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교육부의 디지털 튜터,테크매니저지원체계. | 교육부 제공


부산시교육청이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이하 AI 교과서) 교장·교감 연수를 추진하며 5성급 호텔에 13만원 상당의 코스요리를 미리 예약해두고 입찰공고를 낸 사실이 확인됐다. 부산 지역 교사들 사이에서는 ‘호화 연수’ 논란이 일었다. 올해 AI 디지털교과서 예산만 5333억원이 배정됐는데, 시·도 교육청이 이를 제대로 활용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시교육청은 지난달 22일부터 닷새간 AI 교과서 관리자 연수를 진행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이에 앞서 직무연수 운영 입찰 공고를 냈다. 부산시교육청이 작성한 입찰 제안요청서를 보면 부산시교육청은 5성급인 A호텔을 예약을 해놓은 상태로 입찰공고를 냈다. 위탁업체는 부산시교육청의 예약을 승계하거나 또 다른 부산 소재 5성급 호텔에서 행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적었다.

부산시교육청의 AI 디지털교과서 관리자 직무연수 입찰제안요청서. | 독자 제공


부산시교육청은 또 ‘참석 인원에 따른 식사는 코스요리(에피타이저-스프-전채요리-스테이크-디저트-커피)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부산 해운대에 있는 A호텔의 코스요리는 1인당 13만원부터 시작한다. 이번 연수를 진행한 위탁업체는 2억5500만원을 써내 AI 교과서 연수를 낙찰받았다. 연수 참여자 1343명의 코스요리 식비만 1억7459억원으로, 전체 연수 예산의 70% 가량이 식비에 들어간 셈이다.

통상 식사비로 쓸 수 있는 공공기관 회의비는 2만~4만원 안팎에서 책정된다. 국무조정실은 지난해 공공기관에 고급호텔에서 회의를 자제하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연수에 다녀온 교장·교감 선생님들 사이에선 뒷말이 나왔다. 부산시교육청에도 ‘호화연수’를 지적하는 민원이 들어갔다. 연수에 참석했던 한 교감은 “예산을 쓰기 위한 의전용 연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이 소도시도 아니고 대형 연수를 할 장소는 많다”고 했다. 부산의 한 고교 교사는 “맨날 예산없다고 하면서 호화연수 논란을 굳이 자초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내년 도입을 목표로 추진되는 AI 교과서 예산만 올해 5333억원이다. 교사 역량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교원 연수 예산만 3800억원이 배정됐다. 일선 교사들은 예산의 불균형한 배분을 지적했다. AI 교과서 선도교사단의 B교사는 “인건비를 빼면 한 학교의 1년 지출이 2억원이 넘지 않을 만큼, 장학사·장학관들이 다루는 예산 규모가 크지 않다”며 “갑작스레 수십억원에 달하는 연수예산을 배정받아 용처를 찾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AI 선도교사단의 C교사는 “AI 교과서 예산이 집중됐기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준비물비나 기초학력 강사비가 줄어든 학교가 적지 않다”고 했다.

부산시교육청은 “당장 AI교과서가 내년에 도입되기 때문에 관리자 연수를 굉장히 신경쓴 것은 맞다”며 “하루 300명을 수용할 장소, 주차 공간, 대형 LED 설치 등을 갖춘 곳이 이곳뿐이었다. 교장·교감 선생님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컸고 연수의 효과도 높았다”고 했다.

교육부는 이날 초·중등 디지털 인프라 개선계획을 발표했다. AI 교과서 도입 전 963억원을 투입해 학내 디지털 인프라개선, 디지털튜터 배치 등을 추진한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2405 우원식 “갈라치기 자제” 당부에도…정청래 “당원이 분노” 랭크뉴스 2024.05.17
22404 공정위, 쿠팡 멤버십인상 동의절차 '눈속임' 의혹조사…"법준수"(종합) 랭크뉴스 2024.05.17
22403 피비린내, 보리 냄새 섞여…‘5월 보릿병’ 앓는 계엄군 김승식씨 랭크뉴스 2024.05.17
22402 [태원준 칼럼] 의대 증원, 이제 의사들이 물러설 때 랭크뉴스 2024.05.17
22401 박찬대, 김건희 여사 활동 재개에 " '수사 안 하겠다' 약속 받은 것 아니냐 의심" 랭크뉴스 2024.05.17
22400 “정책 반대하는 의사파업 안돼”… 집행정지 기각 결정문에 담긴 질책 랭크뉴스 2024.05.17
22399 김호중 소속사 “휘청이다, 주관적 표현”…음주 거듭 부인 랭크뉴스 2024.05.17
22398 진양곤 HLB 회장 "간암 신약 허가 불발, 中 파트너 문제" 랭크뉴스 2024.05.17
22397 의협 회장 "의대 증원 집행정지 기각, 의료시스템 사망 선고" 랭크뉴스 2024.05.17
22396 윤, 與초선 당선인과 만찬…“재의요구권 적극 활용하라” 랭크뉴스 2024.05.17
22395 외식비 변동 없다던 소비자원, 자장면·김치찌개 값 다 올라 랭크뉴스 2024.05.17
22394 물리학계 0.5% 과학자, 비결은 아이…“연구 스트레스 육아로 푼다” 랭크뉴스 2024.05.17
22393 동화기업 ‘부정적’ 등급전망 후 첫 회사채 발행... 자금 조달 부담 커졌다 랭크뉴스 2024.05.17
22392 인천 오피스텔 12층 발코니에 매달린 20대 여성 추락사 랭크뉴스 2024.05.17
22391 ‘소요 사태’ 누벨칼레도니에서 ‘틱톡’은 왜 차단됐나 [특파원 리포트] 랭크뉴스 2024.05.17
22390 오동운 "공수처 검사들 소신껏 일하도록 외부 압력 막을 것" 랭크뉴스 2024.05.17
22389 개미는 美 FDA 승인 믿고 한달째 사들였는데… HLB그룹 시총 하루 새 5조원 증발 랭크뉴스 2024.05.17
22388 박정희 ‘보복 북진론’ 와중에 미국서 받은 팬텀기 6대…55년 만에 퇴역 랭크뉴스 2024.05.17
22387 “슈퍼맨 두 분 찾습니다”…쌀재터널에서 생긴 일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4.05.17
22386 조국 "개헌특위서 대통령 4년 중임제 변경 논의하자" 랭크뉴스 2024.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