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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하이브 상대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첫 심문기일서 하이브·김앤장vs민희진·세종
“민희진·측근 투자자 여럿 접촉”
“노예계약” vs “2400억 무리한 요구”
“계약해지 요구”vs “뉴진스 지키려는 것”


국내 1위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와 계열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간의 법정 공방이 17일 시작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는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첫 심리가 열렸다. 하이브가 민 대표 해임을 의결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오는 31일 개최하겠다고 하자 민 대표가 하이브가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

이날 법정에서는 하이브를 대리하는 김앤장법률사무소(김앤장)와 민 대표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세종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민 대표가 아이돌 그룹 ‘뉴진스’가 소속된 어도어의 경영권을 장악하려고 했는지가 쟁점이 됐다. 어도어 지분의 80%는 하이브가 보유하고 있다.

민 대표 측은 “하이브와의 주주간 계약에서 정한 민 대표의 임기는 설립일로부터 5년(2026년 11월)”이라며 “하이브가 민 대표를 해임하려면 직무에 관한 부정행위 등에 있었는지 입증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또 “민 대표 해임은 본인뿐 아니라 뉴진스, 어도어, 하이브에까지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초래할 것이므로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반면 하이브 측은 민법·상법상 이사를 주주총회 결의로 해임하는 것은 주주의 권리이므로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 대표와 측근이 여러 투자자를 만나 어도어 기업공개(IPO), 경영자매수(MBO·경영진이 기업 전부 또는 일부 사업부나 계열사를 인수) 방안을 논의한 사실이 있다고도 했다. 이런 행위가 주주간 계약을 중대하게 위반해 이사 해임 사유가 된다는 것이다. 이날 법정에서 양측은 6가지 쟁점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왼쪽)과 민희진 어도어 대표 / 뉴스1

“보상 약속 받은 민희진 측근, 투자자 다수 접촉” vs “홍보했을 뿐”
이날 하이브는 민 대표가 올해 초부터 어도어 경영권 확보 계획을 세우고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 측 대리인은 “민 대표는 회계사인 하이브 IR팀장 이모씨를 어도어 부대표로 영입하면서 본인의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 대금 0.3%를 주기로 약정했다”라며 “이 때부터 이씨는 수많은 사람들과 어도어의 경영권 탈취 계획을 의논했다”고 했다.

하이브 측 대리인은 이어 “이씨는 1~2월 국내 한 캐피탈사와 어도어의 기업공개(IPO) 방안을 논의하고, 외부 변호사와 식사하면서 어도어의 경영자매수와 외부 투자 유치 후 IPO 방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이씨가 국내 대기업 고위직과 글로벌 투자자, 벤처캐피탈(VC) 회사 관계자, 애널리스트 등도 만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 대표 측은 “지배주주 변동을 위한 구체적인 사항을 계획한 적이 없고 상상일 뿐”이라며 “이러한 상상조차 하이브의 동의 없이는 실행 불가능하다”라고 했다. 이씨가 투자자들과 만났지만 뉴진스의 실적을 홍보했을 뿐이라고 했다. 외부 변호사와 만나서는 뉴진스의 활동을 방해하는 하이브의 부당행위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이라고 했다.

또 하이브는 이씨가 민 대표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뉴진스 전속계약 해지 때 6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대화한 것을 법정에서 제시했다. 하이브 대리인은 “뉴진스의 어도어 탈퇴는 우리쪽에서도 피해가 너무 크다는 취지로 구체적인 엑시트 전략의 경중을 가늠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 대표 측 대리인은 “손해배상액을 추산한 것은 어도어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대강의 방식이었다”고 반박했다.

“본질은 ‘뉴진스 보호’ 아닌 사익 추구” vs “내부고발 했더니 보복”
하이브 대리인은 “민 대표는 아티스트 보호에 ‘전혀’ 관심이 없다”라며 “오로지 자신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아티스트와 부모를 방패삼아 수단으로 이용했다”고 했다. 이어 “자신과 뉴진스를 ‘모녀 관계’처럼 미화하면서 본인의 의사에 아티스트가 따를 수 밖에 없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종의 가스라이팅을 했다”고 했다. 또 “미디어와 기자회견에서 마치 ‘자신만이 뉴진스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엄마’ 같은 입장이라고 주장했으나, 실상은 뉴진스 멤버를 무시하고 비하하는 측근들과의 대화가 다수 존재한다”고 했다.

하이브 대리인은 민 대표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하이브가 뉴진스 데뷔를 억지로 늦췄다”고 주장한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하이브 대리인은 “민 대표가 먼저 데뷔 순서는 상관하지 않겠으니, 독립 레이블 설립 후 첫번째 팀으로 가져가고 싶다고 요구했다”라며 “뉴진스 데뷔시기는 무속인 코칭을 받아 확정했다”고 했다.

반면 민 대표 측은 “하이브가 지속적으로 뉴진스를 차별하고 견제했다”라며 “지난 3월 말 하이브가 뉴진스와 비슷한 콘셉트의 아이돌 그룹 아일릿을 데뷔시키고 뉴진스 법정대리인이 항의를 했고, 민 대표가 내부고발 메일을 보내자 전격적인 내부감사가 이뤄졌다”라고 했다.

