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나이스평가정보, 3월 말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
8일 서울 시내에 붙은 대출 전단지.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금융기관 대출로 버텨온 자영업자들의 빚 상황이 2022년 이후 고금리 장기화 충격에 날로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1%대 저성장 등 경기회복 시점이 지연되는 가운데 민간소비 위축이 지속 중인데다 고금리 상황이 길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3월 기준 국내 자영업자는 557만명(통계청)에 달한다.

12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신용평가기관인 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335만9590명이 총 1112조7397억원의 대출잔액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사업자가 단순히 개인 신용대출을 보유한 경우는 제외하고, 개인사업자 명의의 대출을 받은 경우만 합산한 숫자다. 대출 규모는 코로나19 직전이었던 2019년 말(738조641억원)과 비교해 50.8% 늘었다. 전체 자영업자 가운데 대출이 있는 사람의 비중도 2019년 약 37%에서 올해 3월 말에는 60%로 증가했다.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그 이후에도 고금리 장기화와 민간소비 위축이 겹치면서 빚이 훨씬 더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3개월 이상 연체가 있는 차주들의 경우 대출 규모에서도 또 전체 대출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고 있어 부채의 질도 악화되고 있다. 이들 연체차주가 보유한 대출금액은 2019년 말 15조6151억원에서 올해 3월 말 31조2998억원으로 늘었다. 개인사업자 전체 대출잔액 증가율(50.8%)에 비해 증가세가 확연히 빠르다. 전체 대출잔액 중에 연체차주 보유분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1%에서 2.8%로 상승했다. 연체차주의 대출 규모와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2021년에는 하락했지만 2022년 말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원리금 상환 유예 지원이 종료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 세 곳 이상에서 빚을 낸 ‘다중채무자’도 늘었다. 다중채무자는 2019년 말 106만6841명에서 올해 3월 말 172만7351명으로 61.9% 증가했다. 전체 자영업자 10명 중 3명은 다중채무자인 셈인데, 전체 차주 수를 고려하면 개인사업자 대출이 있는 자영업자 2명 중 한명(51.4%)은 3개 기관 이상에서 이미 돈을 빌려 더 빚을 지기도 어려운 취약 차주에 해당한다. 다중채무 차주가 보유한 대출잔액도 2019년 말 431조3052억원에서 올해 3월 말 689조7235억원으로 59.9% 늘었다.

다중채무자 중에서 3개월 이상 연체한 차주의 대출잔액은 2022년 말부터 다시 늘기 시작해 지난 3월 말 기준 24조7534억원으로, 2019년 말에 견줘 두 배를 넘어섰다. 자영업자들의 영업 여건은 민간소비에 달려있는데 지난해 연간 국내 내수에서 소매판매액은 2022년 대비 1.4% 감소(통계청 산업활동동향)하면서 2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자영업자 대출에 상환유예를 많이 시켜줬는데 그 사이에 미국에서부터 금리 인상이 시작됐다”며 “유예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부담이 누적되는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아직 진행중인 대출 만기연장 조처마저 끝나버리면 자영업자 부채 상황이 지금보다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2630 버핏, 작년부터 비밀리에 사들인 주식은 보험사 ‘처브’ 랭크뉴스 2024.05.17
22629 [이태규 칼럼] 총장은 사직하라, 그게 검찰을 위한 길 랭크뉴스 2024.05.17
22628 미국 '관세 폭탄'에 커넥티드 차량 금수까지... '눈에는 눈' 중국 맞불 놓나 랭크뉴스 2024.05.17
22627 ‘1% 확률’로 깨어난 특전사…근육 다 빠진 상태서 힘겹게 경례 랭크뉴스 2024.05.17
22626 뒤늦은 결혼식 앞둔 마동석 "예정화, 가난한 시절부터 함께" 랭크뉴스 2024.05.17
22625 ‘드럼통 살인’ 피의자 “차에서 몸싸움 중 목졸라” 진술 랭크뉴스 2024.05.17
22624 네이버에 “라인 넘겨라”…일본의 미국 따라하기 [왜냐면] 랭크뉴스 2024.05.17
22623 미, 인플레 둔화에 ‘9월 금리인하’ 기대 고조…한은 행보는? 랭크뉴스 2024.05.17
22622 美백악관 "미국의 2차 차이나쇼크 막고자 중국산에 관세 부과" 랭크뉴스 2024.05.17
22621 남편-상간남 '릴레이 고소'…공무원 아내 '불륜'이 부른 막장극 랭크뉴스 2024.05.17
22620 "야생에서 자유롭게"…세계 최초로 공영 동물원 다 없앤 '이 나라' 랭크뉴스 2024.05.17
22619 MS, 자체 개발 AI 칩 '코발트 100' 내주 출시…"성능 40% 향상" 랭크뉴스 2024.05.17
22618 '대통령 가족·측근 수사방해 의혹' 페루 내무장관 사임 랭크뉴스 2024.05.17
22617 5개월만에 잠행 깬 김여사…대통령실 "정상 배우자 역할 계속"(종합) 랭크뉴스 2024.05.17
22616 美하원 외교위, 북한인권법 재승인법안 가결…올해는 재입법되나 랭크뉴스 2024.05.17
22615 교사에게 "당신 딸 별일 없길 바란다면…" 학부모 '협박 편지' 섬뜩 랭크뉴스 2024.05.17
22614 인위적 교통정리에 반감, '극명' 독주도 부담.... 거침없던 이재명에 제동? 랭크뉴스 2024.05.17
22613 박성재 "내 권한", 이원석 "가시밭길"... 장관·총장의 '언중유골' 배틀 랭크뉴스 2024.05.17
22612 법원 결정 불복하고 집단행동 이어가겠다는 의사들 랭크뉴스 2024.05.17
22611 與 뉴페이스 만난 尹…'경청모드'로 당정소통 확대 랭크뉴스 2024.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