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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당선 일성으로 “민주당이 제시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반드시 실현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채상병·김건희 여사 특검(특별검사)법과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한 법안들을 본회의에 상정하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이다. 강성 친명(親이재명)계 대표로 출마한 추미애 당선인과는 정치적 거리를 둬왔지만, 국회 운영에선 중립 대신 ‘민주당 주도권’에 확실히 무게를 둔 셈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추미애 후보보다 상대하기가 더 어려울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포옹하고 있다. /뉴스1

우 의원은 이날 당선 후 “이재명 대표가 선거를 통해 보여준 리더십에 국민이 동의했다”며 “민심은 민주당에 실려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제시하는 방향과 법안이 국회에서 반드시 실현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중립은 몰가치가 아니다”라며 “(김진표 의장이 이끈) 앞에 국회와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도 했다. 여야 합의·의장의 중립 의무를 강조한 김 의장과 달리, 자신은 국회 운영에 적극 개입하겠단 의미다.

‘김근태(GT)계’로 분류되는 그는 당 을지로위원회(乙 지키는 민생실천위원회) 초대 수장을 지냈다. 을지로위는 2013년 ‘남양유업 갑질 사태’를 계기로 생긴 ‘현장 중심형’ 정책기구다. 초반에는 대기업과 가맹사업자·대리점주의 갈등, 노사 분쟁을 조정했고, 점차 당의 경제 법안을 주도하는 주체로 커졌다. 우 의원은 이 단체를 10여년 간 이끌며 계파적 선명성보단 민생 위주 의정활동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가 추 당선인에 비해 온건·합리적 인물로 분류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우원식의 국회’야말로 강경 일변도가 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그는 “국회가 입법 성과를 내야 (제1당인) 민주당이 대안정당으로 인정받고, 대선에서도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관례상 원내 2당이 갖는 법사위원장, 여당이 맡아왔던 운영위원장까지 민주당이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민생 현장에 밝고, 원내대표 경력도 갖춘 우 의원이지만 국회 운영에서는 ‘이재명표 법안’을 강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개원 즉시 ▲쌍특검(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법) ▲노란봉투법 ▲간호법 ▲방송3법 등 대통령이 거부한 법안들을 재발의키로 했다. 여야 원내대표가 본회의 일정 또는 안건 협상에 실패할 경우, 민주당은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을 제출해 안건 상정을 꾀할 수 있다.

이 때 국회의장이 동의하면 표결에 부쳐진다. 국회법상 의장이 직권으로 안건을 상정하거나 본회의를 열 수 있어서다. 안건 상정만 되면, 민주당 등 야권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특히 22대 국회는 범야권 192석, 범여권 108석의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다. 여당 내 8개의 이탈표만 확보하면 대통령이 거부한 법안도 통과된다.

의장이 거대 야당의 입법을 지원할 경우, 원내 과반(171석)을 점한 민주당은 22대에서도 입법 독주를 굳힐 수 있다. 우 의원은 정부·여당이 반대하는 특검법과 ‘대통령 권한 축소’를 위한 개헌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의지를 표하고 있다. 그는 “기계적 중립은 없다”며 “여야 협상에 당연히 관여하며, 단순 중재 말고 국민에게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당 핵심관계자는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고, 여야 협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게 우원식”이라며 “국민의힘 입장에선 여론전에서 오히려 ‘이재명 딱지’가 붙은 추미애 의장보다 우원식 의장을 상대하는 게 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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