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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8시(현지시각) 뉴질랜드 퀸스타운에서 촬영한 오로라. Terry Oswalt/earth.com

활동 극대기에 들어선 태양 표면에서 최근 잇따라 강력한 태양 폭발이 일어나면서 21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양 폭풍이 지구에 날아들고 있다. ‘덕분에’ 평소 오로라를 볼 수 없는 미국 전역과 유럽 남부, 심지어 멕시코 일부에서까지 오로라 쇼가 펼쳐지는 중이다. 한국은 어떨까?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우주기상예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각)부터 가장 강력한 엑스(X) 등급을 포함해 최소 5번 이상의 태양 폭발 현상이 관측됐다. 예보센터는 10일 밤 9시23분(한국시각 11일 오전 10시23분) X5.8 등급으로 최고조에 달했으며, 11일 아침 7시44분(한국시각 11일 저녁 8시44분)에도 X1.5 등급의 폭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X등급에서도 숫자가 높을수록 폭발이 강력하다.

11일 오전 1시30분(현지시각) 영국 다트무어에서 촬영한 오로라. Cameron Frankish/earth.com

미 우주기상예보센터는 19년 만에 태양폭풍 주의보를 발령한 뒤 곧바로 이를 경보로 격상하는 한편, 세계 전역에 지자기 폭풍에 따른 통신, 전력, 내비게이션 시스템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태양 표면에서 ‘코로나질량방출’(CME)이라고 하는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면, 강력한 에너지를 품은 플라스마 입자들이 우주로 날아가는데 이 입자가 지구 자기장에 교란을 일으키는 것을 ‘지자기 폭풍’이라고 한다.

강력한 지자기 폭풍은 미국과 캐나다, 유럽 지역 곳곳의 밤하늘에 화려한 오로라를 수놓았다. 오로라는 태양에서 방출된 플라스마가 지구 자기장에 이끌려 대기로 진입하면서 공기 분자와 부딪혀 빛을 내는 현상이다. 지자기극(지구 자기장 극)이 캐나다 위쪽에 있어 미국의 경우엔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등 저위도 지역에서도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다. 남반구에선 오스트레일리아와 칠레, 아르헨티나 등에서 오로라가 목격됐다.

나사 태양활동관측위성이 10일과 11일에 포착한 X5.8(왼쪽), X1.5 등급 폭발. 숫자가 높을수록 강력한 폭발이다. 나사 제공

하지만 한국에선 오로라가 나타나지 않았고, 앞으로도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흔히 오로라는 고위도 지역에서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한국 등 아시아는 위도와 무관하게 지자기극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같은 위도의 북유럽보다 북미에서 오로라를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11일 오전 9시30분 지구 자기장 교란 상황이 발생했다며 우주전파재난 위기 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12일 오전 현재까지 특별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태양 폭발이 더 심각해지는 경우 북극 항로 항공기의 방사선 피폭선량이 더 강해지고, 위성항법장치(GPS) 수신 장애, 위성 궤도 이탈, 단파통신·방송 장애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적어도 일주일간 상황을 지켜본 뒤 경보 해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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