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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재민의 ‘빨간 맛 축구’ 동남아시아 축구 시장에 한류 바람이 뜨겁습니다. 과거엔 선수들이 동남아 무대에 진출해 실력을 발휘했다면, 최근에는 감독들이 성공 신화를 쓰고 있습니다. ‘K-축구’가 동남아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비결은 뭘까요. 이 궁금증을 축구 칼럼니스트 ‘레드재민’이 풀어드립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일보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The JoongAng Plus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태국과 베트남·인도네시아 그리고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 축구의 ‘빅4’ 다. 최근 김상식 전 전북 현대 감독이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맡으며 빅4 감독 중 3자리를 한국인 감독이 이끌게 됐다. K팝, K뷰티, K드라마, K푸드에 이어 이제는 K축구감독이다. 한국인 지도자의 인기가 동남아에서 상한가인 이유는 뭘까.

차준홍 기자
‘K감독’ 열풍의 원조는 박항서 전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다. 베트남에서 ‘박항서’는 거룩한 이름이다. 한국 축구로 따지면 박종환과 거스 히딩크를 합쳤다고 보면 된다. 2017년 1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축구는 최고의 황금기를 구가했다. 아세안축구연맹(AFF)챔피언십 우승, 동아시안게임 2연패,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준우승, 아시안게임 4강, AFC 아시안컵 8강 등의 업적을 이뤄냈다.

박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베트남은 2023년 박 감독과 헤어진 이후 1년 동안 실패만 거듭했다. 후임 필립 트루시에(프랑스) 감독이 떠난 빈자리는 다시 한국인 김상식 감독으로 채웠다.

차준홍 기자
베트남 박항서 감독의 성공 신화에 자극받은 인도네시아는 2020년 1월 신태용 감독을 영입했다. 2년 뒤에는 김판곤 당시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에 선임됐다.

신태용 감독은 2023 아시안컵에서 인도네시아를 사상 최초로 16강에 올려놓았다. 3개월 뒤 U-23 아시안컵 8강에서는 대한민국을 무너뜨렸다. 인도네시아에서 신 감독은 영웅 대접을 받는다. 신 감독의 차량은 언제 어디서든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는다. 이 덕분에 교통지옥으로 불리는 자카르타의 도심을 순식간에 통과한다. 현재 신 감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385만 명에 이른다.

말레이시아를 맡은 김판곤 감독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임 직후 말레이시아를 43년 만에 아시안컵 본선에 올려놓았다. 본선 조별리그 경기에선 대한민국과 6골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3-3으로 비겼다. 유럽 명문 클럽의 감독을 줄줄이 배출하는 스페인 축구 팬들의 기분이 이런 걸까.

차준홍 기자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한국인 지도자를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성적이 좋기 때문이다. 박항서 감독 체제에서 베트남은 FIFA 랭킹 두 자릿수 순위권에 진입했다. 동남아 축구계에서 터줏대감 행세를 하던 태국을 제쳤으니 베트남 축구 팬의 환호성이 하늘을 찌를 수밖에 없다. 신태용 감독 부임 당시 173위에 처졌던 인도네시아는 4월 기준 134위로 상승했다. 4년 만에 무려 39계단을 ‘수직 점프’한 것이다. 김 감독 아래서 말레이시아도 154위에서 최고 130위까지 올라갔다.

3개국 대표팀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보인다. 선수들의 근성과 체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점이다. 한국인 지도자들이 맡기 전까지 동남아 축구는 느슨했다. 볼을 다루는 기술은 좋아도 90분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이 받쳐주지 않았다.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의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도 부족했다.

차준홍 기자
인도네시아의 신태용 감독은 “처음 선수들을 소집했을 때 볼 터치 감각과 기술이 예상보다 좋아서 깜짝 놀랐다. 하지만 20분이 지나자 선수들이 거의 걸어 다녔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리는 훈련을 하면서 신 감독은 다시 한번 놀랐다. “많은 선수가 코어 보강 훈련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는 걸 알았다. 꾸준히 뛰는 체력을 갖추지 못한 게 당연했다. 처음에는 선수들이 매우 힘들어했지만, 열흘 정도 지나니 힘이 붙는 게 보였다.”

김판곤 감독도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바꿨다. 아시안컵 한국과의 경기가 대표적이다. 당시 말레이시아는 후반 추가 시간에 세 번째 골을 내줬다. 예전 같으면 그대로 무너졌겠지만, 김판곤 감독이 선수단에 심은 근성이 경기 막판에 발동했다. 추가 시간 종료 직전에 말레이시아는 동점골을 터뜨려 3-3 무승부로 대회를 마쳤다.

홍재민 축구 칼럼니스트
말레이시아 스포츠 매체 플래시 수칸의 모흐드 피르다우스 조하리 편집장은 “전술과 경기 스타일 면에서 한국인 감독이 말레이시아 지도자에 앞선다. 한국 감독들은 선수들에게 ‘어떤 상대와 싸워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준다. 선수들의 개성을 끌어내는 능력도 좋다”고 말했다.

레드재민의 ‘빨간맛 축구’ - 더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레드재민의 ‘빨간맛 축구’
‘월드컵 48개국’ 확 늘었는데…한국 본선 진출 더 힘들다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5184

‘황선홍 짬’만 믿다 폭망했다…인증샷용 감독 뽑은 韓 최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6650

“선수들이 감히 사고쳤겠어?” 韓감독 원하는 축구협회 속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188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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