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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의 한 아파트에 여섯 달째 정체 불명의 해외 택배가 배송되고 있습니다. 아무도 주문하지 않은 택배입니다.

발송처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입니다. 피해자는 택배 폭탄에 시달리다 결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 알리에서 물건 사고 나서 '택배 폭탄' 시달려 …반품도 안 돼

부산 남구에 사는 30대 남성. 지난해 12월 그의 집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해외 택배가 배송됐습니다. 주문한 뒤 잊었던 택배인가 해서 뜯어봤더니, 여성 원피스가 들어있었습니다.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었단 겁니다. 이때부터 비슷한 택배가 계속 배송되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 빈 택배 봉투거나, 자투리 천 조각 같은 쓰레기가 든 것도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6개월째 택배 폭탄이 이어졌는데, 지금까지 받은 게 50개가 넘습니다. 모두 중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보낸 것들이었습니다.

피해자가 받은 해외 택배들

집 앞에 자꾸 쌓이는 택배를 볼 때마다 피해자는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시 유해물질이 들어있는 건 아닌지, 범죄에 연루되는 건 아닌지 겁이 난다고 했습니다.

특히 피해자의 이름과 연락처를 적은 택배가 집 근처 초등학교, 관공서 등으로 배송되기도 했습니다. 택배사에서 걸려오는 배송지 확인 전화를 받을 때마다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고 했습니다.

피해자는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고객센터에 전화해 반품과 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본사가 아니어서 결정 권한이 없다면서 죄송하다고 할 뿐이었습니다. 피해자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탈퇴했습니다.

■ 인터넷에도 피해 사례 줄 이어…'브러싱 스캠' 의혹도

택배 폭탄이 시작된 건 피해자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물건을 한두 차례 구매하고 난 뒤의 일이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피해자처럼 알리익스프레스를 이용한 뒤 주문하지 않은 택배가 잇따라 배송됐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른바 '브러싱 스캠'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브러싱 스캠은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가 물건을 구매하지 않은 불특정 다수에게 택배를 발송해 판매 실적을 부풀리는 걸 말합니다.

내막은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고객센터도 모르는 일이라니, 피해자들이 확인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피해자는 결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부산 남부경찰서는 알리익스프레스 중국 본사를 상대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부산 남부경찰서 외경

■ 시민단체도 경찰 고발…공정위 조사 착수

알리, 테무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저가 공세에 나서면서 국내 이용자 수는 천7백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와 함께 소비자 피해 상담도 늘어나 2022년 220여 건에서 지난해 670여 건으로 세 배 늘어났는데요. 예견된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회의는 지난달 알리익스프레스를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알리가 중국의 상품 판매처 18만 8천여 곳에 이용자 계좌와 전화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를 제공하면서 판매자들이 어떤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관리하고 있는지 전혀 공개하지 않아 개인정보 침해 위험이 크다는 게 고발 사유입니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회의 경찰 고발 기자회견 모습

사건을 맡은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개인정보위원회와 협의해 수사할 예정입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도 알리익스프레스의 개인정보 수집, 관리 실태 등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문제가 확인되면 시정 등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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