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정식·정성호 경선 불출마에
당내 민주주의 우려 작용한 듯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우원식 후보(가운데)와 국회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이학영 후보(오른쪽)가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두 팔을 들어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기호 4번 우원식 후보가 재적 의원 과반수 이상 득표했기에 민주당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당선됐음을 선포합니다.”

16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이 당내 국회의장 경선 결과를 발표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은 크게 술렁였다. 예상치 못한 결과를 받아 든 당 관계자들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주변을 살피는 가운데, 당황한 탄식과 낮은 환호가 동시에 쏟아졌다.

이변이었다. 4·10 총선 전부터 일찌감치 국회의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고 뛰어온 추미애 당선자(6선)가 ‘당심’(당원들의 뜻)과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을 모두 등에 업은 상황에서, 불과 3주 전 깃발을 든 우원식 의원(5선)이 승리하리라곤 대다수가 예상하지 못한 까닭이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선거 뒤 “역대급 이변”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경선 결과를 두고 당내에선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찐이재명계’ 박찬대 의원이 원내대표로 추대되고 오는 8월 임기를 마치는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국회의장 경선까지 ‘명심 줄세우기’에 나서자 의원들이 견제에 나섰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 당선자 총회를 앞두고 박 원내대표가 친명계 다선인 조정식(6선)·정성호(5선) 후보의 국회의장 후보 경선 불출마를 설득하고 ‘추미애 대세론’을 확산시킨 게 방아쇠를 당긴 걸로 보인다.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가 연임에 나설 텐데, 모든 걸 대표가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연출되면 당이 망가질 수 있단 우려가 커졌다. 다선들이 ‘당이 살아 있는 걸 보여주려면 국회의장은 우원식으로 가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한 중진 의원은 “(당내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민주당의 디엔에이(DNA)가 아직 사라지지 않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우 의원과 추 당선자 모두 친명을 표방하고 ‘명심 경쟁’에 나섰기 때문에, 경선 결과에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정견 발표에서도 두 사람은 모두 검찰을 상대로 한 투쟁, 이재명 대표와의 관계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비슷한 노선을 제시하면서, 결국 의원·당선자들의 판단에 ‘인물론’이 더 강하게 작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3선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노동법 날치기’ 등의 기억으로 추 당선자에 대한 비호감이 누적돼 있는데 팬덤으로 의원들을 눌러보려 한 것 아닌가. 개인기에서 원내대표 등을 지낸 우 의원에게 밀린 걸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경선 결과로 ‘추미애 국회의장’ 쪽에 힘을 실었던 이 대표는 다소 체면을 구긴 모양새가 됐다. ‘대표 연임론’이 타격을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찍어누르기’식의 실력 행사는 언제든 당내에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걸 확인한 셈이어서다. 이 대표는 이날 경선 뒤 “당선자들의 판단이기 때문에 그게 당심”이라고 말했다.

당 누리집에 항의글을 쏟아내고, 우 의원에게 투표한 이들의 ‘색출’에 나서는 등 경선 결과에 반발하는 강성 당원들을 다독이는 것도 이 대표의 몫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표와 우 의원은 이날 경선 직후 만나 ‘정권 견제’와 ‘하나 된 민주당’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정의 횡포, 역주행을 막고 국민의 뜻이 국정에 반영되게 하는 민의의 전당 역할을 우 후보가 잘 수행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우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번 의장선거를 두고 언론에서 명심, 당심에 대한 부풀리기 기사가 너무 많았다”며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하나된 민주당이라는 사실에 결코 변함이 없다. 늘 그래왔듯 이 대표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4112 ‘한동훈과 불화설’ 질문에 윤 대통령 “언제든 만날 것” 랭크뉴스 2024.05.09
24111 ‘여자친구 살해’ 의대생 범행 후 환복…‘사이코패스’ 검사 검토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4.05.09
24110 美 1조마리 매미떼 출현 예고…뉴욕 셰프는 '매미김치' 내놨다 랭크뉴스 2024.05.09
24109 '전 국민 25만 원' 우회로 뚫는 민주당... 기재부 '고심' '불만' 랭크뉴스 2024.05.09
24108 [단독] 갤럭시 S22 AI 기능 업데이트 재개…“잠금화면 먹통 해결” 랭크뉴스 2024.05.09
24107 전 부인과 딸에게 폭행당한 50대男 사망…술자리서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5.09
24106 인감증명 발급 연거푸 거부…“발달장애인은 인감도 못 떼나요?” 랭크뉴스 2024.05.09
24105 '아이브' 장원영 신변 위협 글 올라왔다…"경찰에 보호 요청" 랭크뉴스 2024.05.09
24104 기자회견 뒤 경제회의 개최한 尹…부동산PF·공매도 등 점검 랭크뉴스 2024.05.09
24103 "이제야 대우 좀 받나"···한국, 아이폰 1차 출시국 명단에 포함 랭크뉴스 2024.05.09
24102 윤, 의대 2000명 증원 재확인…“로드맵 따라 의료개혁” 랭크뉴스 2024.05.09
24101 ‘장애소녀에 생리대를…’ 천만원 목표 한번에 채운 정체 랭크뉴스 2024.05.09
24100 도입추진 외국면허 의사, 전공의 대체 역할 예상…의사들 '격앙'(종합) 랭크뉴스 2024.05.09
24099 ‘살인→체포→소감’까지… 부산 칼부림 생중계 시민들 경악 랭크뉴스 2024.05.09
24098 노소영, 최태원 동거인 상대 30억 위자료 청구 소송 8월에 선고 랭크뉴스 2024.05.09
24097 ‘소말리아 의대생’ 사진 올린 의협 회장···인종차별 뭇매맞고 삭제 랭크뉴스 2024.05.09
24096 한샘, 올해 1분기 영업익 130억원… 4분기 연속 흑자 랭크뉴스 2024.05.09
24095 중국 '판다 외교' 따라했나...말레이시아 '오랑우탄 외교' 가동 랭크뉴스 2024.05.09
24094 “홍민이니?”… 41일 만에 집 찾아온 진돗개 ‘손홍민’ 랭크뉴스 2024.05.09
24093 [단독] 소쿠리 투표, 월성원전…'대법원 노남매' 나란히 재판 열외 랭크뉴스 2024.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