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성태윤 정책실장, 日 행정지도 두 달 만에 입장
우리 기업 의사 반하는 조치 단호 대응 언급
"네이버, 구체적 입장을 주는 게 유리" 전제
야당 향해 "반일 조장 국익에 적절치 않아"
일본 정부가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압박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라인프렌즈 플래그십스토어 강남점 앞으로 외국인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대통령실이 13일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네이버 지분 매각 압박에 대해 "우리 기업의 의사에 조금이라도 반하는 부당한 조치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라인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일본 정부와 기업이 유기적으로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 데 비해 우리 정부 대응이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대통령실 차원의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다만 네이버의 구체적 입장이 선제적으로 공유돼야 하는 상황인 데다, 한일 관계 정상화에 초점을 맞춘 윤석열 정부 기조를 감안하면 얼마나 실효성 있는 대응에 나설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라인야후' 사태 관련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우리 기업이 해외로부터 어떠한 불리한 처분이나 불리한 여건 없이 자율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런 원칙하에 정부는 지금까지 네이버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 정부 대응에 반영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네이버의 추가적 입장이 있다면 그에 대해서도 정부 차원에서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총무성이 지난 3월 5일 라인야후에 네이버와의 자본관계 재검토를 요구하는 행정지도를 내린 지 두 달이 넘어서야 대통령실이 공식 브리핑을 자처한 건 악화하는 여론 때문이다. 일본 정부와 기업의 네이버를 향한 압박이 이어졌지만, 우리 정부는 지난 10일에서야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명의의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는 사이 야당을 중심으로 '대일 굴종 외교'라는 비판이 거세졌다. 이에 대해 성 실장은 "일각의 반일을 조장하는 정치 프레임이 국익을 훼손하고, 우리 기업을 보호하고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데이터 주권'에 대해 자국의 기업 이익에 얼마큼 앞장서느냐의 잣대로 인식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정부의 대응이 안이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대통령실은 이날 사태 초기부터 네이버와 지속적 소통을 이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네이버와 소통이 계속 이뤄지는 속에서 네이버가 가장 원하는 방식으로 저희가 대응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혹시라도 (네이버에) 불리한 점이 있거나 이런 부분이 있을 수 있는 점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일본과 확인을 해 온 과정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그간 네이버가 지분 매각과 관련한 입장 결정에 소극적이었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분 매각의 여부에 대해서는 지분 매각을 포함해 여러 가능성을 놓고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협의 중이라고 네이버가 밝혔다"면서 "네이버가 조금 더 진실되고 구체적 입장을 주는 것이 정부가 네이버를 돕는 데 최대한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설명에도 불구하고 우려는 좀처럼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또 한일 관계 정상화에 방점을 찍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과연 일본 정부를 향해 어느 수준까지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도 미지수다. 이날 대통령실 설명에 대해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우리 기업이 피땀 흘려 일군 글로벌 플랫폼 사업을 통째로 빼앗기게 생겼는데 앞장서 막아주지는 못할망정 해당 기업에 책임 떠넘길 궁리만 하는 정부의 행태를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0790 전국 대부분 초여름 날씨··· 일부 지역은 ‘비 소식’ 랭크뉴스 2024.05.24
20789 조선왕실의 '파묘'·궁녀에게 하사한 밭…서울에 남은 조선 역사 랭크뉴스 2024.05.24
20788 "한국식 아파트가 싫었다, 집이 아이들에 스미길 바랐다"...그래서 지은 하남 주택 [집 공간 사람] 랭크뉴스 2024.05.24
20787 美증권위,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 승인…비트코인 이어 두번째(종합) 랭크뉴스 2024.05.24
20786 70억 들인 구립 캠핑장 ‘불법’…한심한 행정 랭크뉴스 2024.05.24
20785 8%에서 -1%까지…롤러코스터 타는 HLB 사태에 코스닥 짐싸는 개미들 랭크뉴스 2024.05.24
20784 동남아 MZ도 결혼·출산 거부... “치솟는 집값, 경력 단절 싫어” [아세안 속으로] 랭크뉴스 2024.05.24
20783 “24일 서울역서 칼부림” 예고에 시민 불안… 순찰 강화 랭크뉴스 2024.05.24
20782 [에디터의 창]윤 대통령, 잘못 드러누웠다 랭크뉴스 2024.05.24
20781 엔비디아 9% 상승에 천 달러 돌파…그래도 고금리 못 이긴 주가 랭크뉴스 2024.05.24
20780 김호중 소주 10잔만?…유흥주점 직원 "혼자 3병 마셨다" 진술 랭크뉴스 2024.05.24
20779 뉴욕증시,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4월 이후 최악…다우 1.5%↓ 랭크뉴스 2024.05.24
20778 미 대선 앞두고 딥페이크 칼 뽑아…바이든 ‘가짜 목소리’에 82억 원 벌금 랭크뉴스 2024.05.24
20777 이더리움, 美 현물ETF 승인에 상승세…“올해 8000달러 간다” 랭크뉴스 2024.05.24
20776 점점 굳어지는 ‘윤의 격노’…공수처도 ‘김계환 발언’ 녹음 확보 랭크뉴스 2024.05.24
20775 김 시장 1위 '동원 양반김'도 오른다…한묶음 1만원 돌파 랭크뉴스 2024.05.24
20774 “증거 없어 피해자 못 믿겠다” 조사보고서에 담긴 위험한 소수의견[우리는 서로의 증언자④] 랭크뉴스 2024.05.24
20773 "왜 아이폰 못 사줘"‥딸 앞에 무릎 꿇은 아버지 랭크뉴스 2024.05.24
20772 美증권거래위,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 승인 랭크뉴스 2024.05.24
20771 아라비안 나이트에 등장하는 거대 조류 ‘로크’의 현실판[멸종열전] 랭크뉴스 2024.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