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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경남 함안군 무진정에서 제31회 함안 낙화놀이 공개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오후 8시 경남 함안군 괴산리 무진정(無盡亭) 연못. 불이 붙은 3000개 낙화봉에서 불꽃이 일제히 쏟아져 내렸다. 관광객 7000여명은 일제히 “와~”하는 탄성을 쏟아냈다. 바람이 불면 수만 개의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였고, 낙화봉이 붙어 있는 줄이 흔들릴 때는 ‘불꽃비’가 쏟아져 내리면서 또 다른 장관을 연출했다.

창원에서 온 김모(53·여)씨는 “지난해에는 길도 막히고 휴대폰도 안돼 ‘낙화지옥’이었다는데 올해는 예약제로 하다 보니 교통체증도 없어 불편함을 별로 느끼지 못했다”며 “십여 년 전에 우연히 본 낙화 모습이 아른거려 가족과 함께 다시 오게 됐는데 ‘낙화천국’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함안군이 14일과 15일 무진정 연못에서 개최한 제31회 함안 낙화놀이는 ‘낙화지옥’이라는 오명을 씻어낼 만큼 교통체증 등 불편이 사라졌다. 하루 7000여명씩 예약제로 행사를 진행하면서 관람객 수를 제한한 것이 가장 큰 효과를 냈다고 한다. 또 행사장으로 오가는 국도와 임시주차장 등도 공무원 등이 통제를 하면서 불법 주·정차 등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또 행사장인 무진정 둘레에 안전 담장이 설치돼 있고, 곳곳에 소방대원이 배치돼 관람객이 튀어나온 불꽃에 다치거나 물에 빠지는 등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통신장애 방지를 위한 기지국도 증설되면서 휴대폰이 안 되는 등 불편도 없었다.

지난 14일 오후 경남 함안군 무진정에서 제31회 함안 낙화놀이 공개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오후 3시부터 무진정으로 입장해 자리를 잡은 관람객은 기다리는 동안 행사장 인근서 체험 활동을 했다. 특히 참나무 숯가루를 한지에 싸서 만드는 낙화봉 만들기 체험이 인기를 끌었다. 소원지를 써서 주최측에 전달하면 당일 낙화봉에 함께 매달아 줬다. 부모를 따라온 어린이들은 아라가야문화재 만들기 체험으로 종이왕관 만들기와 사슴뿔잔 만들기, 수레바퀴 토기체험을 하기도 했다.

부산에서 온 이모(65)씨는 “예전에는 60~70대, 지역 사람이 많았는데 이번에 와 보니 수도권에서 온 20~30대 젊은 층과 외국인도 곳곳에서 보이는 것 같다”며 “지역 축제였던 낙화놀이가 알려지면서 지난해 홍역을 앓았다고 들었는데 이런 감동적인 우리 전통 행사를 더 많은 분이 경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구 6만1000여 명인 함안군에서 지난해 5월 27일 열린 ‘낙화놀이’에는 관광객 5만~6만여 명(경찰·소방서 추산)이 몰려 교통 혼잡과 통신 마비 사태가 빚어졌다. 이에 올해는 예약제 도입과 함께 이틀간 분산개최 했다. 또 행사장으로 통하는 도로를 차단해 우회하도록 하고 행사장 인근에 차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2곳이던 임시주차장을 입곡군립공원과 함안공설운동장 등 11곳으로 늘렸다. 또 주차장에서 행사장까지 관람객 이동 편의를 위해 셔틀버스 27대도 운행했다. 지난해 화장실 부족으로 곤욕을 치러 이동식 화장실도 대거 갖췄다.
바람에 흩날리는 불꽃. 연합뉴스
함안 무진정 연못에 내리는 불꽃 비. 연합뉴스
조근제 함안군수는 “이번 함안 낙화놀이 행사에 많은 분이 방문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올해 행사가 끝나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서 내년에는 더욱 좋은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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