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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발표

공정위 “동생 ‘경영참여’ 안해” 판단했지만
연봉 4억원에 쿠팡 미국법인 주식도 소유
“총수 지시따라 움직이지는지 확인해야”
김범석 쿠팡 의장. 쿠팡 제공.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가 총수(동일인) 지정을 피했다. 총수 지정권한을 지닌 공정거래위원회가 새로 도입한 ‘동일인 법인 지정이 가능한 예외 규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해서다. 3년간 이어진 김 의장의 총수(‘자연인’ 동일인) 지정 논란에 공정위가 종지부를 찍은 듯하지만, 쿠팡에서 일하며 연봉 약 4억원을 받는 김 의장의 동생 김유석씨가 논란의 불씨로 남았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해당 기업집단의 각종 내부거래와 관련해 이 동일인에게는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금지’ 규제가 부과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는 쿠팡의 경우 김범석 의장 ‘자연인’이 아닌 쿠팡의 국내 사업지주회사인 쿠팡㈜를 ‘법인’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쿠팡은 모회사인 미국법인 쿠팡아이앤씨(Inc.)가 국내법인 쿠팡㈜를 100% 소유해 지배한다. 김 의장은 국내법인(쿠팡아이앤씨가 지분 100% 보유) 지분은 없고, 쿠팡아이앤씨 주식만 보유하고 있다.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 논란은 2021년부터 이어져 왔다. 이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처음 이름을 올리며 김 의장이 ‘자연인’ 동일인으로 지정됐어야 했으나, 김 의장이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쿠팡이 반대했고, 외교부·산업부도 통상 마찰 우려 제기하면서 공정위는 3년째 김 의장을 자연인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못했다. ‘법인’ 동일인 지정을 계속 유지해온 것이다.

이에 공정위가 이달 초 ‘자연인이 아닌 법인을 자연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을 마련했는데, 김 의장은 이 예외 조건에 모두 부합한다고 본 것이다. 이 예외규정을 보면, 먼저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김범석)이 최상단회사(쿠팡Inc.)를 제외한 국내 계열회사에 출자하지 않아야 한다. 또 총수 일가가가 계열회사에 출자하거나 임원으로 재직하는 등 경영에 참여해서도 안 된다. 총수와 총수 일가 모두 국내 계열사 간 채무보증과 자금대차도 없어야 한다.

다만 총수일가의 경영참여 부분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남는다. 김 의장의 동생 김유석씨가 쿠팡에서 일하고 있어서다. 공정위가 밝힌 김유석씨의 업무는 ‘글로벌 물류효율 개선총괄’이고, 직급은 ‘디렉터’다. 김유석씨가 회사 운영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경영에 참여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김유석씨는 쿠팡에서 일하며 연봉 약 4억원(2023년)을 받으며, 쿠팡Inc.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 김씨는 한국법인 쿠팡㈜ 소속으로 일하다가 2023년 초에 미국법인 쿠팡Inc.로 소속을 옮겼으나 여전히 파견 형식으로 쿠팡㈜에서 일하고 있다. 김 의장의 ‘자연인’ 동일인 지정을 피하기 위한 행위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김범석 의장 본인도 2021년 6월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발생 당일 국내법인 의장직 및 등기이사에서 사임한 바 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기업집단에서 일하는 친족의 직위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역할을 확인해야 한다”며 “가족을 파견 보내 총수의 직접적인 지시를 수행하거나 국내 기업의 상황을 모니터링해서 총수에게 보고하는 경우가 많은데, 쿠팡도 이런 사례에 해당하는지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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