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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1·2인자 갈등 속 총수 구속 기로
정보·인맥 토대로 오너 못지않은 권력 가져
물러나는 대기업 2인자들… 오너일가 전면에

그룹 내 2인자와 갈등을 빚어온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또 구속 기로에 놓이게 되면서 오너와 전문 경영인 2인자의 관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전문 경영인 2인자는 오너 일가가 아님에도 오너의 신뢰를 기반으로 그룹 내에서 막강한 권한을 휘두른다. 권한이 너무 강해져 오너 일가와 불편한 관계가 되기도 하지만, 그룹 사정을 잘 알고 있어 함부로 내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호진 전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은 오는 16일 열린다. 검찰은 최근 이 전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전 회장은 그룹 임원들이 계열사에 근무하는 것처럼 허위로 장부를 작성하고, 급여를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수십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뉴스1

이번 사건은 이 전 회장 곁에서 2인자 역할을 했던 김기유 전 경영협의회 의장과의 갈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태광그룹은 이 전 회장의 혐의를 부인하면서 김 전 의장이 주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의장이 본인의 불법 행위가 드러날 위기에 처하자 이 전 회장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김 전 의장은 이 전 회장을 대신해 경영을 도맡을 정도로 신임이 두터웠지만, 태광그룹은 부동산 관리와 건설·레저(골프장) 사업을 하는 계열사 티시스 감사를 통해 대표였던 김 전 의장의 비위 정황을 찾아내 검찰에 고발했다. 김 전 의장은 지난해 8월 해임됐고 이후 이 전 회장의 비자금 의혹을 경찰에 제보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주요 그룹에서 오랜 기간 오너와 호흡을 맞추던 2인자들은 대부분 물러났다. 빈 자리는 오너 일가가 채우거나 아예 2인자를 두지 않는 곳도 생겼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뉴스1

SK그룹은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오너 일가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수펙스는 SK그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이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그룹 2인자로 불리는 수펙스 의장 자리에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의 막내 아들이자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 의장이 오르면서, 기존 조대식 의장을 비롯한 부회장단은 2선으로 물러났다.

비슷한 시기 LG그룹에선 그룹 2인자로 통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회사를 떠났다. 권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구본무 선대회장이 임명한 부회장단은 아무도 남지 않게 됐다. 구광모 LG 회장을 중심으로 3부회장에서 2부회장 체제로 전환됐고,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권봉석 LG 부회장이 유임됐다.

삼성은 지난 2017년 3월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해체했다. 미전실은 1959년 이병철 삼성 창업주 지시로 삼성물산 내 설치된 비서실을 토대로 만들어졌는데, 조직과 기능 규모가 커지면서 비서실장은 그룹 내 2인자로 통했다. 비서실,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미전실 등으로 변모한 조직은 오너 일가를 보좌하며 삼성을 움직이는 실세였다. 공교롭게 2000년대 들어 미전실을 이끌었던 인물들은 줄줄이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오너 3세들의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이전처럼 뚜렷한 2인자를 두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신임하는 김걸, 장재훈 사장 등이 있긴 하지만 과거 정몽구 회장 시절 측근이던 김용환 전 부회장 같은 2인자는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아들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가 관심을 받고 있다. 한화그룹에서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 HD현대그룹에서는 정기선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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