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WSJ “10억달러 규모 무기 지원안 의회에 제출” 보도
며칠 전엔 미 “공격 무기 공급 중단”…모순 태도 지적
이, 라파 주거지역까지 전차 투입…휴전협상도 난항
희생된 팔 어린이들 상징하는 흰 깃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으로 희생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을 상징하는 흰 깃발들이 설치된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다운타운 대학가인 오라리아 캠퍼스에서 지난 11일(현지시간) 한 어린이가 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무기를 이스라엘에 지원하겠다는 계획안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라파 전면전을 단행할 시 공격용 무기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신규 무기 지원안을 마련한 것이다. 미국의 대이스라엘 정책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WSJ는 이날 익명의 미 의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 정부가 이스라엘 측과 10억달러 이상의 새로운 무기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고 의회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지원 패키지엔 탱크 탄약과 전술 차량, 박격포탄 등이 포함됐다. 다만 실제 무기 이송까진 많은 단계가 남아 있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일 CNN 인터뷰에서 “나는 그들(이스라엘군)이 라파에 들어가면 이제껏 라파와 다른 도시에서 사용됐던 무기를 공급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고폭탄성 탄약 1회분 배송을 일시 중단한 사실을 공개했다.

WSJ는 바이든 대통령의 경고 메시지가 나온 지 불과 며칠 만에 미국 정부가 새로운 무기 지원안을 마련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갈등이 커지는 것을 꺼린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라파 전면전을 반대한다면서도 “우리는 계속해서 이스라엘에 군사 지원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미 정부의 이스라엘 지원 정책이 확실한 기준 없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싱크탱크 중동민주주의센터의 무기 전문가인 세스 블라인더는 WSJ에 “미국 정부가 탄약 선적을 중단한 지 며칠 만에 이스라엘을 위한 대규모 무기 지원을 결정했다”면서 “이는 이스라엘 압박 시도를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을 향한 메시지를 흐릿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알자지라도 사설을 통해 “미 정부는 라파에 대한 자신들의 방침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며 “미국에서 모순되는 대화가 계속되는 동안 이스라엘은 계속해서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사이 이스라엘군은 이날 라파 주거지역에 전차를 투입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가디언은 “라파 동부 지역으로 진격한 이스라엘군 전차들이 주요 도로를 건넜고, 일부는 주택가까지 밀고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라파에 머무는 유엔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이스라엘군이 사무실에서 불과 2㎞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집트와 라파 국경 근처에서 하마스와 근접전을 벌여 다수의 무장 테러리스트를 제거했다”며 “라파 동쪽에선 하마스 미사일 발사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도 라파 동부 알살람 지역에서 이스라엘군 수송 차량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맞섰다.

라파에서의 충돌은 휴전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는 이날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 경제포럼에서 “지난 몇주간 휴전 협상에 탄력이 붙었지만, 불행하게도 일이 잘 진행되지 않았고 지금은 거의 교착 상태”라면서 “최근 라파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협상을 후퇴시킨 원인”이라며 이스라엘군의 지상 작전을 비판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0610 '노태우 비자금'으로 큰 SK?…최태원 "성장史 부정 판결 유감, 진실 바로잡겠다" 랭크뉴스 2024.06.03
20609 “일본해서 석유를? 다케시마처럼 강탈하나” 日 누리꾼 딴죽 랭크뉴스 2024.06.03
20608 인도는 50도 넘고 '불가마 폭염'…스리랑카는 홍수로 사람·코끼리 사망 속출 랭크뉴스 2024.06.03
20607 與 ‘김정숙 공세’에 野 ‘대북송금’ 맞불…22대 시작부터 특검만 난무 랭크뉴스 2024.06.03
20606 'AI 표절' 느는데…갈 길 먼 'AI 잡는' AI 기술 랭크뉴스 2024.06.03
20605 “해병대원 사건 통화기록 확보, 빈틈 없이…”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4.06.03
20604 “단골들 떠날 판” vs “4년간 미룬 것”… 배민 포장 주문 수수료 부과 논란 랭크뉴스 2024.06.03
20603 與 “인기없는 엄격한 아버지라”… 尹 지지율 원인 분석 랭크뉴스 2024.06.03
20602 조국혁신당 "방 바꿔 달라"... 국회 로비에서 항의한 이유는 랭크뉴스 2024.06.03
20601 ‘1공에 1000억’ 2026년까지 시추…성공률 20%에 베팅 랭크뉴스 2024.06.03
20600 5대 은행, 가계대출 한 달 새 5조원 넘게 불어나… 700兆 돌파 랭크뉴스 2024.06.03
20599 "산유국 되나" "박정희 때도 허탕"... 尹, 석유 시추 발표에 '와글와글' 랭크뉴스 2024.06.03
20598 목줄 안한 개가 뛰어들어 '쾅'…자전거 타던 50대 결국 숨졌다 랭크뉴스 2024.06.03
20597 판사 출신 변호사 "1년 이자만 650억, 최태원 이혼소송 말았어야" 랭크뉴스 2024.06.03
20596 [흔들리는 SK] 최태원 SK 주식 57.8%가 담보… 1.4兆 마련 가능할까 랭크뉴스 2024.06.03
20595 이르면 내일 9·19군사합의 전체 효력정지…"휴전선 훈련가능"(종합2보) 랭크뉴스 2024.06.03
20594 이준석 "김정숙 특검법? 생쑈‥尹 순방 술자리 비용부터" 랭크뉴스 2024.06.03
20593 ‘여성 50% 공천 의무화’ 멕시코, 200년 만에 첫 여성 대통령 랭크뉴스 2024.06.03
20592 [단독] ‘중국산’ 업체가 해군 무인기도 낙찰…조사 지연 땐 납품 랭크뉴스 2024.06.03
20591 세계 3대 모터쇼 '제네바 모터쇼'가 119년만에 중단된 이유 랭크뉴스 2024.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