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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패싱' 관련 언급 자제···수사팀에는 ‘믿음 거론’
발언 중 7초 멈춰··· 인사 대한 우회적 불만 표현한 듯
추가 인사에 수사도 진행형···외압은 여전히 우려 뿐
지휘부 교체로 이번주 차·부장급 후속인사 가능성도
이원석 검찰총장이 1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이원석 검찰총장이 대대적 검찰 고위직 인사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가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에 “증거와 법리에 따라 원칙대로 수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장 교체 등 인사와 상관 없이 엄정하게 수사한다는 원론적인 발언이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혹여 있을 수 있는 사퇴설이나 수사 외압 등을 경계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총장은 14일 대검찰청에 출근하기 앞서 ‘법무부가 총장과 인사에 대해 충분히 사전 조율을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제 단행된 검사장 인사에 대해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짧게 답했다. 그는 해당 발언을 하면서 7초가량 침묵하는 등 고뇌에 찬 표정을 짓기도 했다. 후속 인사 시점에 대해서도 “제가 알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13일 단행된 대대적 검찰 고위직 인사에 대해 간접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특히 김 여사 수사에 대해선 “어느 검사장이 오더라도 수사팀과 뜻을 모아서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라며 “(저는) 우리 검사들을, 수사팀을 믿는다. 인사는 인사이고, 수사는 수사”라고 강조했다.

다만 ‘인사 시점과 규모를 예상하지 못했느냐’, ‘용산과의 갈등설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각각 “인사에 대해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남은 임기 넉 달 동안 수사를 마무리할지, 임기를 끝까지 소화할 것인지 등에 대해선 “검찰총장으로서 공직자로서, 저에게 주어진 소임, 직분, 소명을 다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다”고 밝혀 당장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전날 법무부가 단행한 검찰 고위직 인사에 관해 입장을 내놓은 1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이날 이 총장은 “어제 단행된 검사장 인사에 대해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저는 우리 검사들을, 수사팀을 믿는다. 인사는 인사이고 수사는 수사”라고 답했다. 연합뉴스


겉으로 보기에는 공직자로서 수사·인사에 대한 원칙적인 답변이다. 하지만 이 총장이 극히 발언을 자제한 것을 두고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인사를 두고 의견 충돌을 보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 장관이 전날 퇴근 길에 ‘인사를 총장과 협의했느냐’는 기자 질문에 “필요한 절차를 다 했다”고 답한 것과는 뚜렷한 온도 차가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검찰청법 제34조(검사의 임명 및 보직 등)에 따라 최근 인사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는 했지만, 상호 만족할 만한 결과를 도출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이 총장이 인사 발표 후 측근들에게 “법무부와 사전 논의는 있었으나, (인사가) 일방적”이라고 밝혔다고 알려진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게다가 이 총장이 수사팀에 대한 ‘믿음’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이날 발언이 ‘향후 인사·수사 과정을 지켜본 후 대응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앞서 인사에서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장과 1~4차장이 승진·이동하고, 대검찰청 참모진도 대부분 교체되면서 수사 환경에 대한 대대적 변화가 예고됐다. 게다가 차·부장 등 고검 검사급 인사도 곧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대검부터 서울중앙지검까지 검찰총장을 제외한 수사 지휘 라인에 대대적인 변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수사가 현재 진행형이라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할 수 있다는 건 아직 우려에 불과하다. 그만큼 이 총장이 실제 이뤄지지 않는 외압 등을 직접 언급하기 보다는 수사 과정을 예의주시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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