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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심리 위축, 토종업체 저가공세
서구 브랜드들도 가격경쟁 내몰려

세계 소비시장의 ‘큰손’ 중국에서 막대한 이익을 벌어들이던 서방 기업들이 가격 할인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현지 기업들의 저가 물량 공세에 대항하려면 가격 인하가 불가피한 것이다.

CNN은 13일(현지시간) “서구 기업들은 급부상한 중국 소비자를 상대로 수십년간 큰돈을 벌었지만, 계속된 베팅은 이제 안전해 보이지 않는다”며 “소비자 브랜드 전반에 걸쳐 현지 업체들의 할인 경쟁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소비 패턴이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 3월 7.7%였던 테슬라의 중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4% 수준으로 반 토막 났다. 반면 테슬라의 중국 라이벌 비야디(BYD)의 지난달 전기차 인도량은 29% 증가했다. 이에 테슬라는 중국 판매를 늘리기 위해 가격 인하를 단행하고 있다. 비야디가 먼저 가격을 내리면 테슬라가 대응하는 양상이 이어지는 중이다.

다른 산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화웨이의 1분기 스마트폰 중국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0% 급증했다고 전했다. 반면 애플의 1분기 중화권 매출은 8% 감소한 164억 달러에 그쳤다. 결국 애플은 중국에서 판매하는 아이폰 가격을 내렸다. 일부 모델은 최대 2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출시됐다.

미국 다음으로 중국에 가장 많은 매장을 확보한 스타벅스도 도전을 받고 있다. 초저가를 앞세운 ‘코티커피’가 무섭게 성장하고 중국 최대 커피 브랜드 ‘루이싱커피’도 저가 공세를 펼치자 결국 스타벅스도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맥도날드 역시 중국 패스트푸드 체인점 ‘난청샹’이 저가 상품을 출시하자 이에 맞서 저렴한 세트 메뉴를 내놨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의 우울한 소비심리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CNN은 “일부 서구 브랜드는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려면 불가피하게 가격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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