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정부를 향해 "일상이 무너지고 삶의 기로에 선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지켜주기는 커녕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세사기 피해와 관련해 최근 논란이 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1일 대구에서 발생한 전세사기 피해자 사망 사건을 거론하며 "정부 대책에 실망해 세상을 등진 첫 희생자가 나온 지 1년 3개월 만에 8번째 희생자가 나왔다"면서 "얼마나 더 희생자가 나올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정부를 향해 "대책을 마려는 것 대신에 국회 개정안마저 거부해 왔다"면서 "장관이 한 말이 또 기가 막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3일 박 장관은 전세사기 대책 관련 질의응답에서 "그 전에는 전세를 얻는 젊은 분들이 덜렁덜렁 계약했던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박 장관 발언 앞뒤 맥락을 보면 과거에 개인이 충분한 정보 없이 계약을 맺는 과정과 구조여서 허술했다는 의미였다"며 "전세사기 피해자 개인에 책임을 돌리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박 장관 발언에 대해 "피해자들의 잘못으로 (전세사기가) 발생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28일 본회의에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며 "정부여당도 개정안 통과에 협조해야 한다. 지금까지 직무유기에 대한 책임을 조금이라도 더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김성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