고사, 자살 등으로 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파키 원칩 챌린지’를 먹고 숨진 해리스 윌로바(14)의 사인이 심폐정지로 밝혀졌다. AP 연합뉴스

심장 비대증은 여러 원인으로 심장이 정상 크기보다 커지는 병이다. 선천성 질환인 심근교는 심장 혈관의 일부가 심장의 표면이 아닌 심장 근육 안쪽으로 파고들어 있어 심장 근육이 수축할 때 심장 혈관이 근육에 눌리게 되는 병이다. 다만, 일반인 역시 심장 근육이 수축할 때 심장 혈관에 혈액이 흐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심근교를 앓고 있어도 몸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샌디에이고 레이디 어린이병원의 심장병 전문의 줄리아나 고메즈 아로스테기는 “심근교는 몇 가지 매우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곤 보통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며 심장 비대증도 심폐 소생 과정에서 생긴 것인지 윌로바가 갖고 있던 어떤 요인에 의해 생긴 것인지 모른다”면서도 “이론적으로는 매운 과자를 먹는 것이 심장 비대증과 심근교와 겹칠 때 안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매운맛이 유발하는 스트레스가 심장을 빨리 뛰게 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워싱턴 메드스타 병원 심장병 전문의 사이드 하이더는 “부검 결과는 윌로바가 가지고 있던 심장 결함이 캡사이신에 더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만, 심장 결함이 없는 일반인들도 많은 양의 캡사이신을 섭취하면 심각한 심장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에 말했다.

윌로바는 지난해 이른바 ‘원칩 챌린치’에 도전했다가 숨졌다. ‘원칩 챌린지’는 ‘파키 원칩 챌린지’ 하나를 통째로 먹고 가능한 오랫동안 음료나 음식을 먹지 않고 기다렸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반응을 올리는 것으로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다. 윌로바는 이 과자를 먹은 뒤 복통을 호소하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과자를 먹고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해 왔다. 윌로바뿐 아니라 캘리포니아주의 한 고등학교 학생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이 챌린지에 참여한 뒤 합병증에 걸렸다는 신고들이 미국 전역에서 접수된 바 있다.

윌로바의 죽음 이후 제조업체 ‘파키’는 이 과자의 판매를 중단하고 이미 구입한 과자는 환불해 줬다. 파키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해리스 윌로바의 죽음에 깊은 슬픔을 느끼고 있고 그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키 원칩 챌린지는 성인 전용으로, 어린이나 매운 음식에 민감한 사람 등은 먹으면 안 된다고 눈에 잘 띄는 라벨로 강조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4643 노래방서 말다툼 끝에 지인 흉기살해 50대 구속 송치 랭크뉴스 2024.05.10
24642 야당, 전광삼 시민사회수석 임명에 “대통령 참모, 총선 탈락자 보은 자리 아냐” 랭크뉴스 2024.05.10
24641 [단독] ‘오차 58% 과적단속기’ 총리실 “감사 지시”…15곳 가운데 11곳은 교체 랭크뉴스 2024.05.10
24640 토요일 전국 흐리고 비…중부지방 저녁부터 폭우 랭크뉴스 2024.05.10
24639 ‘면세점 가방’ 든 김건희 여사 방문객들…검찰 칼날 어디까지? 랭크뉴스 2024.05.10
24638 "다른 곳도 아니고 민방위 교육 영상인데"…'독도 일본땅' 지도 포함, 뒤늦게 삭제 랭크뉴스 2024.05.10
24637 경북 영천 농장 연못에 아버지와 아들 빠져 심정지 랭크뉴스 2024.05.10
24636 "대통령 부부 집단 괴롭힘·무차별 공격‥언론자유 높은 거 아닌가" 랭크뉴스 2024.05.10
24635 의협 회장, 인종차별 논란 “사과” 해놓고 “일부 해외 의대, 지적 능력 안 돼” 랭크뉴스 2024.05.10
24634 윤 "걸림돌" 표현에 의료계 '발끈'‥정부 '2천 명 증원' 근거자료 뭐 냈나 랭크뉴스 2024.05.10
24633 ‘면세점 가방’ 든 김건희 여사 방문객들…검찰 칼날 어디까지? [논썰] 랭크뉴스 2024.05.10
24632 성범죄 '도망 출국' 직전 딱 걸렸다…일본男 3명 공항서 체포 랭크뉴스 2024.05.10
24631 힐러리 클린턴, 가자전쟁 대학 시위에 “중동 역사 무지해서” 랭크뉴스 2024.05.10
24630 현대차 노조, 상여금 900%·금요일 4시간 근무제 요구 랭크뉴스 2024.05.10
24629 네이버 “지분 매각 포함, 모든 가능성 열고 소프트뱅크와 협의” 랭크뉴스 2024.05.10
24628 라인 압박 총무상‥알고보니 이토 히로부미 후손 랭크뉴스 2024.05.10
24627 채상병 특검법 ‘강경’ 천명한 민주당…초선들, 여의도 ‘천막농성’ 랭크뉴스 2024.05.10
24626 뇌물수수 의혹 박일호 전 밀양시장 구속영장 기각 랭크뉴스 2024.05.10
24625 민방위 교육영상에 '독도가 일본땅' 지도 등장... 행안부 뒤늦게 삭제 랭크뉴스 2024.05.10
24624 '월성원전 감사 방해' 무죄‥민주당 "감사원 표적 감사 사실" 랭크뉴스 2024.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