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왕실 모독으로 기소됐다 단식투쟁 중 사망
이후 세계 각국서 추모·애도 메시지 이어져
당국, 2020년 대규모 시위처럼 번질까 우려
15일 태국 방콕에서 시민들이 왕실모독죄로 기소돼 단식투쟁을 하다 숨진 네티폰 사네상콤을 추모하고 있다. 방콕=AP 연합뉴스


태국에서 왕실모독 혐의로 수감돼 단식투쟁을 벌였던 20대 활동가가 옥중에서 사망한 사건의 후폭풍이 거세다. 곳곳에서 표현의 자유를 촉구하는 요구가 잇따르고, 각국에서 애도 목소리가 이어진다. 태국 당국은 지난 2020년 국가를 뒤흔들었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다시 불붙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왕실 관련 설문조사 했다가 기소



1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왕실 모독 등의 혐의로 기소돼 구금 중이던 네티폰 사네상콤(28) 사망 이후 태국 내에서 정치범 석방과 사법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네티폰은 군주제 개혁, 왕실모독죄 폐지, 정치범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는 단체에 소속된 활동가다.
2022년 2월 '왕실 차량이 지날 때 교통 통제하는 전통이 시민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느냐'는 내용의 설문조사를 벌였다가 왕실 모독·선동죄로 기소
됐다.

15일 태국 방콕에서 시민들이 왕실모독죄로 기소돼 단식투쟁을 하다 숨진 네티폰 사네상콤을 추모하고 있다. 방콕=AP 연합뉴스


이후 올해 1월 26일 교도소에 수감됐고, 이튿날부터 정치범 석방 및 사상의 자유를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였다. 약 한 달간 물과 음식을 끊었던 그는 건강 악화로 지난 2월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물은 마셨지만 병상에서도 음식 섭취와 약물 치료를 거부하다 지난 14일 심장마비로 숨진 것으로 보도됐다.

왕실모독죄 관련 혐의로 구금된 인사가 수감중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티폰 사망 이후 방콕 등 주요 도시에서 추모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유엔 등 국제사회와 미국, 독일, 네덜란드 등 각국 대사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애도 메시지
를 전했다.

인권단체 "인권운동가 기소 취소하라"



비난의 화살은 정부와 왕실로 쏠린다. '인권을 위한 태국 변호사들' 등 인권단체는 네티폰이 적절한 치료를 받았는지 의문을 제기했고, 국제인권단체 엠네스티는 "태국 당국은 모든 인권운동가와 부당하게 구금된 사람들의 기소를 취하하고 석방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태국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던 지난 2020년 11월 방콕에서 시민들이 '전제군주제 반대' '개혁은 폐지가 아니다'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도심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방콕=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태국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네티폰의 죽음이 왕실모독죄 폐지 요구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
이다. 스레타 타위신 총리가 전날 법무부에 “네티폰의 죽음을 둘러싼 상황을 조사하라”며 발빠르게 진상 조사를 지시한 것도 이번 사건이
자칫 2020년처럼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
로 풀이된다.

국왕이 신성시되는 태국에서 왕실에 대한 언급은 '금기'나 다름없다. 형법 112조에 따라 왕실 구성원은 물론 왕가에 대해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경우 죄목당 최고 징역 15년에 처한다.
2020년부터 최근까지 왕실모독죄로 기소된 사람은 총 272명으로, 기소율이 100%다.
지난해 총선에서 '왕실모독죄 개정'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제 1당에 올라선 전진당(MFP)은 현재 정당 해산 위기에 놓였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1912 "함부로 만지면 안 돼요"… 軍, 북한이 날린 '오물 풍선' 150개 수거 중 랭크뉴스 2024.05.29
31911 [속보] 北 살포한 ‘대남 오물 풍선’ 전국에서 150여개 발견 랭크뉴스 2024.05.29
31910 “임기 단축, 사실상 탄핵과 동일”···야당발 개헌론에 선 긋는 여당 랭크뉴스 2024.05.29
31909 서울 신혼부부에 ‘장기전세’ 4400가구 공급…첫 300가구는 ‘올림픽파크포레온’ 랭크뉴스 2024.05.29
31908 “연봉 1억, 주담대 6000만원 준다”… 스트레스 DSR 2단계 7월 적용 랭크뉴스 2024.05.29
31907 북한의 대남 전단 풍선 잔해 추정 물체, 파주 등에서 잇따라 발견 랭크뉴스 2024.05.29
31906 ‘버닝썬 연루설’ 고준희 “이번엔 무슨 루머냐, 워낙 많아서” 랭크뉴스 2024.05.29
31905 김정은, 군사위성 대응 한국군 훈련에 “용서 못할 불장난” 랭크뉴스 2024.05.29
31904 로또 한 게임당 1000원, 당첨금액 상향 검토 랭크뉴스 2024.05.29
31903 "징역땐 자격증 취소돼"…3번째 음주운전男 감형시켜준 법원 랭크뉴스 2024.05.29
31902 [단독] 볼링장서 잃어버린 1000만원 팔찌…5급 공무원이 빼돌려 랭크뉴스 2024.05.29
31901 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 3.4%…2014년 이후 최고치 랭크뉴스 2024.05.29
31900 이종섭, 채상병 사건 회수 이후 김용현 경호처장과 수차례 통화 랭크뉴스 2024.05.29
31899 추경호 "세월호지원법 제외한 4법, 재의요구권 행사 건의" 랭크뉴스 2024.05.29
31898 "강형욱, 근로자 사람 취급 안 해"... 임금 9670원 지급 사건 전말 랭크뉴스 2024.05.29
31897 김호중, 매니저에 "술 먹고 사고냈어, 대신 자수해줘"…통화 녹취 확보 랭크뉴스 2024.05.29
31896 "시총 2위 애플 무섭게 추격"…젠슨황 하루 만에 재산 9조↑ 랭크뉴스 2024.05.29
31895 천하람 “野 ‘개딸 정치’ 보다 與 ‘대통령 종속정치’가 훨씬 심각” 랭크뉴스 2024.05.29
31894 윤, ‘휴가 첫날 한남동’서 우즈벡 간 이종섭에게 전화했다 [5월29일 뉴스뷰리핑] 랭크뉴스 2024.05.29
31893 원금 잃을 수 있는 ETF가 제2월급?… 운용사 홍보에 금투협 제동 검토 랭크뉴스 2024.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