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예고 없이 CEO직에서 해임했던 사태의 핵심 인물인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공동창업자 겸 수석과학자가 회사를 떠난다. 오픈AI를 창업한 지 약 10년 만으로, 지난해 11월 빚어진 올트먼 CEO 축출 사태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수츠케버는 14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거의 10년 만에 오픈AI를 떠나기로 했다”며 “회사의 궤적은 기적이었고, 오픈AI가 올트먼 등의 리더십 아래 안전하고 유익한 범용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을 구축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수츠케버는 “개인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프로젝트에 임하겠다”며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공유하겠다고 했다.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공동창업자 겸 수석과학자가 회사를 떠난다. / 로이터

올트먼 CEO 역시 이날 X에 “수츠케버는 우리 세대의 뛰어난 인재 중 한 명이고 우리 분야의 길잡이이자 소중한 친구였기에 매우 슬픈 일”이라며 “수츠케버의 탁월함과 비전은 잘 알려져 있지만, 따뜻함과 연민은 덜 알려져 있다. 그가 없었다면 오픈AI는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올트먼 CEO에 따르면 수츠케버 후임은 야쿱 파초키 오픈AI 연구책임자가 맡는다.

수츠케버는 러시아 태생이다. 캐나다 토론토대에서 컴퓨터 신경망을 연구했고 구글 연구소에서도 일했다. 2015년 올트먼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오픈AI를 설립하고 2022년 말, 챗GPT를 세상에 내놓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수츠케버는 오픈AI의 미래를 놓고 올트먼 CEO와 대립했고, 지난해 11월 올트먼 CEO 축출을 시도했다. 올트먼 CEO는 챗GPT를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하며 AI 발전을 추구한 반면 수츠케버는 인공지능(AI)이 가져올 위험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면서 인류의 공동 번영을 우선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트먼 CEO 해임 당시 수츠케버를 포함해 4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일관되게 솔직한 의사소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만 밝혔다.

하지만 오픈AI 직원은 이사회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았고 수백 명의 직원은 회사를 떠나겠다고 위협했다. 결국 오픈AI의 상징과도 같았던 올트먼 CEO는 해임된 지 5일 만에 이사회 구성원을 교체하기로 합의한 후 회사로 돌아왔다. 이후 업계 일각에서 오픈AI 이사회가 올트먼 CEO 해임안을 불투명하게 처리했다는 비판이 일었고, 수츠케버는 X에 “이사회 결정에 참여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수츠케버는 해당 사건 이후 오픈AI에 소속돼 있었지만, 출근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츠케버와 함께 올트먼 CEO 해임을 주도했던 이사 3명은 이사회에서 물러난 상태다. 수츠케버 외에 또 다른 공동창업자인 그레그 브로크먼 역시 해임 사태 직후 회사를 떠났다.

조선비즈

정미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