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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린다 프렌치 게이츠. 2021년 5월 이혼을 발표한 약 두 달 뒤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기 전 대기하며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멜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진정한 홀로서기 첫발을 내디뎠다. 13일(현지시간) 전 남편인 빌 게이츠와 함께 운영하던, 둘 모두의 이름을 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공동의장직을 사임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빌 게이츠의 전 부인"으로서가 아니라 자신만의 갈 길을 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행보다.

멜린다 프렌치 게이츠는 성명을 내고 "앞으로는 젠더와 가족이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삶을 살 것"이라고 밝혔다. 이혼 전 그는 이 재단을 통해 백신 연구를 지원했고, 소아마비부터 자궁경부암까지 다양한 질병 퇴치를 위한 실질적 노력을 경주했다. 그는 자신의 원래 성(姓)인 프렌치를 주로 쓰되, 여전히 세간에 전남편의 성으로 회자되는 것을 감안해 두 성을 모두 쓰고 있다.

빌 게이츠와 멜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2017년 프랑스 정부 훈장을 받은 직 후. 로이터=연합뉴스

공동의장을 사임하며 그는 퇴직금 개념으로 125억 달러(약 17조원)을 받았다고 뉴욕타임스(NYT)ㆍCNN 등은 전했다. 재단에 부부가 투자한 금액인 540억 달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과한 금액은 아니라는 게 미국 내 평가다. 이 재단은 멜린다가 설립에 핵심 역할을 했다.
2011년 인도에 재단 관련 일로 함께 간 멜린다와 빌 당시 게이츠 부부. AP=연합뉴스

프렌치 게이츠는 2022년 9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서 “이 재단을 창업한 사람은 (빌이 아닌) 나"라며 "내가 재단을 떠나는 건 상상할 수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혼한 부부가 하나의 재단을 꾸려나가는 불편한 동거가 오래갈 수는 없었다. 프렌치 게이츠는 상상할 수 없다던 일을 결행했다. 그는 이 결심에 대해 성명에서 "심사숙고를 한 뒤 결정한 일"이라며 "6월7일이 내가 마지막으로 그 재단에 출근하는 날"이라고 적었다.

멜린다가 빌 게이츠를 처음 만난 건 상사와 부하직원으로서다. 로이터통신은 2021년 이들의 이혼 당시 기사에서 "빌 게이츠는 공격적이고 잔인한 사업가라는 이미지였으나 멜린다와의 결혼으로 자선가 이미지를 쌓으며 존경받는 기업가로 변신했다"고 표현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멜린다의 편이다. CNN에 따르면 버핏은 둘이 이혼하기 전에도 "빌 게이츠는 엄청나게 스마트하다"면서도 "하지만 판을 더 잘 읽고 크게 만들 수 있는 건 멜린다"라고 말한 바 있다. 버핏은 "둘 중엔 멜린다가 더 스마트하다"고 못을 박았다. CNN은 15일 이를 두고 "빌 게이츠와 멜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함께 꾸렸던 재단이 더 똑똑한 사람을 잃게 됐다"고 전했다.

워런 버핏. AP=연합뉴스

프렌치 게이츠는 자신의 새 행보에 대해 성명에서 "지금은 이 시대의 소녀와 여성을 위해 다양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125억 달러를 이 소명을 위해 사용할 것임을 천명하며, 구체적 계획은 곧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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