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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관련 이슈가 나온 것은 CPO(최고제품책임자)인 내 책임도 있다.”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신중호 라인야후 CPO가 입을 열었다. 일본 정부가 ‘네이버와 라인야후 간 자본적·기술적 관계를 끊으라’고 요구하면서 불거진 ‘라인야후 사태’에 대한 직원 간담회 자리에서다. 신 CPO를 비롯한 라인 경영진은 회사의 현재 상황과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라인플러스 본사로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무슨 일이야 라인야후 한국 법인 격인 라인플러스는 지난 14일 오후 6시부터 전 직원 대상 온라인 간담회를 진행했다. 신중호 CPO, 이은정 라인플러스 대표,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 황인준 라인파이낸셜 대표, 인사관리(HR) 임원 등 7~8명이 참석했다. 직원들은 1500여명이 들어왔다. 간담회는 약 2시간 동안 이어졌다.

무슨 얘기 나왔나 한일 양국 임원 모두 한국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는 상태는 막겠다고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이은정 대표는 “한국 직원들이 걱정하는 차별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한국 직원들이 그룹사(라인야후)에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다면 갖고 있는 권한을 다해서 나설 것이며, 이건 여기 있는 모든 임원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우리는 네이버가 아니라 라인 직원”이라며 “네이버랑 특수관계이긴 하지만, (이용 서비스에) 제값을 지불하고 있다. 특수관계로 인해 서비스를 더 많이 쓰는 것일뿐, 별도의 회사”라며 라인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이데자와 CEO는 “(일본 정부) 총무성이랑 문제를 푸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한테 부당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건 알고 있는데, 보안 문제는 우리가 문제된 거 맞다”고 말했다. 이어 “걱정하게 해서 미안하다”면서도 “일본 정부에서 라인을 중요한 서비스로 보는 거니까 좋은 쪽으로 이해 해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출시하기로 한 새로운 서비스들은 신중호 CPO가 잘 준비하고 있고, 글로벌 사업 개발과 새로운 서비스 준비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라인야후의 향후 사업 진행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역설했다.

김경진 기자
간담회 중간 온라인으로 접속한 신 CPO는 “나는 계속 라인에 남아있다”고 직원들을 다독였다. 신 CPO는 지난 8일 라인야후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신 CPO가 들어오자 채팅방에는 그를 응원하는 메시지들이 올라왔다고 한다. “왜 이사진에서 내려왔냐”는 질문에 그는 “과거부터 이사진 비율에 대한 고민은 계속 있었고, 총무성 행정지도가 나오면서 내려올 타이밍이라고 판단했다”며 “지금은 일본 정부랑 얘기해야하고 풀어가는 게 중요한데 나보다 다른 사람이 나서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너무 미안하고, 보안 이슈가 나온 부분에 대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라인플러스 관계자는 “직원들이 외부 상황에 흔들릴 수 있는데 임원들이 앞장서서 최대한 투명하게 소통했다”며 “글로벌 진출 기업이 해외 사업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신중호 라인야후 CPO는 '라인의 아버지'로 불린다. [중앙포토]
한국 직원 고용은 어떻게 간담회에서는 고용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라인 계열사 직원들도 포함된 네이버 노조(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공동성명’)는 지난 13일 성명서를 통해 “50%의 지분 중 일부라도 소프트뱅크에 넘어가게 된다면 2500여명의 대한민국 노동자인 라인 구성원들이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소속으로 고용 불안을 우려하는 상황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라인 경영진은 간담회를 통해 일단 라인의 생존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은정 대표는 “중단기는 확실히 보장할 수 있으나 장기는 답하기 어렵다”며 “장기 고용은 생존이 돼야 보장된다”고 했다.

앞으로는 네이버는 오는 7월 1일까지 일본 정부에 제출하는 행정지도 조치 보고서에 라인야후 지분 매각 내용을 넣지 않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각 여부를 포함해 소프트뱅크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라인플러스 측은 “임직원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임직원들이 고민하는 내용을 함께 나누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더중앙플러스: 네이버의 글로벌 “네이버는 라인(LINE)으로 글로벌 진출 모델을 만들었다. 직원들이 발버둥치면서 괴로워하는 걸 봐서 나도 괴로웠다. 정말 성공하고 싶었다”(2016년 7월 15일, 라인 상장 기자회견 중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정말로 성공하고 싶었다던 라인. 한·일전으로 확전한 라인야후 사태는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을 어떻게 뒤흔들까요. 팩플이 ‘“라인 망할까 펑펑 울었다” 이랬던 네이버 치명적 실수’를 통해 내수기업에서 글로벌 빅테크로 나아가고자 하는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을 짚었습니다.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 서비스인 The JoongAng Plus ‘팩플 오리지널’(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8969)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라인의 글로벌을 이끈 이은정 라인플러스 대표의 ‘팩플 인터뷰’(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07258)도 함께 보시면 좋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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