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환자들이 원하는 개선된 우리나라 의료시스템 공청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의대 3,000명 증원’ 의견을 정부에 냈던 대한종합병원협의회가 일부 과격 의사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임원 명단을 커뮤니티에 올리며 ‘신상털기’를 하고 막말을 퍼붓는다.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에는 ‘입틀막’을 하겠다는 것이다.

협의회가 공격 대상이 된 것은 지난 1월 의대 증원 규모를 제시해달라는 정부 요청에 ‘매년 3,000명씩 5년간 총 1만5,000명 증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회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정부가 지난 10일 법원에 제출한 56건의 증원 근거 자료에 포함된 이 내용을 의료계가 언론에 배포하면서 공개됐다. 협의회 제안은 의료계가 극렬히 반대하고 있는 정부의 ‘2,000명 증원’ 계획보다도 규모가 더 크다. 협의회는 회신 자료에 ‘응급실, 수술과 등 필수의료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없고, 심각한 구인난과 이로 인한 인건비 급등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설명을 담았다.

과격 의사들에게 종합병원들이 처한 현실 따위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들의 협의회 공격은 집단 테러 수준이다. 임원 7명 명단을 의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뜨렸고, 협의회장을 향해서는 “저런 게 선배 의사냐” “대한민국 의료를 박살 낸 주범” 등의 과격한 글을 쏟아냈다. 심지어 협의회장이 원장으로 있는 K병원 구성원들에까지 “그런 병원에서 왜 일하냐”고 공격을 퍼붓는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공격은 막장에 가깝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K병원 의료법 위반, 리베이트 등 불법 사례를 제보해달라”고 대놓고 좌표찍기를 한다. 심지어 “돈 없어서 치료 못 받는 취약계층은 모두 K병원으로 보내주길 바란다”고까지 적었다. 정부의 외국 의사 투입 방침에 반대하며 소말리아 의대생 졸업 사진을 올려 인종차별 논란을 빚더니 이젠 취약계층까지 도구로 삼는다.

앞서 의사 커뮤니티에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환자를 지킨 전공의 명단이 ‘블랙리스트’처럼 올라왔고, 그 밑에는 ‘평생 박제’ 같은 험악한 댓글이 달렸다. 병원에 복귀하고 싶어도 보복이 두려워 그럴 수 없다는 호소가 나왔다.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더라도 바닥에 떨어진 의사 윤리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사회문제가 됐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1592 ‘채 상병 특검법 부결’로 다시 주목받는 공수처···수사는 어떻게 되나 랭크뉴스 2024.05.28
31591 "무리한 운동 때 근육 손상…순직 훈련병 '횡문근융해증 의심' 증상" 랭크뉴스 2024.05.28
31590 서울의대 교수들 "이대로면 의료 파국…尹, 손가락질 받을 것" 랭크뉴스 2024.05.28
31589 30년 후 한국, 15~64세 1명이 '아이·노인 1명 이상' 먹여 살려야 랭크뉴스 2024.05.28
31588 경복궁 낙서 ‘이팀장’ 구속수사 중 도주… 2시간 뒤 검거 랭크뉴스 2024.05.28
31587 [속보] 전세사기특별법 국회 본회의 통과…여권 표결 불참 랭크뉴스 2024.05.28
31586 얼차려 사망 훈련병 '횡문근융해증' 의심…가혹행위 논란 커지나(종합3보) 랭크뉴스 2024.05.28
31585 ‘해병대원 특검법’ 재표결 부결…294표 중 찬성 179·반대 111·무효 4 랭크뉴스 2024.05.28
31584 ‘버닝썬 경찰총장’ 윤규근 총경 복귀에 비판 일자···경찰청, 인사발령 뒷수습 랭크뉴스 2024.05.28
31583 [속보]경복궁 낙서 배후 ‘이 팀장’ 조사 중 도주···2시간만에 덜미 랭크뉴스 2024.05.28
31582 '채상병 특검법' 與 이탈표 영향 없었다…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서 부결 랭크뉴스 2024.05.28
31581 “7만원에서 11만원대” 두나무, 기업가치 확대에 기관투자자 지분 매각 검토 중 랭크뉴스 2024.05.28
31580 [속보] 野, ‘선구제 후회수’ 전세사기특별법’ 본회의 단독 처리 랭크뉴스 2024.05.28
31579 '尹대통령 재의 요구' 채상병특검법, 국회 재표결 거쳐 폐기(종합) 랭크뉴스 2024.05.28
31578 [속보] 야권, 전세사기특별법 본회의 단독 처리…여권 불참 랭크뉴스 2024.05.28
31577 '이정섭 탄핵 심판' 처남댁 증언 불발‥포렌식 자료 채택여부 결론 못내 랭크뉴스 2024.05.28
31576 [메드테크] 이훈상 큐라코 대표 “돌봄로봇 전문 요양병원 만드는 게 목표” 랭크뉴스 2024.05.28
31575 "1등 돼도 서울 아파트 못산다"…로또 당첨금 상향 검토 랭크뉴스 2024.05.28
31574 '채상병 특검법' 끝내 부결‥"22대 국회서 보자" 野 폭발 랭크뉴스 2024.05.28
31573 대구 시민단체, 홍준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공수처에 수사 요청…홍 “무고로 맞대응” 랭크뉴스 2024.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