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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치사죄 등 혐의 부모 포함 3명 구속
경찰 "통신 수사·포렌식 통해 혐의 확인" 
사망 9일 전 학대 신고, 늑장 수사 논란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달 강원 강릉시의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8세 아이는 생전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망 9일 전 이미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비극을 막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경찰과 지자체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강원경찰청은 16일 아동학대치사 및 신체·정서적 학대, 유기·방임한 혐의로 아이의 부모와 지인 등 3명을 구속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부검 결과 사망에 이르게 할 외상이나 장기 손상은 없었으나 경찰은 피의자들의 유기·방임 행위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해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과 금융계좌 거래명세 분석, 통신 수사,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아동학대 혐의를 확인했다”며 “피의자 모두 혐의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A(8)군이 지난달 25일 왼쪽 눈에 멍이 든 채 등교하자 담임교사는 경찰과 교육당국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신고 당일 경찰과 강릉시가 확인에 나섰으나 A군은 멍 자국과 관련해 별다른 진술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같은 학교에 다니는 동생으로부터 “삼촌이 때렸다”는 진술이 확보됐고, 지난달 29일 정식수사에 돌입했다. 그 사이 지난달 28일까지 등교했던 A군이 이튿날부터 이달 2일까지 결석하자 교사가 가정을 방문해 목감기를 앓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날 이후로도 A군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지난 4일 오전 11시 27분쯤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8일로 예정된 해바라기센터 조사를 나흘 앞둔 시점이었다.

좀 더 빠른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경찰은 “사건 특성상 아동 전문조사관이 참여해야 하는 등 여러 기관 협조가 필요해 이에 맞춰 일정을 잡았다”고 해명했다. 이 사건 이후 A군과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동생은 부모와 즉시 분리됐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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