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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에서 연일 “대통령 거부권 제한” 주장을 펴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특검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4.5.8/뉴스1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열 번째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는 앞으로 이 정국을 최악으로 몰고 갈 핵폭탄”이라며 “해병대원 특검법 거부권을 그만 만지작거리고 내려놓으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막무가내 거부권을 계속 인내할 국민은 없다”며 “온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거부권 선택은 정권 몰락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번 주중 윤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거라고 전망한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7일 정부로 이송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은 15일 이내에 공포하거나 재의를 요구해야 한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한다면 반드시 재의결을 통해 가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야6당과 함께 특별한 비상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ㆍ정의당ㆍ새진보연합ㆍ진보당 등 야6당은 25일 서울 시내에서 범국민 공동집회를 열고 특검법 거부권을 규탄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야권에선 최근 거부권을 제한하는 개헌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분출하고 있다. 민주당 헌법개정특위 위원장인 윤호중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거부권을 제한하고 대통령이 국회의장처럼 당적을 가질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은 어디까지나 헌법수호를 위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할 뿐, 가족이나 측근을 수호하기 위해 행사해서는 안 된다”며 “무소불위의 대통령 권한은 이제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회의장 경선에 출마했다가 추미애 당선인과 단일화한 조정식 의원도 대통령 거부권 재의표결 기준을 현행 200석에서 180석으로 완화하겠다는 개헌 공약을 내걸었다. 헌법 제53조에 따라 재표결 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된다. 조 의원은 지난 12일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 탄핵 기준이 재석 3분의 2인 200석인데, 거부권 재의표결 기준이 탄핵 기준과 같은 것은 과하다는 것이 일반적 의견”이라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기준인 180석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강경 주장의 배경엔 “미리 거부권에 대한 비판 여론을 다져놓으면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과 ‘김건희 특검법’ 을 둘러싼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범야권이 22대 총선 압승에도 거부권 무력화가 가능한 200석 고지를 넘지 못한 상황에서 22대 국회 개원 후 이같은 개헌론이 더욱 힘을 받을 거란 분석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개헌선에 야당이 근접했으니 앞으로 꾸준히 원포인트라도 개헌을 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를 비롯한 조국혁신당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들과 채해병 특검 관철을 위한 비상행동을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초선 당선인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천막에서 함께 채해병 특검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최근 야권에서 “거부권 행사는 탄핵 사유”라는 주장이 연일 제기되면서 여권에선 “입법권력을 장악한 민주당이 행정권력까지 넘본다”는 비판도 나온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13일 민주당 초선 당선인의 천막 농성장을 방문해 “이 사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건 헌법이 규정한 거부권 취지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헌법 위반 사례”라며 “거부권 행사가 곧 탄핵 사유”라고 주장했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1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과 이해관계가 있는 법률에 대해 함부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건 헌법을 위반한 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이 사실상 총선 결과로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건데, 헌법 상 규정된 야당의 한계를 넘을 수는 없다”며 “무리한 개헌 추진 등 독주는 역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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