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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16일 기각됐다.

횡령·배임 의혹을 받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16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이날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 소명 정도와 이에 대한 다툼의 여지, 일부 범죄 사실에 있어서 공모 또는 지시 여부에 대한 증거 관계와 이에 대한 피의자의 주장 내용, 수사 개시 및 진행 경과, 다른 핵심 관련자에 대한 수사 진행 경과, 피의자의 사회적 유대관계 등을 종합해보면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구속영장을 청구한 경찰의 범죄 혐의 소명이 부족했고, 다른 핵심 관련자인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에 대한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전 회장은 태광그룹 임원들을 동원해 불법 비자금 20억원의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 전 회장이 임원들이 계열사에 허위 또는 중복으로 근무하는 것처럼 꾸며 이들의 급여를 현금으로 가로챘다고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작년 10월 이 전 회장 자택과 태광그룹 미래경영협의회 사무실, 골프장 태광 CC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전 회장의 비자금 의혹을 경찰에 제보한 것은 김 전 의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장은 이 전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한 2014년부터 태광그룹 2인자로 부상했다. 그러나 작년 8월 태광그룹이 2대 주주로 있는 롯데홈쇼핑 사옥을 매입한 이후 두 사람 사이에 균열이 생겼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광복절 특사로 복권된 이후 대대적인 내부 감사에 나섰다. 감사 과정에서 김 전 의장이 그룹의 부동산과 골프장을 관리하는 티시스를 통해 공사비를 부풀리는 등 비자금을 조성했다며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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