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62년 만에 용어·체계 전면 개편…문화·무형·자연유산 세분화
"시의적절한 변화"…경복궁·종묘 등 76곳, 일요일까지 무료 개방


공휴일 경복궁 나들이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부처님오신날인 15일 경복궁이 내·외국인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 2024.5.15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60년 넘게 우리 땅에 있는 역사적 장소와 유물을 일컬어왔던 '문화재'라는 용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를 대신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인 '유산'(遺産·heritage) 개념이 적용되며 문화재청은 국가유산청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새 출발에 나선다.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은 17일 '국가유산기본법'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된 이래 널리 쓰여왔던 '문화재' 대신 '국가유산'을 중심으로 한 법·행정 체계를 새롭게 적용한다.

국가유산은 '인위적이거나 자연적으로 형성된 국가적·민족적 또는 세계적 유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 또는 경관적 가치가 큰 우리나라의 소중한 유산'을 뜻한다.

정부대전청사 모습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가유산은 크게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으로 나뉜다.

문화유산은 국보, 보물 등과 같은 유형문화유산, 민속문화유산, 사적 등을 다루며 자연유산은 동·식물을 포함한 천연기념물, 명승을 포함한다.

무형유산은 전통 예술·기술, 의식주 생활관습, 민간신앙 의식 등을 아우른다.

그간 써오던 명칭도 바꾼다. 예를 들어 국가무형문화재, 국가민속문화재, 등록문화재는 각각 '국가무형유산', '국가민속문화유산', '등록문화유산'이 된다.

국가유산 체계에서는 정책 방향과 크게 달라진다.

국가유산 체계 설명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존에는 보존·규제 위주로 정책이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국가유산을 매개로 하는 콘텐츠나 상품 개발·제작 등 국가유산 산업을 장려할 계획이다.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을 받은 비지정 유산도 폭넓게 다룰 예정이다.

새로운 틀에 맞춘 조직, 즉 국가유산청도 첫발을 내디딘다.

국가유산청은 유산 유형에 맞춰 문화유산국·자연유산국·무형유산국으로 나누고 여기에 국가유산 정책을 총괄하고 안전방재·세계유산 등을 담당하는 유산정책국으로 구성됐다.

국가유산과 연계한 일자리 창출 업무 등을 맡는 국가유산산업육성팀, 종교와 관련한 유산 업무를 다루는 종교유산협력관을 각각 신설했다.

국가유산 체계 설명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와 함께 10월에는 각 지역에서 국가유산을 활용해 펼치는 사업을 엮어 '국가유산 주간'을 운영하고 올해와 내년 제주를 대상으로 '국가유산 방문의 해' 행사를 열 계획이다.

62년 만에 큰 변화가 예상되나, 국제적 흐름에 발맞추는 과정이라는 평가가 많다.

수전 매킨타이어 탬워이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 아시아태평양지역 부위원장은 전날 서울에서 열린 국제 학술행사에서 국가유산 체계 전환과 관련, '매우 시의적절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유산의) 보호 체계가 국민의 삶과 조화를 이루고, 비지정 유산을 포함해 책임과 역량이 강화되는 틀을 제공하는 K-헤리티지 시스템의 목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유산청 출범 기념 국제 심포지엄
(서울=연합뉴스)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에서 국가유산청 출범을 맞아 국가유산 체계의 변화와 의의를 소개하기 위해 개최된 'K-헤리티지 시스템의 의의·효과 그리고 미래' 국제 심포지엄에서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4.5.16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한편, 국가유산청 출범을 맞아 국가유산을 알리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린다.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 등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 등을 포함한 전국 76곳의 국가유산은 19일까지 관람객에게 무료로 열린다.

덕수궁에서는 독립운동가의 초상화와 이들이 남긴 글을 소개하는 특별전이 이달 말까지 진행되며, 종묘 망묘루는 6월 30일까지 특별 개방한다.

부여에서는 25∼26일 이틀간 열기구를 타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정식 명칭 '백제역사유적지구')을 내려다볼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K-헤리티지 시스템'을 구축해 기존 유산들뿐 아니라 미래가치를 품은 유산들까지 온전히 보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청사 내 국가유산 소개 공간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0791 의대생 증원 24일 확정 ‘27년 만’… 갈등 봉합은 언제 랭크뉴스 2024.05.24
20790 전국 대부분 초여름 날씨··· 일부 지역은 ‘비 소식’ 랭크뉴스 2024.05.24
20789 조선왕실의 '파묘'·궁녀에게 하사한 밭…서울에 남은 조선 역사 랭크뉴스 2024.05.24
20788 "한국식 아파트가 싫었다, 집이 아이들에 스미길 바랐다"...그래서 지은 하남 주택 [집 공간 사람] 랭크뉴스 2024.05.24
20787 美증권위,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 승인…비트코인 이어 두번째(종합) 랭크뉴스 2024.05.24
20786 70억 들인 구립 캠핑장 ‘불법’…한심한 행정 랭크뉴스 2024.05.24
20785 8%에서 -1%까지…롤러코스터 타는 HLB 사태에 코스닥 짐싸는 개미들 랭크뉴스 2024.05.24
20784 동남아 MZ도 결혼·출산 거부... “치솟는 집값, 경력 단절 싫어” [아세안 속으로] 랭크뉴스 2024.05.24
20783 “24일 서울역서 칼부림” 예고에 시민 불안… 순찰 강화 랭크뉴스 2024.05.24
20782 [에디터의 창]윤 대통령, 잘못 드러누웠다 랭크뉴스 2024.05.24
20781 엔비디아 9% 상승에 천 달러 돌파…그래도 고금리 못 이긴 주가 랭크뉴스 2024.05.24
20780 김호중 소주 10잔만?…유흥주점 직원 "혼자 3병 마셨다" 진술 랭크뉴스 2024.05.24
20779 뉴욕증시,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4월 이후 최악…다우 1.5%↓ 랭크뉴스 2024.05.24
20778 미 대선 앞두고 딥페이크 칼 뽑아…바이든 ‘가짜 목소리’에 82억 원 벌금 랭크뉴스 2024.05.24
20777 이더리움, 美 현물ETF 승인에 상승세…“올해 8000달러 간다” 랭크뉴스 2024.05.24
20776 점점 굳어지는 ‘윤의 격노’…공수처도 ‘김계환 발언’ 녹음 확보 랭크뉴스 2024.05.24
20775 김 시장 1위 '동원 양반김'도 오른다…한묶음 1만원 돌파 랭크뉴스 2024.05.24
20774 “증거 없어 피해자 못 믿겠다” 조사보고서에 담긴 위험한 소수의견[우리는 서로의 증언자④] 랭크뉴스 2024.05.24
20773 "왜 아이폰 못 사줘"‥딸 앞에 무릎 꿇은 아버지 랭크뉴스 2024.05.24
20772 美증권거래위,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 승인 랭크뉴스 2024.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