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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 정리 시나리오’ 3가지
①일부 지분 매각하고 2대 주주로
②소프트뱅크에 지분 전량 매각
③시스템 분리하고 현 지분구조 유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모습. 연합뉴스


네이버가 일본의 국민 메신저 어플리케이션(앱)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야후의 지배권을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네이버는 “회사에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일본 현지 파트너사인) 소프트뱅크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유출과 그에 따른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에서 비롯된 라인야후 사태가 한·일 양국간 감정다툼으로 비화하는 가운데, 네이버의 ‘실익’ 관점에서 바라본 선택지들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가장 유력한 방안은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에 일부 지분을 넘기고 2대주주 지위로 내려오는 것이다. 현재의 ‘50대 50’ 구조에서 소프트뱅크는 네이버로부터 단 한 주만 넘겨받아도 최대주주가 되지만, 정관변경 등을 위해 의결권 있는 주식의 3분의 2 수준까지 확보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려면 네이버로부터 최소 15%를 넘겨받아야 한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9일 “51%대 49% 정도는 (현 상태와 비교해) 크게 변하는 게 없다”며 더 많은 주식 취득을 원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당초 거론되던 ‘지분 전량 매각’은 가능성이 낮다. 네이버가 보유한 라인야후 지분 가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으면 10조원대로 추정된다. 소프트뱅크가 전부 사들이기에 비싼 금액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소프트뱅크는 7월초까지 ‘속전속결’로 네이버를 압박해 지분 전부를 시세보다 싼 값에 사들일 계획이었지만, 한국 측 반발이 생각보다 커지면서 난관에 부딪힌 상황”이라고 전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라인야후와의 연결 고리는 유지한 채 2대 주주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며 “소프트뱅크가 전부 인수하기에는 재무적 부담이 크고, 일본 이외에 대만·태국 사업과 라인망가, 네이버제트 등 다양한 사업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 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라인야후는 현지 사정에 밝은 소프트뱅크가 이사회 구성 등 경영 전반에서 주도권을 행사해 왔으며, 네이버는 데이터·네트워크 유지보수를 도맡는 형태로 운영돼 왔다. 따라서 네이버로서도 경영권 수성에 집착하기보다는 지분을 매각한 돈으로 인공지능(AI) 투자 및 다른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네이버가 라인야후와 얽혀 있는 해외 사업을 어떻게 지켜낼지는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다. 결제·배달·웹툰 등 네이버의 해외 비즈니스들은 라인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 라인야후가 Z인터미디어트(전 라인코퍼레이션) 지분 100%를 갖고 있으며 Z인터미디어트는 완전 자회사로 라인플러스를 두고 있다. 한국 법인인 라인플러스는 태국·대만·베트남 등의 해외 사업을 주도한다.

라인플러스 직원들 사이에서는 “일본에 통째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며 동요하는 분위기도 감돈다. 이은정 라인플러스 대표가 오는 14일 직원 대상 설명회를 열고 매각 진행상황에 대한 경영진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가 협상 과정에서 소프트뱅크에는 일본 사업을 넘기고 라인플러스를 비롯한 해외 비즈니스는 받아내는 ‘주고받기’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분 축소 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있다. 사태의 발단은 네이버클라우드의 개인정보 유출이었으며 일본 총무성은 라인야후가 네이버에 시스템 운영을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이 문제라고 봤다. 라인야후가 네이버로부터의 시스템 분리를 통해 보안을 강화하되, 지분 구조는 현 상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다만 이것만으로 ‘자본관계 재검토’을 요구한 총무성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본 정부의 본심이 네이버의 ‘완전한 지분 매각’이라면 이번 같은 사태는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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