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배우 한가인을 새 진행자로 섭외해 방송을 준비 중이던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 제작진이 진행자에 대한 사측의 제동으로 폐지설까지 불거지고 있다. ‘역사저널 그날’은 2013년 시작해 10년을 방송한 KBS 1TV 역사 토크쇼다.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불방을 결정했던 제작본부장이 특정 진행자를 쓰려다 무산되자 프로그램 자체를 폐지하려 했다는 게 제작진의 지적이다.

배우 한가인·아나운서 조수빈씨. 연합뉴스·조수빈 인스타그램
13일 ‘역사저널 그날’의 신동조·김민정·최진영·강민채 PD는 성명을 통해 “이미 4월 초 유명 배우가 MC로 확정됐는데, 이제원 제작1본부장이 첫 녹화를 며칠 앞둔 지난달 25일 이상헌 시사교양2국장을 통해 ‘조수빈씨를 낙하산 MC로 앉히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당초 MC를 맡기로 했던 배우는 한가인이다.

PD 측은 진행자가 한가인으로 이미 확정된 상황에서 사측이 아나운서 조수빈씨를 진행자로 교체하려다 내부 반발로 무산되자 프로그램 폐지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이 본부장이 지난 10일 오전 국장을 통해 ‘역사저널 그날’을 기한 없이 보류하고 제작진을 해산시키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시사교양 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 사진 KBS
전직 KBS 아나운서인 조수빈씨는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산하 국민통합과 미디어 특별위원회 위원이자 백선엽장군기념사업회 이사를 맡고 있다. KBS를 퇴사한 뒤 채널A를 거쳐 현재 TV조선에서 시사프로그램 MC를 했다.

제작진은 조씨에 대해 “다수의 정치적 행사에서 진행을 본 이력이 있다”며 “중립성이 중요한 역사 프로그램이기에 정치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인사를 제작진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10년을 이어온 대한민국 대표 역사프로그램의 재단장을 도와주진 못할망정 무책임하게 망가뜨리려 하는 이제원 제작본부장과 책임을 회피하는 박민 사장은 당장 ‘역사저널 그날’ 폐지를 철회하고 정상화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KBS는 이날 “올해 2월 중순 이후 재정비 중인 ‘역사저널 그날’ 다음 시즌을 방송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리뉴얼하는 과정에서 형식과 내용, MC, 패널 캐스팅 관련해서 내부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측이) ‘역사저널 그날’ 폐지를 통보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잠정 보류일 뿐”이라며 “프로그램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프로그램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고 제작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역사저널 그날’은 2013년 10월 첫방송을 시작해 시즌 4까지 하다가 재단장을 위해 올해 2월 방송을 중단했다.

KBS는 앞서 2월에도 이제원 본부장 주도로 4월 18일 방송 예정이었던 세월호 10주기 다큐를 4·10 국회의원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6월 이후로 미룬 적이 있다. 당시 이 본부장은 제작진에게 프로그램 내용에서도 다른 재난과 엮으라고 통보했다. KBS는 결국 세월호 10주기 다큐를 방송하지 않는다.

조씨 소속사는 “진행자 섭외를 요청받은 사실이 없다”며 “KBS 내부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조씨를 ‘낙하산’이란 표현과 함께 편향성과 연결지은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8605 김여정, 대남 오물풍선도 “표현의 자유”···‘대북전단 논리’ 되치기 랭크뉴스 2024.05.29
18604 與백서특위 만난 장동혁 "한동훈 원톱 체제 불가피했다"(종합) 랭크뉴스 2024.05.29
18603 허울뿐인 얼차려 규정…간부교육 사실상 '0' 랭크뉴스 2024.05.29
18602 尹-이종섭 통화에선 무슨 말 오갔나…“이상한 일 아니다” 랭크뉴스 2024.05.29
18601 태국 왕궁에 딸 소변 누게 한 부모…아빠 가방 보니 중국인? 랭크뉴스 2024.05.29
18600 [단독] 방사청, ‘중국산’ 의혹 알고도 검증 소홀…전력 공백 우려 랭크뉴스 2024.05.29
18599 '형제' MB와 포옹하며 "오 마이 갓"… UAE 대통령은 왜 논현동으로 찾아갔나 랭크뉴스 2024.05.29
18598 '지휘자 성차별의 벽' 허물러...여성 객원·부지휘자들이 온다 랭크뉴스 2024.05.29
18597 "엄마 아프대, 빨리 타" 초등학교 앞에 세운 수상한 차 정체 랭크뉴스 2024.05.29
18596 이준석 “‘대통령 멍청하다’, 그렇게 못 할 평가냐” 랭크뉴스 2024.05.29
18595 ‘3차례 통화’ 중 부당한 지시 있었나…윤 대통령 조사 불가피 랭크뉴스 2024.05.29
18594 왜 이 시기에 ‘오물 풍선’ 살포…위성 발사 실패 눈가림? 랭크뉴스 2024.05.29
18593 아랍국과 첫 CEPA…K게임·병원 직진출 랭크뉴스 2024.05.29
18592 김여정, 대남 오물 풍선에 “계속 주워 담으라...인민 표현의 자유" 랭크뉴스 2024.05.29
18591 [르포] "이젠 변했으면 좋겠다"…남아공 총선 뜨거운 열기 랭크뉴스 2024.05.29
18590 경찰서 압수된 현금 3400만원 빼돌렸다…간 큰 경찰관 결국 랭크뉴스 2024.05.29
18589 얼차려 함께 받은 동료 훈련병‥핵심 참고인 조사 랭크뉴스 2024.05.29
18588 "엄마, 식당 차리게 도와줘" 아들에 세금 없이 5억 주는 법 랭크뉴스 2024.05.29
18587 대통령 '개인 전화'로 업무 연락? "안보 유출 위험" 비정상 랭크뉴스 2024.05.29
18586 "또래 학생 불러내 폭행하고 옷 벗겨 촬영"…경찰, 고교생 수사 랭크뉴스 2024.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