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원석, 임기 내 ‘주가 조작’ 수사 매듭 의지
여권 쪽 “임기 보장돼도 부담 감수해야 할 것”
이원석 검찰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전날 법무부가 단행한 인사에 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사실상 ‘총장 불신임’에 준하는 검사장급 인사가 전격 단행된 이튿날 이원석 검찰총장이 “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라며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를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검찰총장으로서 저에게 주어진 소명과 책무를 다하겠다”며 스스로 물러날 생각은 없다는 점도 명확히 했기 때문에 김 여사 조사를 둘러싸고 대통령실과 검찰 간 2차 충돌도 예상된다.

13일 이뤄진 검사장급 인사는 이 총장이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의혹에 대해 ‘전담팀을 꾸려 수사하라’고 사실상 공개 지시한 지 11일 만에 이뤄졌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총장 간 갈등의 핵심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수사에서 시작됐다고 보는 게 정설이다.

이 총장은 자신의 임기 내 도이치모터스 수사를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14일 “총장은 책임지고 (김 여사 관련) 사건을 임기 내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도 포함돼있다”라며 “도이치 사건의 경우 총장에게 수사지휘권이 박탈돼있다고 하지만, ‘미제 사건 집중 처리하라’ 등의 일반적 지휘권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신속수사를 지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 조사를 둘러싼 검찰과 대통령실 간 갈등은 지난 4월 국회의원 선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말~올해 초 이원석 총장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김 여사 조사’를 강력히 요청했고, 이에 윤 대통령이 대규모 숙청 인사를 준비했다가 선거를 의식해 접었다고 알려져 있다. 검찰 간부 출신 한 법조인은 “총선 전 마련했던 숙청 안을 그대로 실행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전날 윤 대통령이 노골적 ‘진윤’ 인사를 단행했지만, 이 총장이 버티고 있는 동안에는 대통령실 뜻대로 ‘진윤’ 인사들이 움직이기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이 총장은 “어느 검사장이 오더라도 수사팀과 뜻을 모아서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라며 신임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신뢰를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통령실 기류는 심상치 않다. 여권 관계자는 “총장이 안 나간다고 하면 대통령실이 나가라고 할 순 없으니 임기는 보장될 것이다. 다만 본인이 부담은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당초 이달 내 수사 마무리가 목표였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수사하는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도 오는 7∼8월 공범들의 항소심 선고를 전후해 김 여사 조사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여름께에는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조사가 불가피하고, 조사 방식 등을 두고 대통령실과 검찰이 또다시 충돌하게 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고검 검사(차장·부장검사)급 중간 간부 인사 결과도 갈등의 분출 여부를 가를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장·반부패수사2부장의 교체 여부, 공석이 된 1∼4차장 후임자 임명 등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1460 “학폭으로 망막 훼손”… 고작 ‘옆 반’ 교체 처분 시끌 랭크뉴스 2024.05.27
21459 '동일인 논란' 총수의 무게, 회사마다 다르다?[100대 기업 10년의 지각변동] 랭크뉴스 2024.05.27
21458 카타르항공 여객기 비행 중 난기류…십여 명 부상 랭크뉴스 2024.05.27
21457 새로운 100대 기업, 무엇이 달라졌나[100대 기업 10년의 지각변동] 랭크뉴스 2024.05.27
21456 [최훈 칼럼] 달콤한, 그러나 치명적인 ‘다수의 유혹’ 랭크뉴스 2024.05.27
21455 "尹대통령 지지율 30.3%…7주 연속 30% 초반대"[리얼미터] 랭크뉴스 2024.05.27
21454 “냄새 밸까 봐?”…아파트 창틀에 서서 담배 핀 입주민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4.05.27
21453 100대 그룹 자산, 3027조원…GDP 추월 [100대 기업 10년의 지각변동] 랭크뉴스 2024.05.27
21452 “안방도 아니고”…지하철 자리 4칸 차지한 채 ‘벌러덩’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4.05.27
21451 北, 한중일정상회의 직전 정찰위성발사 예고…"6월4일전에 쏜다"(종합2보) 랭크뉴스 2024.05.27
21450 김호중식 음주 뺑소니? 차량 7대 들이받고 소나타 두고 튀었다 랭크뉴스 2024.05.27
21449 바이오시밀러 호시절 끝나나…갈수록 독해지는 특허 전쟁 랭크뉴스 2024.05.27
21448 주운 카드로 300원 긁은 여학생들…감동 이유 [아살세] 랭크뉴스 2024.05.27
21447 미국 중남부 강타한 폭풍우·토네이도로 최소 15명 사망 랭크뉴스 2024.05.27
21446 '서울대 n번방' 가해자들 제대로 처벌 받을까? 랭크뉴스 2024.05.27
21445 '칼국수 1만원·삼겹살 2만원 시대'…외식 포기하자 벌어진 일 랭크뉴스 2024.05.27
21444 아파트 창틀서 아찔한 흡연… 내려오라 해도 “싫어요” 랭크뉴스 2024.05.27
21443 '30% 덫'에 걸린 尹지지율… 7주 연속 30%초반대[리얼미터] 랭크뉴스 2024.05.27
21442 침착맨, 민희진과 무슨 사이?…"도덕적 문제 있나?…탄원서 내가 냈다" 분노 랭크뉴스 2024.05.27
21441 북 “이르면 오늘 위성 발사” 일본 통보…한중일 정상회의하는데 랭크뉴스 2024.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