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성동훈 기자


법무부가 13일 단행한 검찰 고위급 인사는 서울중앙지검장 등의 교체를 통한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 통제’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지시하고 열하룻만에 갑작스럽게 단행된 인사여서 대통령실이 이 총장에 대한 불신임을 드러낸 것이란 분석까지 나왔다.

법무부가 이날 단행한 대검검사급(고검장·검사장) 인사에서 단연 관심을 끈 대목은 김 여사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창수 전주지검장을 임명한 것이다. 이 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지낼 때 대검찰청 대변인으로 보좌한 대표적인 ‘친윤’ 인사다. 대통령실이 또다른 친윤 인사를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 앉혀 김 여사 관련 사건 수사를 계속 관리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역시 임명 당시 친윤으로 평가됐던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부산고검장으로 전보됐다. 고검장으로 승진한 듯 보이지만 사실상 수사 지휘 업무에서 배제하는 좌천성 인사라는 해석도 나온다. 올초 그가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 조사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대통령실이 반대하며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시 법무부가 송 지검장을 부산고검장으로 발령하려다 막판에 불발됐다는 뒷말도 나왔다.

앞서 검찰 내에선 고위급 인사가 2~3개월 후인 여름쯤 단행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이 때문에 이날 인사가 단행되자 갑작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민정수석비서관실을 부활하고 기획·인사통으로 평가되는 김주현 신임 민정수석비서관을 임명한 뒤 이번 인사가 급물살을 탔다는 전언이 나온다. 인사가 발표되는 시점에 검찰 수장인 이 총장은 춘천지검 영월지청과 원주지청을 격려차 방문 중이었다. 이 총장은 원주지청에서 검찰 인사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수고가 많으시다”라고만 답했다. 이 총장은 14일 청주지검 충주지청과 제천지청을 격려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취소했다. 검사들의 전출 신고식을 주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사 시기가 전격적이다 보니 최근 이 총장의 김 여사 사건 지휘가 원인일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총장이 오는 9월로 예정된 임기 만료를 앞두고 김 여사 사건 수사에 ‘드라이브’를 걸자 대통령실이 제동을 걸기 위해 곧바로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교체하는 카드를 뽑아든 것 아니냐는 것이다. 송 지검장뿐 아니라 수사 실무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 4명도 전원 교체됐다.

앞서 이 총장은 지난 2일 송 지검장에게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했다. 이 총장은 지난 7일 이 사건에 관해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또 처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임기 안에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사건 등 주요 사건을 모두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주변에 밝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에서는 대검찰청 참모진도 대거 교체됐다. 검찰총장 임기 만료를 코 앞에 둔 시점에서 대검 참모진이 대거 물갈이 되는 건 이례적이다. 이 역시 대통령실의 이 총장 견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 총장이 김 여사 사건과 관련한 외부의 입김을 막기 위해 일부러 임기 중에 주요 사건을 정리하겠다고 밝힌 것 같다”며 “이번 인사 시기와 내용 모두 김 여사 수사를 지시한 이 총장을 향한 대통령실의 노골적인 메시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7562 빌 게이츠 “수조 원 투자할 것”...차세대 원전에 베팅 랭크뉴스 2024.06.17
17561 서울대병원 집단휴진 첫날, 정중동 속 비대위 내부결속 다지기 랭크뉴스 2024.06.17
17560 오동나무 상자 속 ‘신윤복 그림’ 감쪽같이 사라졌다 랭크뉴스 2024.06.17
17559 "삼겹살에 소주 한 잔? 절대 포기 못 해"…찾는 사람 정말 많더니 결국 랭크뉴스 2024.06.17
17558 4개월 전 ‘동해 석유 시추’ 이미 결정…윤 ‘직접 발표’ 끼어들었나 랭크뉴스 2024.06.17
17557 환자단체, 서울의대 휴진 철회 촉구…"비응급 환자는 피해봐도 되나" 랭크뉴스 2024.06.17
17556 "'사망률 최대 50%' 전염병 온다…코로나급 대유행, 시간 문제" 랭크뉴스 2024.06.17
17555 선풍기에 생수병 붙였더니‥에어컨 바람 '솔솔' 랭크뉴스 2024.06.17
17554 “구라보다는 히딩크 관상을 신뢰”… 증권사 리포트에 시끌 랭크뉴스 2024.06.17
17553 검찰 '김정숙 여사 인도방문 의혹' 수사 착수‥19일 고발인 조사 랭크뉴스 2024.06.17
17552 스웨덴 싱크탱크 “北보유 핵탄두 30→50기…90기 조립 가능” 랭크뉴스 2024.06.17
17551 이철규 "한동훈, 尹 최대 수혜자…갈등설 바람직하지 않아" 랭크뉴스 2024.06.17
17550 197년 만에 고국 돌아온 신윤복 '고사인물도' 행방불명 랭크뉴스 2024.06.17
17549 고금리에 연체율 오르자… 與 “상환 유예 검토해야” 랭크뉴스 2024.06.17
17548 라이더·음식점주 21일 배민 OFF 랭크뉴스 2024.06.17
17547 이재명 "檢, 상식 어긋난 주장…이화영이 바보거나 정신 나갔나"(종합) 랭크뉴스 2024.06.17
17546 “날씬 180㎝, 면식범”…故 구하라 금고 도둑 찾는 ‘그알’ 랭크뉴스 2024.06.17
17545 중국에 사무실 두고 “성매매 동영상 유포하겠다”…조직원 징역 8년 선고 랭크뉴스 2024.06.17
17544 김건희 여사에 명품 가방 건넨 최재영 목사…경찰, 명예훼손·선거법 위반 입건 랭크뉴스 2024.06.17
17543 대통령실, 푸틴 방북 앞두고 "러시아에 선 넘지 말라고 경고" 랭크뉴스 2024.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