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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대학원 총학생회 조사
“이공계 진로에 대한 불안감 커져”

채동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이 지난 3월 27일 대전 유성구 KAIST 본원 정문 앞에서 정부의 R&D 예산 삭감 등에 항의하며 전국의 이공계 학생에게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대자보를 작성하고 있다./뉴스1


올해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생 인건비가 10만원 줄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는 R&D 예산 삭감의 피해가 이공계 학생들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여러 차례에 걸쳐 약속했지만, 결국 학생들의 피해가 현실이 된 셈이다.

17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KAIST 대학원 총학생회의 R&D 예산 삭감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KAIST 대학원생의 월 수입이 10만원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AIST 총학생회는 지난 3월 25일부터 4월 3일까지 온라인으로 R&D 예산 삭감 여파에 대한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는 KAIST 대학원생 696명이 참여했다.

학위과정이나 장학 유형에 따라 나눠보면 한 달 평균 인건비가 최소 7만5000원부터 최대 15만원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KAIST 대학원생의 한 달 평균 인건비는 166만원이었다. 가뜩이나 최저임금 수준에도 못 미치던 KAIST 대학원생의 인건비가 줄어든 것이다.

대학원생 절반 이상은 R&D 예산 삭감으로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강제로 식비를 절감했다는 의견이 40.8%(중복 답변 허용)로 가장 많았다. 생활비가 부족해 연구 외 수입 활동을 하는 시간이 늘었거나(16.1%) 주거비가 부족해 문제를 겪고 있다(15.5%)는 답변도 많았다. 연구에 사비를 쓰느라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의견도 14.7%로 나타났으며, 등록금 납부에 어려움을 겪거나(13.8%) 생활비 대출이 늘었다(7.8%)는 답변도 있었다.

예산 삭감으로 연구 활동도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필요한 재료 구입에 부담을 느낀다는 답변이 53.6%(중복 답변 허용)로 가장 많았고, 새로운 연구 과제에 지원하기 위해 연구 외 업무가 증가했다(52%), 국내외 학회에 참여할 기회가 줄었다(49.1%)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한 대학원생은 “달성해야 하는 목표치는 동일한데 연구비만 삭감되어 연구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10명 중 6명은 불안정한 수입과 언제 인건비가 줄어들 지 모른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원생들은 ‘월급이 당장 줄지는 않았지만, 6개월 이내에 월급 삭감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거나 ‘연구계 동력이 떨어지면서 연구 성과에 영향을 미치고,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예산 삭감 사태를 겪으면서 ‘연구를 지속하기보다 그냥 회사를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활과 학업에 중대한 지장이 생기는 것을 보면서 학업을 지속하는 것에 대해 회의감이 든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학원 총학생회는 “예산 삭감의 치명적인 여파는 당장의 어려움보다는 이공계 커리어(경력)를 계속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교내 보직자 교수, 정부 부처 등과 논의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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