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물갈이 인사'에 말 아껴…충돌 피했지만 불편한 기색
갈등 표면화 가능성에 중간 간부 인사 주목…이르면 내주 관측


출근하며 입장 밝히는 이원석 검찰총장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전날 법무부가 단행한 인사에 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5.14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계기로 검찰과 대통령실·법무부 간 갈등이 표면화할 가능성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인사에 대한 평가나 거취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삼가면서도 '7초 침묵'으로 심기가 편하지 않다는 점을 드러냈다.

당장 전면전은 피한 모양새지만,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수사 상황과 후속 중간 간부 인사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 총장은 14일 대검찰청에 출근하면서 '남은 임기는 끝까지 소화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공직자로서, 검찰총장으로서 저에게 주어진 소명과 책무를 다하겠다"고 답했다.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오는 9월까지 약 4개월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전날 법무부가 김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지휘 라인을 전면 교체하고 총장의 '수족'인 대검 참모진도 대거 물갈이하자 법조계에서는 이 총장이 인사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는데, 이를 일축한 것이다.

이 총장은 인사 내용이나 과정에 대해서도 "제가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의혹 등에 대한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술자리 회유' 의혹,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 조카 장시호 씨 회유 의혹 등 검찰 조직을 향한 외풍이 거센 상황에서 수장이 자리를 비우거나 논란을 키우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총장은 이날 "인사는 인사이고 수사는 수사",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라며 변함없이 검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취재진 만난 뒤 출근하는 이원석 검찰총장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한 뒤 청사로 향하고 있다.
전날 법무부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을 전격 교체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 실무를 지휘하는 1∼4차장검사를 전원 물갈이했고, 이원석 검찰총장의 대검찰청 참모진도 대거 교체했다. 2024.5.14 [email protected]


이 총장이 원칙적인 입장을 강조함에 따라 인사 후폭풍이 당장 확산하는 상황은 피했지만, 향후 중간 간부 인사 등이 불씨가 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 총장도 이날 법무부와 견해차가 있다는 점은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검찰 인사가 사전에 충분히 조율됐느냐'는 질문에 답변하는 도중 심각한 표정으로 7초가량 말을 멈추고 침묵했다.

서울중앙지검 지휘 라인, 대검 참모진을 전면 물갈이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전날 퇴근길에 '인사를 총장과 협의했느냐'는 기자 질문에 "필요한 절차를 다 했다"고 답변한 것과 거리가 있다.

대검 내부에서는 "도대체 왜 이 시점에 인사를 했는지 모르겠다", 법무부에서는 "장관이 총장과 여러 차례 협의했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 총장은 후속 인사 시점에 대해서도 "제가 알 수 없는 문제"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고검 검사(차장·부장검사)급 중간 간부 인사 결과가 갈등의 분출 여부를 가를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에서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사를 지휘하는 형사 1부장·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반부패수사2부장의 교체 여부, 공석이 된 1∼4차장 후임자 임명 등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중간 간부 인사 기조 등을 정할 검찰 인사위원회 기일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앙지검 차장 등 중요 보직을 마냥 비워둘 수는 없는 만큼 조만간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법무부는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고급검사급 인사 관련 외부기관 파견검사 및 내부 공모직 공모를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법무부가 지원자 접수 기한을 17일 오후 6시까지로 제시한 만큼 이르면 내주 중간 간부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무부는 지난해의 경우 9월 4일 검사장 인사를 냈고, 약 2주 뒤인 20일 중간 간부 인사를 발표했다.

명품 가방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소환 조사할지, 서면 조사 등으로 대체할지 등 수사 방식을 놓고 이견이 생길 경우에도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사장이 혼자 김 여사 사건 수사를 컨트롤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차장·부장으로 소위 윤석열 사단이 오는지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8560 군기훈련 중 사망한 훈련병 '근육 손상' 증상 보여…‘가혹행위’ 논란 불거지나 랭크뉴스 2024.05.29
18559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서 직원 2명 방사선 피폭(종합2보) 랭크뉴스 2024.05.29
18558 군용 신호키트 파편이 어린이집 텃밭에…4살 아이 다쳐 랭크뉴스 2024.05.29
18557 ‘이재명’ 수사지휘 ‘친윤 검사’, 도이치 사건 지휘 맡는다 랭크뉴스 2024.05.29
18556 주택·도로·논밭 덮친 북 ‘오물풍선’ 260개…GPS 교란 공격도 랭크뉴스 2024.05.29
18555 장호진 "대통령과 국방장관 통화는 자연스러운 일…안하면 문제" 랭크뉴스 2024.05.29
18554 北, 오물 풍선 날리고 GPS 전파 교란… 대통령실 "심리전 테스트" 랭크뉴스 2024.05.29
18553 상가 화장실에 생후 한 달 영아 유기… 20대 미혼모 구속 랭크뉴스 2024.05.29
18552 목말 타다 기왓장 와장창…하필 '보물' 건드린 40대 남녀, 결국 랭크뉴스 2024.05.29
18551 박정훈 보직해임 전후 대통령-이종섭 통화…용산 “자연스러운 일” 랭크뉴스 2024.05.29
18550 재검토 명령 전날에도 대통령과 통화 랭크뉴스 2024.05.29
18549 尹, 사상 초유의 4개 법안 '무더기 거부권'... 타협 없는 무시의 정치 랭크뉴스 2024.05.29
18548 홍준표 "22대 국회, 사상 최악 난장판 될 것…어떻게 감당할 건가" 랭크뉴스 2024.05.29
18547 ‘김호중의 감방생활’ 공개… 종일 쿨쿨, 삼시세끼 도시락 랭크뉴스 2024.05.29
18546 이번엔 성공할까?...백종원, 코스피 입성 재도전 랭크뉴스 2024.05.29
18545 "AI 반도체는 팹리스가 핵심…메모리에만 안주해선 안돼"[서울포럼 2024] 랭크뉴스 2024.05.29
18544 ‘채 상병’ 대대장 정신병원 입원…“책임 회피 않겠다, 유족께 죄송” 랭크뉴스 2024.05.29
18543 헐값 충주사과 논란, 유튜브 해명…다른 채널 홍보 전략? 랭크뉴스 2024.05.29
18542 인천 송도 길거리서 패싸움 중 칼부림…30∼40대 3명 구속 랭크뉴스 2024.05.29
18541 윤 대통령 통화하자 국가안보실·공직기강비서관실 움직였다 랭크뉴스 2024.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