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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으로 306억 모은 지 반년 만에 600억 규모 유상 증자
최대주주·경영진은 돈 안 쓰겠다면서 소액 주주에게만 손 벌려


반도체 설계 자산(IP) 기업 퀄리타스반도체 가 지난해 10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후 약 6개월 만에 대규모 유상 증자를 결정해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다. 회사가 이번 유상 증자를 통해 조달하려는 자금은 600억 원으로, 기업공개(IPO) 당시 끌어모은 공모금(306억 원)의 두 배에 달한다. 상장 반 년 만에 주주에게 손을 벌리는 경영진의 행태를 두고 일반 주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정작 최대주주 김두호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은 유상 증자에 거의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퀄리타스반도체는 이달 7일 595억 원 규모 유상 증자 결정을 발표했다. 먼저 기존 주주에게 신주를 배정한 후 청약이 이뤄지지 않은 실권주를 일반 공모하는 방식이다. 회사 측은 유상 증자로 모집한 자금 대부분(96%)을 연구개발 인력 확보를 위한 인건비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유상 증자에 대주주는 거의 참여하지 않는다. 유상 증자 발표 전날인 6일 기준, 최대주주인 김두호 대표(지분율 26.5%)와 특수 관계인인 임원 5명이 전체 지분의 절반 수준인 46.6%를 보유했다. 이 중 김두호 대표만 유상 증자 배정 주식 중 5% 정도만 청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나머지 경영진은 유상 증자 발표 당일까지 청약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소액 주주들은 직원 월급 줄 돈을 일반 주주 주머니에서 빼내가겠다는 회사 측 계획에 황당함을 드러냈다. 회사 측은 반도체 IP 설계 기업이란 특수성을 들며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놨다.

신주 발행으로 인한 지분 가치 희석 전망에 주가는 급락했다. 퀄리타스반도체 주가는 유상 증자 발표 다음 날 22% 넘게 하락 마감한 데 이어, 13일까지 4거래일 연속 총 28% 떨어졌다. 14일 주가는 2만2700원으로 2%가량 반등했으나, 이미 회사 측이 제시한 신주 발행 예정 가격(2만3000원)보다 낮아진 상태다. 소액 주주들은 주가가 공모가(1만7000원) 아래까지 내려갈 가능성에 초조해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퀄리타스반도체의 행태가 여러모로 뻥튀기 상장 논란을 일으킨 ‘파두 사태’를 연상시킨다는 반응이 나온다. 우선 파두는 반도체 설계 회사고, 퀄리타스반도체는 반도체 설계 회사에 IP를 공급하는 회사라는 점에서 사업 분야가 비슷하다.

두 회사 모두 당장의 영업 실적이 좋지 않아도 기술력이 있을 경우 상장을 허용하는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기술특례 상장) 방식으로 증시에 입성했다. 상장 후 드러난 실제 실적은 회사 측이 제시한 예상치보다 더 나빴다. 파두는 지난해 8월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며 연매출 예상치를 1200억 원으로 제시했으나, 실제 지난해 연매출은 224억 원에 불과했다. 특히 상장 직전인 2분기 매출이 5900만 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를 감추고 예상치를 부풀려 상장했다는 의혹으로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고 있다. 퀄리타스반도체 역시 2023년 연간 예상 매출액을 125억 원, 영업 손실을 54억 원으로 내놨는데, 실제 지난해 매출은 107억 원에 그쳤고, 영업 손실은 예상보다 두 배 큰 111억 원에 달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올해 1분기 실적도 크게 나아지진 않았을 것으로 전망됐다.

상장 주관을 맡은 증권사도 겹친다. 파두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상장을 주관했고, 퀄리타스반도체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퀄리타스반도체 유상 증자는 NH투자증권이 주관한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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