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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한동훈 겨냥한 메시지 잇따라 내놔
홍준표와 함께 전당대회 앞두고 한동훈 견제
한동훈, 원희룡 회동은 전략적 행보 시각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울시 제공


여권의 대선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4·10 총선 참패에 대해 "프레임 전쟁에서 졌다"며 "외연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당을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 이후 패배감이 드리워진 여당 내부를 향한 메시지가 잦아지는 흐름이다. 공교롭게 최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당권 도전 가능성이 점쳐지는 잠룡들의 행보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대표가 2027년 대선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광역자치단체장인 오 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들에 대한 견제를 통해 경쟁구도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세훈 "당 중진으로서 당 견인해야 하는 입장"



오 시장은 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출장 중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총선의 전략적 패인을 지적했다. 그는 "여당은 유권자들의 시선을 과거가 아닌 미래로 돌리는 전략이 필요했는데 오히려 이·조(이재명 더불어민주당·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심판론, 운동권 심판론을 해서 심판론 안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또 "요즘 국민들은 선거 전에 있었던 발표나 제스처로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며 "평소에 설득력 있는 행보나 내실 있는 정책으로 꾸준히 메시지를 국민들께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사실상 선거를 이끈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그는 지난 3일에도 "정권 중반에 치러지는 선거에서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는 건 피했어야 하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이후 총선 참패 원인으로 보수 결집 실패를 꼽은 데 대해 오 시장은 "비대위원장과 의견이 같다 다르다를 떠나 당의 중진으로서 제가 오히려 당을 견인해야 할 입장"이라면서 자신의 역할을 부각했다. 실제 오 시장은 선거 참패 이후 수도권 지역 여당 출마자들은 물론 야당 당선자들과도 만나면서 보폭을 넓혔다. 이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선거 참패로 당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위기 상황이 오 시장에게 기회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동훈, 원희룡과 만찬 회동... 물밑 행보



이런 흐름은 오 시장과 처지가 같은 홍 시장에게서도 감지된다. 이미 총선 참패 이후 홍 시장은 한 전 위원장의 저격수 역할을 하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한 전 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 지시로 우리를 궤멸시킨 국정농단 사건의 참상을 나는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며 "용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당시 수사라인의 최고 책임자였던 윤석열 대통령과는 비공개 만찬까지 하는 홍 시장의 한 전 위원장 저격은 차기 대선주자 경쟁으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게 여권 내 해석이다. 안 의원과 유 전 의원이 최근 '라인 사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메시지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도 오 시장이나 홍 시장의 행보를 재촉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동훈(왼쪽)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인천 계양구의 한 고깃집을 찾아 원희룡 후보, 이천수씨와 함께 식사를 하는 모습. 뉴스1


대선 경쟁 구도 관점에서 오 시장과 홍 시장의 공동 타깃은 일단 한 전 위원장이다. 총선 참패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결국 여권 대선주자 1위를 끌어내려야 이들이 들어갈 틈이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한 전 위원장은 17%로 여권 대선 주자 중 1위였다.

한 전 위원장이 당권을 잡을 경우, 대선을 1년 6개월 앞둔 시점까지 당을 장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권 가도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는 안 의원이나 유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같은 기간 당 외곽에서 임기를 채워야 하는 오 시장이나 홍 시장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여권의 한 관계자는 "시시각각 변하는 게 정치라 2년 앞으로 누가 내다볼 수 있겠느냐"면서 "다만 마라톤처럼 대선주자들도 누가 막판 스퍼트를 하느냐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당권 도전설이 이어지는 한 전 위원장도 다른 대선주자들의 견제를 모를 리 없다. 이 때문에 당 내부에서는 전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만찬 회동을 가진 한 전 위원장이 "우군을 넓히기 위한 전략적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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