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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 인사 이튿날 내부망에 사직글
27기 대표 특수통... 저축銀 등 수사
대검 대변인, 기조실장 등 요직 거쳐
주영환 부산고검 차장검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 주영환 부산고검 차장검사(검사장)가 14일 사의를 표명했다. 전날 단행된 검사장급 인사에서 고검장 승진 없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 보임되자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다.

주 검사장은 이날 검찰 내부 전산망 이프로스에 "긴 세월에 걸친 검찰 여정에 마침표를 찍고자 한다"며 "이 순간, 고맙다는 말 이외에는 다른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고 검찰 구성원들에게 사직 인사를 전했다.

그는 "검찰의 사명은 범죄로부터 국민, 사회, 국가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순간 한순간 정의와 형평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지난 날을 되돌아봤다. 이어 "그 여정에서 부족함이 많았지만 함께 했던 모든 분들의 격려와 성원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이제 소임을 마치고 떠나겠다"고 적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촉발된 수사 지연 등 문제점에 대한 우려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형사사법제도의 급격한 변화로 범죄 대응력이 느슨해졌다"며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켜줄 수 있는 더 나은 형사사법시스템을 희망해 본다"고 덧붙였다.

'특수통' 주 검사장은 사법연수원 27기 검사들 중 이원석 검찰총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과 함께 특수수사 능력이 손에 꼽혔다.

그는 2003년 굿모닝 시티 분양 사건을 수사하면서 핵심 피의자였던 윤창열 사장을 추적 끝에 검거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소속이던 주 검사장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도주한 윤 사장을 10여 일간 추적한 끝에 검거했다. 시속 150~160㎞로 강변북로를 따라 도주하는 윤 사장을 자신의 차량으로 끈질기게 따라붙어 결국 체포했다. 윤 사장은 3,700억 원의 분양대금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후에도 주 검사장은 주요 사건 수사에 참여해 굵직한 인물들의 사법처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10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남자'로 불리던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알선수재 혐의 사건 수사에 참여했고, 2011년에는 저축은행 합수단 2팀장을 맡아선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을 조사했다. 특히 핵심 피의자인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인천항을 통해 중국으로 밀항하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 해양경찰과 공조해 검거했다. 2015년에는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 소속으로 이완구 전 총리를 수사했다. 2016년에는 사정비리 중추 기구로 출범한 최정예 '미니 중수부'부패범죄특별수사단에서 1팀장으로 대우조선해양 사건을 수사해 주요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겨 대부분 실형을 받아냈다.

요직도 두루 거쳤다. 채동욱 검찰총장 시절인 2013년에는 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을 역임했고, 2017년 문무일 총장 때에는 '총장의 입'인 대검찰청 대변인을 맡아 검찰 과거사 문제 해결이나 검찰 개혁 작업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이후에는 인천지검 1차장검사,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대구지검장 등을 지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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