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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특정 MC 거부하자 제작 중단”
사측 “재단장 과정 의견차, 폐지 아냐”
‘신뢰 회복’ 하겠다던 KBS 잡음 계속
KBS PD협회 관계자들이 14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들은 사측이 ‘역사저널 그날’ 진행자를 갑작스레 교체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를 제작진이 받아들이지 않자 프로그램을 폐지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윤웅 기자

KBS 1TV 역사 토크쇼인 ‘역사저널 그날’을 두고 제작진과 회사측의 갈등이 표출됐다. 지난 2월 프로그램 재정비를 위해 방송을 중단했던 ‘역사저널 그날’이 최근 방송 재개를 위해 새로운 진행자 섭외를 마치고 첫 방송 녹화를 진행하려 했으나, 사측이 갑작스레 진행자 교체를 요구하며 사실상 프로그램을 폐지하려 했다는 PD들의 주장이 나왔다.

KBS PD협회는 14일 “낙하산 MC인 조수빈씨를 제작진이 거부하자 프로그램이 사실상 폐지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며 “프로그램을 없앨 정도의 힘이 있는 출연자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이며, 이 결정이 이제원 제작1본부장의 개인 의견인지, 박민 사장, 혹은 더 윗선의 결정인지 제작진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훈석 언론노조 KBS본부 시사교양 중앙위원은 “각종 외압부터 진행자 교체, 아이템 변경은 많이 겪었지만, 이번 사례는 여러 가지로 의문이 많다”며 “진행자를 교체하려면 최소한 한 달 전에는 얘기해서 제작진과 다툰다. 그런데 녹화 3일 전에 바꾸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역사저널 그날’의 제작진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달 4일 새로운 진행자로 유명 배우가 섭외됐고, 다음 날 이 사실을 이 제작본부장에게 보고했는데, 첫 녹화(4월 30일)를 며칠 앞둔 지난달 25일 진행자를 조수빈(사진)씨로 변경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그 사이 일부 코너의 촬영까지 마친 탓에, 제작진은 제작본부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그렇게 2주간 제작이 중단됐고, 지난 10일 이상헌 시사교양2국장을 통해 ‘역사저널 그날’의 무기한 보류와 제작진 해산 결정이 통보됐다고 한다.

제작진이 사측의 결정과 통보에 반발하는 건 교체하려던 진행자 조수빈씨가 편향된 인물이며, 프로그램 제작에 제작진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려 하지 않은 일처리 때문이다. KBS 공채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조수빈씨는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과 미디어 특별위원회 위원이며, 백선엽장군기념사업회 이사를 맡고 있다. 조수빈씨 소속사는 “진행자 섭외를 요청받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제작진은 지난 8일 조씨 측으로부터 “일정상 ‘역사저널 그날’ 녹화에 참석이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김세원 KBS PD협회장은 “저희는 당장, 지금이라도 제작진이 준비하던 대로 제작이 재개되길 강력히 요구한다”며 “만약 이번 주 내에 (제작 재개가) 실현되지 않는다면 제작본부장, 사장 등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KBS는 “다음 시즌 재개를 위해 프로그램을 재단장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 형식과 내용, MC, 패널 캐스팅 관련 내부 의견 차이가 있었다”며 “‘역사저널 그날’은 폐지된 것이 아니며 향후 제작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재개 일정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했다.

지난해 말 박민 KBS 사장은 취임 직후 대국민 사과를 하며 “KBS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하겠다”고 했으나 KBS 내부에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방영 예정이던 ‘다큐인사이트’의 세월호 10주기 방송은 제작진 반대에도 아이템 변경 및 6월 이후로 방영 연기를 요구하다 방영이 무산됐었다. 또 ‘전국노래자랑’ 최연소이자 최초의 여성 진행자였던 김신영을 사측이 갑작스레 하차시키면서 시청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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