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기도자를 구조한 김은우(왼쪽 두번째)양에게 표창장을 수여한 경북경찰청. 연합뉴스
"아저씨 안 돼요. 저랑 얘기 좀 해요. 제발 제발."
지난 12일 오후 8시 53분쯤 경북경찰청 112 치안종합상황실에는 "형산강 다리에서 누가 뛰어내리려고 해요. 빨리 와주세요"라는 다급한 신고 전화 한 통이 접수됐다.
신고자는 포항중앙여자고등학교 3학년생인 김은우(18)양이었다. 김양은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형산강 연일대교에서 난간을 넘어 뛰어내리려던 40대 남성 A씨를 발견하고 신고한 것이었다.
김양은 난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온몸을 형산강을 향해 숙이고 있던 A씨의 두 다리를 꼭 부여잡았다. A씨 다리는 아스라이 난간 사이에 걸쳐진 상태였다.
신고 접수 이후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3분이었다. 경찰은 그사이 김양이 "이야기 좀 하자" "제발. 제발"이라며 A씨를 설득하는 소리가 112상황실 수화기 너머로 들렸다고 전했다. 김양은 경찰이 출동해 A씨를 다리 난간에서 끌어내릴 때까지 현장을 지켰다.
A씨는 우울증 등의 사유가 아닌 일시적인 개인사 때문에 순간 잘못된 선택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진정되자 그를 가족에게 인계했다.
경북경찰청은 자살기도자를 구조한 김양에게 감사의 뜻을 담아 지난 14일 표창장을 수여했다.
김양은 "무조건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어서 아저씨를 붙잡고 있었다"며 "아저씨가 살아서 정말 다행이고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마음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