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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태국 언론 더네이션은 파타야 살인 사건 피의자의 검거 소식을 전하며 이들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했다. 더네이션 캡처


최근 태국의 유명 휴양지 파타야에서 한국인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동남아 여행 경계령이 내려졌다. 감염병 사태 기간 잠시 주춤했지만, 원래 이 지역에서 한국인은 잦은 범죄 타깃이었다. '셋업(Set up·함정)' 범죄 천국인 필리핀에 이어 요즘엔 대마가 합법화된 태국에서 마약을 고리로 한 강력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1일 파타야의 한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국인 관광객 A(34)씨도 범죄 피해자였다. 손가락을 모두 절단한 채 플라스틱 드럼통 안에 사체를 은닉하는 등 범행 수법도 잔혹했다.

도박 등 유흥문화가 발달한 동남아 지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부터 한국인을 겨냥한 각종 범죄가 끊이지 않았다. 필리핀이 대표적이다. 총기가 범람한 필리핀은 성매매 등을 미끼로 미리 정한 대상을 함정에 빠뜨린 후 석방을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는, 한국인 상대 셋업 범죄의 온상으로 악명을 떨쳤다.

최근엔 태국이 위험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곳은 마약이 문제다. 과거에도 2015년과 2019년 각각 파타야, 라용에서 한국인 남성이 살해당한 일이 있었지만, 불법도박 사이트와 관련된 사건이었다.

태국은 2022년 6월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면서 사실상 합법화했다. 부작용은 금세 나타나 외국인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파타야 중심가인 워킹스트리트 내 대마 카페에서 대마 차를 마신 외국인 관광객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숨진 A씨도 마약 범죄의 희생양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범인들은 A씨 어머니에게 몸값(1억1,200만 원)을 요구하면서 "아들이 불법 마약을 버려 피해를 당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10일 태국 방콕을 찾은 관광객들이 대마초 가게 앞을 지나가고 있다. 방콕=허경주 특파원


다른 동남아 나라들도 마약범죄 안전지대는 아니다. 2016년 10월 필리핀에서 한국인 남녀 3명을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박왕열은 이곳을 거점 삼아 전 세계에 대규모 마약을 유통한 '마약왕'에 등극한 인물이었다.

동남아 마약범죄 사건이 재조명받으면서 시민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직장인 이모(30)씨는 "여름휴가로 태국 여행을 생각했는데, 계획을 바꿀까 한다"며 "비단 영화 속 사건만이 아니라 모방범죄가 일어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A씨가) 납치된 클럽이 외국인들 사이에서 가장 유명한 클럽"이라며 "이곳에서 남이 주는 술을 마시다 의식을 잃은 적이 있다"는 증언이 올라왔다.

대사관들은 한국인 관광객과 재외국민 안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주태국대사관 측은 "상품이나 메뉴에 표기된 대마초 그림 또는 캐너비스, 마리화나 등 성분 표시를 확인하고, 대마 전문점을 유의하라"고 안내했고, 주필리핀대사관 역시 지난해 '마약 범죄 연루 피해 예방 안내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내걸고 마약 운반책으로 꾀는 국제마약조직의 수법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또 실종이 의심되면 즉각 현지 대사관이나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주태국대사관은 "태국 경찰은 통상 연락두절된 지 24시간이 지나야 실종사건을 접수하는데, 연고자가 주재국 경찰기관에 직접 신고하는 게 원칙"이라며 "한국 관할 경찰서에 우선 신고한 후 재외공관에 실종 신고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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