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시신 유기·셋업 범죄 조합해 모방"
용의자 1명만 체포… "점조직 가능성"
지난 11일 밤 태국 경찰이 파타야의 한 저수지에서 검은색 플라스틱 통 안에 담긴 한국인 관광객의 시신을 발견했다. 방콕포스트 캡처


태국 파타야에서 발생한 '한국인 드럼통 살인 사건'에 대해 범죄 영화를 흉내 낸 일종의 모방 범죄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현지 경찰과 경남경찰청은 피해자를 납치·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용의자 3명 중 1명을 체포했고, 나머지 2명을 추적하고 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13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에 출연해 한국인 남성 노모(34)씨의 시신이 파타야의 한 저수지에서 발견된 사건을 분석했다. 그는 용의자들의 범행 수법에 대해 "영화를 그대로 따라한 것"이라며
"영화 '신세계'에서 시신을 유기하는 방식, 영화 '범죄도시 2'에서는 베트남의 '셋업 범죄'(미리 정한 대상을 함정에 빠뜨려 금품을 요구하는 범죄 방식). 두 가지를 조합한 것 같다"
고 주장했다.

앞서 현지 경찰 등에 따르면, 노씨는 지난 11일 밤 저수지에서 나온 대형 플라스틱 통 안에 숨진 채 담겨 있었다. 노씨를 납치·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용의자들은 피해자의 열 손가락을 절단하고 범행 과정에서 금품을 요구하며 가족을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이모씨가 2차 조사를 위해 13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로 이동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배 프로파일러는 "범행 자체는 잔인하고 위험하지만 소위 말하는 모방 형태로 나타날 때에는 균형 잡히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용의자들이 7일 노씨의 어머니에게 몸값 300만 바트(약 1억1,000만 원)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금액) 숫자가 애매하다. 전문적인 조폭, 범죄자들은 (요구하는) 액수가 아주 적거나 아주 많다"
"그런데 이들은 들인 비용을 다 받아내려고 하는 거니까 아마추어들이구나. 범죄 경력이 낮구나 생각했다"
고 했다.

이어 납치 사건이 대개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점, 렌터카를 이용해 신원이 노출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납치를 했는데 폐쇄회로(CC)TV에 다 찍혔다"며
"태국은 불법적인 형태의 번호판 획득이라든가 하는 방법도 많은데 대놓고 자신을 노출했기 때문에 아마추어도 정말 아마추어 같다"
고 지적했다.

용의자 가운데 20대 이모씨만 전북 정읍시에서 긴급체포된 데 대해선
"불법으로 고액 알바를 시킨다고 유인하고 범행에 가담시키는 경우도 종종 있다"
고 추정했다. 실제로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프로파일러는
"일종의 점조직 형태로 (이씨를) 끌어들였을 수 있다고 하면 (다른 용의자들의) 검거가 늦어질 수 있다"
며 "태국 경찰의 의지가 중요하고, 외교 역량도 발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관기사
• '열 손가락 자르고, 장기 매매 위협까지'… 태국 파타야 한국인 잔혹 살해 사건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51312470000190)• 태국 파타야 한국인 납치살해 피의자 1명 국내서 검거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51307430001742)• 태국서 한국인 납치살해 피의자 "공범과 함께 있었을 뿐" 혐의 부인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51314430003741)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3578 美, 北비핵화 빠진 한중일 공동선언에 "中 생산적 역할" 주문 랭크뉴스 2024.05.29
23577 푸틴 "서방, 러 영토 타격 허용하면 심각한 결과"(종합2보) 랭크뉴스 2024.05.29
23576 FTX 전 임원 징역 7년 6개월 선고…불법 정치후원금 공모 랭크뉴스 2024.05.29
23575 '대남전단 식별' 한밤중 재난문자에 경기도민 '화들짝' 랭크뉴스 2024.05.29
23574 충청도 일반고에선, 전교 3등도 의대 간다 [지역의대 전성시대] 랭크뉴스 2024.05.29
23573 당신 탄 여객기 전쟁터 착륙할 수도…민간 덮친 'GPS 교란' 공포 랭크뉴스 2024.05.29
23572 북한은 발사 성공한 엔진 놔두고, 왜 신형을 썼을까…정찰위성 발사 실패 원인은? 랭크뉴스 2024.05.29
23571 [2보] 나스닥 사상 첫 17,000선 돌파 마감…다우는 하락 랭크뉴스 2024.05.29
23570 尹대통령,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원자력·방산 협력 등 논의 랭크뉴스 2024.05.29
23569 [단독] 이기흥∙정몽규 장기집권 포석? 체육회 연임제한 폐지 추진 랭크뉴스 2024.05.29
23568 AI칩 선두 엔비디아 7% 급등…나스닥 사상 첫 17,000선 돌파마감(종합) 랭크뉴스 2024.05.29
23567 “아빠가 나쁜 사람인 줄 알았어요”···삼청교육대 피해자 가족의 슬픔[삼청, 낙인의 대물림②] 랭크뉴스 2024.05.29
23566 '채상병 특검법' 예상치 밑돈 찬성표…'표 단속' 실패한 민주당? 랭크뉴스 2024.05.29
23565 오일머니 만남에 MBK 빠진 까닭은 [황정원의 Why Signal] 랭크뉴스 2024.05.29
23564 ‘쿠팡 천하’에 고전하는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제휴 시장 수 반토막 랭크뉴스 2024.05.29
23563 "대남전단 식별"‥한밤중 재난문자에 '철렁' 랭크뉴스 2024.05.29
23562 8개월 전부터 ‘뚝뚝’…예고된 비극, 탕후루의 눈물 랭크뉴스 2024.05.29
23561 48시간 만에 9배 급등한 수상한 코인… 비트코인 거래량 추월한 ‘마일벌스’ 랭크뉴스 2024.05.29
23560 [논설위원의 단도직입]“반대 세력엔 칼·특정 세력엔 방패…‘검찰 사유화’ 더 두고 볼 수 없어” 랭크뉴스 2024.05.29
23559 ‘대남전단 식별’ 재난문자에 확인 전화 이어져 랭크뉴스 2024.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