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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내가 매니저에게 바꿔치기 지시"
트로트가수 김호중이 지난 3월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진행된 녹화를 마치고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난 뒤 운전자를 바꿔치기한 의혹을 받는 가수 김호중(33)의 범행을 숨겨주기 위해, 그의 소속사가 조직적으로 범죄 은닉에 관여한 사실을 인정했다. 경찰은 김호중 외에도 소속사 대표 등을 입건하며 강도 높은 수사에 착수했다.

16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호중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의 이광득 대표와 본부장 A씨 등에 대해 범인은닉교사 혐의 등을 적용해 조사하고 있다. 현재 김호중은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를 받고 있으나, 경찰은 이보다 더 엄중한 죄목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이 대표는 사건을 묻으려 한 당사자가 자신이라고 주장한다. 전날 경찰서에 출석한 이 대표는 조사 과정에서 "매니저 B씨에게 자수하라고 지시한 게 저"라며 "또 다른 매니저 C씨가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빼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모리 카드는 현재 파손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메모리 카드의 행방을 찾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14일 이 대표 등 4명의 자택과 소속사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이 대표는 16일 따로 입장문을 내고 사건 은폐 시도가 있었음을 재차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 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소속사 대표인 제가 부탁했다"며 "이미 사고 후 (김호중이) 심각한 공황이 와 잘못된 판단으로 사고 처리를 하지 않고 차량을 이동한 상태라는 사실을 알았고, 이후 이러한 사고의 당사자가 김호중이란 게 알려지면 너무 많은 논란이 될 것으로 생각해 너무 두려웠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모든 게 제가 김호중의 대표로서 친척 형으로서 김호중을 과잉보호하려다 생긴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여전히 김호중이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사고 직전 김호중이 강남구의 유흥주점에 들린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김호중 측은 "인사차 술자리에 방문하긴 했으나,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는 안했다"고 해명하는 상황이다. 김호중도 경찰에 "술잔에 입은 갖다 댔지만 마시진 않았다"고 진술했다. 음주측정 결과 술을 마시지 않은 것으로 나왔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측정된 결과라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호중은 이달 9일 오후 11시40분쯤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차를 몰다 반대편에서 오던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가 발생하자 골목에 차를 세우고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 사이 택시기사가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김호중은 경기 구리시의 한 호텔로 이동했고, 경찰이 문자와 전화를 통해 거듭 조사를 받을 것을 요청했지만 이를 무시했다.

사건 발생 두 시간 뒤 김호중의 매니저가 경찰서를 방문해 "제가 차량을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김호중 역시 같은 날 오후 4시30분쯤 경찰에 출석해 음주 측정을 받았다. 김호중은 조사를 받을 당시 '자신은 운전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귀가했으나, 경찰의 계속된 추궁 끝에 운전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간이시약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 경찰은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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