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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은 14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앞에서 7초간 침묵했다. 전날 법무부가 단행한 검사장 인사에 대해 “충분한 사전 조율을 거친 게 맞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서다. 이 총장은 “어제 단행된 검찰 인사는”이라며 운을 뗐다가, 입을 꾹 다물고 말을 잇지 않다가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말을 맺었다. 검사장 인사로 반부패수사부장을 제외한 대검 참모진이 거의 교체되고,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의혹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이끌던 서울중앙지검장과 그 휘하의 간부들도 교체됐다.

이 총장은 “용산과 갈등설이 빚어지는데 어떻게 보시나”, “(인사) 규모나 시점 등도 예상 못 하셨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검사장 인사에 따른 후속 인사 역시 “제가 알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통상적으로는 법무부가 검사인사에 대해 검찰총장과 의견을 조율하기 때문에 알 수 없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 수사 및 전날 단행된 대검 검사급 인사 등에 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이 총장은 김 여사에 대한 향후 수사에 대해선 원칙론을 시사했다. 이 총장은 “어느 검사장이 오더라도 수사팀과 뜻을 모아서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라며 “인사는 인사이고 수사는 수사”라고 말했다. 9월로 예정된 임기를 다 마칠 것이냐는 질문엔 “공직자로서, 검찰총장으로서 저에게 주어진 소명과 책무를 다하겠다”고 답했다.

전날 인사에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부산고검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명품백 의혹 수사를 맡은 김창진 1차장 검사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대장동·백현동 특혜·비리 의혹 수사 책임자였던 고형곤 중앙지검 4차장은 수원고검 차장으로 보임됐다. 승진 인사 형식이지만, 검찰 내에선 일선 수사에서 손을 떼게하려는 의도가 강한 인사로 보고 있다.

이번 인사는 지난 3일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위한 전담팀 구성을 지시한 후 11일만, 김주현 민정수석이 임명된 지 6일 만에 단행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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