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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기대치에 부합하며 환호했던 국내 주식시장은 하루 만에 상승분을 반납했다. 미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매파 성향(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잇달아 내놓자, 외국인이 현·선물 시장에서 ‘팔자’에 나선 영향이 컸다.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한 음식료품주(株)의 강세만 두드러졌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날 2724.62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보다 28.38포인트(1.03%) 내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975억원, 1493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만 7203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도 4956억원어치 매도 우위를 보였다.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삼성바이오로직스만 주가가 올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기아 등은 1% 넘게 약세였다.

장 중 나온 중국 경기 지표도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보다 6.7% 늘고, 같은 기간 소매판매는 2.3% 증가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시장 전망치(5.5%)를 웃돌았지만, 소매판매 증가율은 기대(3.8%)에 못 미쳤다. 여전히 중국 내수 경기와 부동산 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음식료품 업종만 5% 가까이 강세를 보였다. 불닭볶음면 인기에 힘입어 삼양식품이 상한가(일일 가격 제한폭 최상단)를 찍었고 빙그레, 사조씨푸드, CJ씨푸드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올렸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과 CJ제일제당이 예상을 웃도는 올해 1분기 실적을 기록했고, 물가 상승으로 간편식 소비가 늘고 수출도 증가한 점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근 코스피지수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밤사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가 장 중 사상 최초로 4만 선을 돌파한 것과 대비된다. 종가 기준으로 후퇴했지만 다우지수의 우상향 곡선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다우지수는 966거래일 만에 2만 선에서 3만 선까지 올랐고, 3만 선을 넘어서고 873거래일 만에 4만 선을 두드렸다. 코스피지수는 2021년 7월 기록한 3300고지를 여전히 되밟지지 못하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5.31포인트(1.76%) 내린 855.06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은 1416억원 순매도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1256억원, 389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HLB를 비롯한 HLB그룹주 부진이 코스닥지수 낙폭을 키웠다. HLB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HLB그룹주는 일제히 하한가(일일 가격 제한폭 최하단)를 찍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만 HLB그룹주 시가총액이 4조9374억원 증발했다.

반사 효과로 다른 제약·바이오 업종은 올랐다. 알테오젠은 전날보다 6% 넘게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리가켐바이오, 클래시스, 휴젤 등도 전날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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