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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각·각하 땐 1500명가량 증원, 인용 땐 무산
내후년 이후 증원 동력도 법원 결정에 좌우
전공의 20일 복귀해야 전문의 시험 응시 가능
"근거 규정이 시행령이라 정부 재량권 있어"
15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한 내원객이 창가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입학정원 증원을 두고 3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의정 갈등이 중대 분수령을 잇따라 맞게 됐다. 하나는 16일 또는 17일로 예상되는 법원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가처분 결정, 또 하나는 20일에 도래하는 전공의 수련기간 공백 3개월 기한이다. 법원 판단은 내년 의대 신입생 증원 여부를 확정하는 동시에 '2,000명 증원' 정책의 계속 추진 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수련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이 20일까지 병원에 얼마나 복귀할지는 내년 전문의 정상 배출 여부와 직결되는 것은 물론, 정부가 결국 미복귀 전공의를 배제하고 비상의료체계를 심화할지를 가를 변수가 될 수 있다.

법원 결정에 내년 의대 증원 판가름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의대생·전공의·교수 등이 의대 증원 결정 효력을 멈춰달라며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 대해 이르면 16일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법원 판단에 따라 내년도 의대 신입생 증원 여부는 사실상 판가름 난다. 이번 결정에 대한 대법원 재항고, 본안소송 등 법적 절차가 남아 있지만 시기적으로 빠른 재항고만 해도 소요 시간을 감안하면 대학별 입시요강이 확정 공시되는 이달 말까지 결론이 나오긴 힘들다. 항고심 재판부가 1심(각하)에 이어 각하 또는 기각으로 집행정지 신청을 물리친다면, 올해 입시에서 의대 모집인원은 예정대로 1,500명가량 늘어나게 된다. 반면 재판부가 인용 결정으로 원고인 의사 쪽 손을 들어준다면 올해 의대 입시는 기존 정원 3,058명을 유지한 채로 치러질 수밖에 없다.

의사 측 대리를 맡은 이병철 법무법인 찬종 변호사는 "재판부가 내년은 물론 내후년까지, 혹은 5년간의 증원 계획 모두를 취소하는 인용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며 기대감을 밝혔다.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이날 오후 총회를 열고 "법원이 인용 결정을 내린다면 진료 정상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인용 결정이 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맞섰다.

이번 법원 결정은 의대 증원 정책 전반의 동력을 좌우할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부 기대대로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이 나오면, 정부는 최소한 내년 신입생 증원을 관철할 수 있고 이후 증원 추진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내후년부터는 원칙대로 '2,000명 증원'을 추진하되 의사계가 합리적 안을 마련한다면 협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의대 증원 정책이 궤도에 오르면 대정부 협상에서 원하는 바가 서로 다른 의사 사회 내부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정부 입장에서는 전공의, 의대교수, 개원의 등을 분할 대응해 사태를 수습할 여지가 생길 거란 관측도 있다.

반대로 인용 결정이 나오면 의대 증원 집행력을 잃게 될 수 있다. 정부가 재항고나 본안소송을 통해 정책 정당성을 다시 회복할 수도 있겠지만 의료공백 장기화, 입시 혼란 등 누적된 피로감에 의대 증원 정책의 최대 동력인 지지 여론이 급속히 약화할 공산이 있다.

미복귀 고수 땐 내년 전문의 배출 차질



또 하나의 변곡점은 오는 20일 전공의 복귀 여부다. 전문의수련규정에 따르면 전공의가 3개월 이상 수련기간에 공백이 생길 경우 전문의 시험 응시 시기가 1년 늦춰진다. 대부분의 전공의가 수련병원을 이탈한 2월 20일을 기준으로 하면, 3개월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병원에 복귀해야 응시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정부 역시 20일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전공의들에게 복귀를 촉구하고 있다.

다만 전공의들이 기한 내 복귀하더라도 내년 2월에 있을 전문의 시험을 치르려면 정부의 '선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가 수련병원 이탈에 업무개시명령 위반 책임을 물어 예고했던 의사면허 3개월 정지 처분을 강행할 경우 그만큼 수련기간 공백이 생겨 응시가 어렵기 때문이다.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는다면 현행 규정상 내년 전문의 시험 응시는 불가능하다. 올해가 마지막 수련연차로 내년 전문의 시험을 볼 예정인 레지던트 4년 차(일부 과목 3년 차)는 총 2,910명으로, 최악의 경우 3,000명에 가까운 신임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근거 법령인 전문의수련규정은 대통령령이라, 정부가 국회 입법을 거치지 않고 수정할 여지는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예외적으로 응시 자격을 인정해줄 길이 있는 셈이다. 복지부는 "전문의 시험을 보려면 이탈한 지 3개월이 되기 전에 돌아와야 한다는 게 원칙"이라며 일단 구제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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