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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초고속’ 앞세워 국내 시장 공략 속도
백화점에 팝업 매장 내고, 한국 디자이너와 협력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있는 한 여성복 매장은 젊은 여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 10일 문을 연 샵사이다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다. ‘LA에서 날아온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괄형 패션) 브랜드’라고 소개된 샵사이다는 2020년 홍콩에서 설립된 온라인 패션 쇼핑몰로, 최근 들어 국내시장 사세를 확대하고 있다.

K팝 스타도 입은 中 초저가 패션... 韓 백화점 진출
미국 LA에 본사를 둔 샵사이다는 대부분의 옷을 중국에서 만든다. 상품을 주문하면 중국 광저우 물류센터에서 배송되는 구조다. 이를 통해 트렌디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을 구현, 전 세계 Z세대(1990년 이후 출생) 여성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샵사이다는 2022년 12월 한국에 시더코리아홀딩 주식회사라는 상호로 법인을 내고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무실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뒀고, 1990년생 중국인 원항(Wen Hang) 씨가 사내이사로 등기됐다.

그래픽=정서희

지난해 서울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연 데 이어, 지난달에는 더현대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국내 패션 쇼핑 플랫폼 에이블리에도 입점했다.

샵사이다는 알리, 테무와 함께 중국 3대 쇼핑 앱으로 불리는 패션 플랫폼 쉬인(2012년 설립)보다 후발주자지만, 국내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다. ‘블랙핑크’ 제니, ‘아이브’ 장원영 등 케이(K)팝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즐겨 입으면서다. 현재 130여 개국에서 판매 중인데, 한국은 매출 5위를 차지한다.

쉬인도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쉬인은 2022년 말 쉐인서비스코리아 유한회사라는 사명으로 한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사무실은 서울 성수동에 두고 있으며, 1987년생 중국인 장양(ZHANG YANG)을 등기이사로 등기했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쉬인은 국내 디자이너들과 협력해 디자인 및 의류 샘플을 제작하고 있다. 더불어 국내 패션 브랜드 입점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자체 브랜드(PB) ‘데이지’의 모델로 한국 배우 김유정을 내세웠다.


자라보다 싸고, 빠르다... 초저가·초고속 무기
쉬인과 샵사이다의 강점은 초처가와 초고속 전략에 있다. 쉬인의 경우 인공지능(AI)으로 최신 패션 트렌드를 파악해 디자인 후 중국 협력사에서 생산하는데, 디자인 스케치부터 생산까지 걸리는 기간이 최대 10일이다. 하루에 출시하는 신상품은 6000여 개. 평균 상품 가짓수(SKU)의 가격은 14달러로 H&M(26달러), Zara(34달러)보다 낮다. 이런 탓에 해외에선 ‘울트라 패스트패션’이라고 부른다.

이들 플랫폼은 디자인과 품질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쉬인은 758억원을 투자해 20개국에서 3000명의 디자이너를 양성해 자체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였다.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1층에 위치한 샵사이다 팝업 매장. /롯데백화점

중국 패션 플랫폼이 국내 시장을 조준하는 이유는 세계 패션 시장에서 한국이 가지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K팝 등 K콘텐츠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한국에서 성공해야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도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제니가 입은 2만원대 샵사이다 상의는 단숨에 동나며 샵사이다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리적 패션을 지향하고 이를 규제하려는 미국, 유럽 등과 달리 국내에는 아직 윤리적 패션 개념이 정착되지 않은 것도 이유로 꼽힌다. 쉬인의 경우 초저가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 신장 위구르에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면화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미국 상장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영국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패션 시장에서 중국 플랫폼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조짐이다. 국내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로부터 1000억원 상당의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윤은영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 책임연구원은 “과거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타이틀답게 저렴한 노동력으로 값싼 제품을 무작정 찍어낸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기획력과 소싱(조달)력이 상당 수준으로 올라갔다”면서 “국내 패션업계도 디자인과 품질 면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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