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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한 직원이 휠체어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3000명 증원’ 의견을 정부에 냈던 대한종합병원협의회(협의회)가 일부 의사로부터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증원 3000명’ 제안했더니…의협, 고발 예고?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날 협의회 임원 7명의 명단이 올라왔고, 비판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정영진 협의회장(경기도 용인 강남병원장)을 향해서는 “저런 게 선배 의사냐” “신규 의사들은 단결해 절대 취업하지 말자” “대한민국 의료를 박살 낸 주범”처럼 과격한 글이 쏟아지고 있다.

협의회가 공격 대상이 된 것은 지난 1월 의대 증원 규모를 제시해달라는 정부 요청에 ‘매년 3000명씩 5년간 총 1만5000명 증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회신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협의회 제안은 정부의 ‘5년간 매년 2000명 증원’ 계획보다 증원 규모가 더 크다. 협의회는 정부에 낸 ‘의견 회신 양식’에서 “종합병원의 응급실·수술과 등 필수의료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없고 심각한 구인난 및 이로 인한 의사 인건비 급등으로 종합병원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협의회에는 중형 병원 40여곳이 속해있다.

협의회의 회신 내용은 정부가 지난 10일 의대 정원 증원 효력 집행정지 관련 항고심 재판부에 제출한 56건의 자료에 포함됐다. 이 자료는 의료계 측 법률대리인이 지난 13일 언론에 배포하면서 공개됐다.

임현택 의협 회장의 페이스북. 사진 페이스북 캡처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 회장이 원장인) 강남병원의 의료법,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법, 의료사고, 근로기준법 위반, 조세포탈, 리베이트, 기구상 수술 등 사례를 의협에 제보해달라”라며 협의회를 저격했다. 임 회장은 “돈 없어서 치료 못 받는 취약계층은 모두 강남병원으로 보내주길 바란다. 원장님의 꿈을 이루어드리자”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협의회는 “집단 테러를 당하는 것 같다”며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협의회 소속 한 병원 원장은 “수 억원을 주고도 의사를 못 구하는 건 현실 때문에 증원 찬성 의견을 냈을 뿐인데 협박성 연락이 빗발치고 있다”라며 “과도한 신상털기와 비방으로 괴롭다”라고 난감해했다. 다른 원장도 “필수의료 의사를 구하기 어려워 협의회 입장에서는 (병원) 생존의 문제를 이야기한 것”이라며 “의사들은 우리를 경영자라고 비판하지만, 병원은 의사의 것이 아니다. 환자와 국민을 위한 곳”이라고 말했다.

의대 증원에 찬성하거나 단체행동에 참여하지 않는 동료를 향한 의사들의 ‘좌표 찍기’는 되풀이되고 있다. 의협은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을 의료법 위반(무면허의료행위) 혐의 등으로 지난달 25일 고발했다. 조 원장은 의대 증원을 공개적으로 찬성한 대표적인 의료계 인사다. 지역 시민단체인 인천YMCA는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난 사건으로 조 원장을 고발하는 것은 그동안 (의대 증원에 찬성한) 조 원장에 대해 입틀막(입을 틀어 막는다)하고자 하는 의도”라는 성명을 지난달 30일 내기도 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한 뒤 “지금도 의사단체에서는 의대 증원 찬성 의견을 낸 인사들을 공격하고 압박하는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의사단체가 단체 내부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압박·공격하는 일부 관행은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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