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인명여고에서 선생님들이 제자들이 그린 자신들의 캐리커처를 감상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승의 날을 앞두고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0~30대 교사들이 빠듯한 임금과 악성 민원을 교직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라고 꼽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서울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 특수학교 교사 1,0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20~30대 교사들은 교직을 떠나는 주된 원인(2개 선택)으로 '대도시에서 한 달 살기 빠듯한 임금'(34%)과 '악성 민원'(34%)을 가장 많이 들었다.

이어 '학생 생활지도에 대한 어려움'(18%), '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8%)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교사로서 보람, 희망을 느낄 계기가 줄어든다', '교육청 등에서 교사들을 통제하는 매뉴얼을 너무 많이 생산한다'는 등 답변도 있었다.

교직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7점으로 나타났다. 학교별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6.4점으로 가장 높았고, 초등학교와 특수학교가 5.3점, 유치원 4.6점 순이었다. 특수학교를 제외하면 학생의 나이가 어릴수록 만족도가 떨어진 셈이다.

저경력 교사를 위한 임금 인상 정책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는 80%가 "매우 필요하다"고 답했다. '청년 교사의 안정된 경제생활을 위해 임금 인상 이외에 어떤 지원 방안이 필요하느냐'는 문항에는 '주거 안정 지원'(83%)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어 '교통 비용 지원'(7%), '문화생활 지원'(4%)이 뒤따랐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지난해 서이초 사건은 부푼 꿈을 안고 교직에 나오지만, 그 꿈을 펼치기에는 버거운 학교 현실을 보여준 안타까운 일이었다"며 "비극을 다시 마주하지 않기 위해 청년 교사에 대한 지원책을 꼭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교원 임금 인상과 저연차 교사 임금 대책 마련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김소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