“뉴진스 계약해지 시키려 했다” vs “지키려고 내부고발”
하이브는 민 대표가 뉴진스·어도어 간 전속계약을 해지시킬 의도를 품었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주주간 계약 재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민 대표 측은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의 전속계약 혹은 에이전시 계약의 체결 변경 해지 및 갱신”이라는 문구를 담은 계약서 수정본을 하이브 측에 전달했다. 하이브 대리인은 “이사회 권한이어야 할 어도어 전속계약 권한을 이사회가 아닌 대표이사 전속권한으로 해달라는 요구를 납득할 수 없었다”고 했다.

민 대표 측은 뉴진스 카피 등 하이브의 권리 침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하이브 소속 걸그룹 ‘아일릿’이 데뷔하면서 ‘뉴진스 카피 의혹’이 불거지자 멤버들 부모들도 민 대표에게 이메일 등으로 근심을 털어놔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민 대표 법률대리인은 “내부고발 이메일을 보낸 행위에 대해 하이브는 어도어가 신뢰행위를 깨뜨렸다는 얼토당토 않은 주장을 하는 것”이라며 “뉴진스 권리가 침해당했는데 이를 방치한 게 배임이지 이를 시정하는 게 배임이 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이브 측이 제시한 ‘체결 변경 해지 및 갱신’은 계약 협상 중 나온 수정본이고 이 분쟁과 관련 없는 짜깁기”라며 “오래 전 요구한 전속계약 사항을 이제 와서 말하면서 오해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이브, 민희진과 노예계약” vs “2400억 과도한 보상 무리하게 요구”
하이브와 민 대표 간 갈등을 촉발한 주주간계약에 대해서도 양측 주장이 엇갈렸다. 하이브 측 설명에 따르면 민 대표는 2021년 어도어 설립 이후 회사 지분 15%에 해당하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받았다. 당시 기업가치 기준 787억원 상당이다. 이후 뉴진스가 데뷔하면서 큰 성공을 거두자, 민 대표가 추가 보상을 요구했다.

이에 작년 하이브는 높은 세율이 부과되는 스톡옵션 부여를 취소하고, 어도어 주식 18%를 민 대표에게 저가 매도했다. 이중 15%에 대해 민 대표가 하이브에 팔 수 있는 권리(풋옵션)가 주주간계약을 통해 부여됐다. 판매가격은 어도어 최근 2개년 영업이익 평균치의 13배로 1049억원 상당이다. 여기에 주식을 10% 추가로 주는 방안을 양측이 구두로 합의했다.

그런데 작년 말, 민 대표가 “풋옵션 행사가격이 너무 낮다”며 주주간계약 재협상을 요구했다. 민 대표는 2개년 영업이익 평균치의 30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민 대표가 확보할 수 있는 돈은 2400억원 수준이다.

민 대표 측은 주주간계약 조항 가운데 “이해관계인(민희진)은 본 계약이 지속하는 동안 직간접적으로 국내외에서 하이브 및 계열사와 동종, 유사사업에 대한 겸업금지의무를 부담한다”는 내용이 노예계약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민 대표 대리인은 “민 대표가 어도어 발행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재직하지 않아야 (겸업금지에 대한 계약이) 종료된다”며 “풋옵션(일정가격에 지분을 되팔 권리)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25% 소수지분의 시장매각이 사실상 불가하고 하이브가 주식 25%의 양도 처분을 동의하지 않으면 민 대표는 영구히 겸업금지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라고 했다.

“무속인에 의사결정 맡겼다” vs “그게 중대 결격사유냐”
하이브 측은 민 대표가 어도어 사명 및 데뷔조 결정 등 중요한 회사 의사 결정을 할 때 무속인에게 의존했다는 주장했다. 업무를 수행하는 데 중대한 결격사유가 있다는 것이다. 하이브 측은 “민 대표는 사명으로 ‘올조이’를 더 선호했으나 무속인이 지목한 ‘어도어’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어 “연습생 사진 등 신상정보를 무속인에게 주고 ‘A는 뺄까? B는 문제를 일으키려나’라며 뉴진스 데뷔조 멤버 선정과 관련해 의견을 묻고 그의 의견을 반영했다”라고 했다. 민 대표 측은 “무속인을 중대한 결격사유로 볼 줄은 몰랐다”라며 “어도어 설립 전 사용하던 노트북을 동의 없이 다운로드한 것”이라고 했다.

“직원 3억 횡령 눈 감아” vs “스타일링 비용은 회사 매출 아냐”
하이브는 민 대표가 뉴진스 담당 스타일리스트가 작년까지 3억6000만원 이상 불법 수취하는 것을 종용했다고도 주장했다. 회사 측은 어도어 스타일디렉팅팀 팀장 A씨가 광고주로부터 직접 스타일링 외주 용역비를 받은 것을 문제 삼았다. 회사 매출이 돼야 할 돈을 빼돌렸다는 것이다. 하이브 법률대리인은 “스타일리스트는 이런 위법 행위가 민 대표 허락 하에 진행됐다고 진술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민 대표 법률대리인은 “스타일링 비용은 어도어 매출로 인식되지 않아 횡령·배임이 성립할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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