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년 이상 사법부 해킹, 뒤늦게 밝혀져
침입 시점이나 의도 여전히 규명 불능
확인된 자료 0.5%... "허술한 정보관리"
게티이미지뱅크


대법원을 겨냥한 초유의 대규모 해킹 사태가 뒤늦게 북한 소행으로 드러났다. 북한 해커들이 탈취한 법원 자료는 총 1테라바이트(TB) 규모로, 개인정보가 담긴 민감한 문서도 대거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방산업체뿐 아니라 사법부까지 북한 사이버부대의 공격에 무방비로 뚫리면서 국가안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최근 국가정보원·검찰청과 합동조사를 통해 '법원 전산망 해킹 및 자료유출 사태'의 범인으로 북한 해킹조직 '라자루스'를 특정했다. 라자루스는 북측 정보기관 정찰총국 소속으로 '김수키' '안다리엘' 등과 함께 북한 3대 해킹조직으로 불린다. 경찰은 이번 법원 해킹에서 사용된 △악성프로그램 △가상자산을 이용한 임대서버 결제내역 △인터넷 주소(IP) 등이 과거 라자루스의 방식과 비슷하거나 동일하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방대한 정보가 탈취된 것도 문제지만, 더 큰 우려는 북한 해커들이 언제부터 사법부 전산망을 제 집처럼 드나들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2021년 1월 17일부터 지난해 2월 9일까지 법원 전산망 칩입 기록만 확인됐을 뿐, 최초 침입시점이나 의도는 여전히 미궁 속이다. 법원은 북한이 심어놓은 악성코드가 백신에 탐지될 때까지 2년 이상 자료가 빠져나가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국수본 관계자는 "적어도 2021년 이전부터 침입했는데, 당시 보안장비의 상세 기록이 삭제돼 최초 침투 날짜나 방식을 밝혀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북한 해킹조직 라자루스의 대법원 전산망 해킹 기간. 경찰청 제공


빼내간 자료가 무엇인지도 파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경찰은 서버 역추적 등을 통해 유출된 1,014기가바이트(GB)의 전체 자료 중 0.46%에 불과한 4.7GB, 5,171개의 파일만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나머지 99.5%의 자료 내용은 규명에 실패했다. 게다가 복원된 문서도 혼인관계증명서와 진단서, 자필 진술서, 채무증대 및 지급불능 경위서 등 모두 개인회생 관련 개인·금융정보로 나타나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드러난 결과만 보면, 법원은 개인정보 등 보안관리에 허술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수본 관계자는 "개인정보 관리자 조사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소관"이라며 "직무유기 혐의가 있으면 법원에서 판단해 수사를 의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유출된 문서를 법원행정처에 제공해 피해자에게 통지하게 하는 한편, 관계기관과 협력해 해킹조직의 자금줄인 가상자산 추적에 집중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사이버테러 사건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8174 [사설] 핵심 광물 광산 中 1992개, 韓 36개… 해외 자원 영토 넓혀라 랭크뉴스 2024.05.29
18173 국회의장을 당원 뜻대로 뽑자? 그게 정당정치 망치는 지름길 [하헌기가 소리내다] 랭크뉴스 2024.05.29
18172 합참 “북한 대남전단 추정 물체 식별…군 조치 중” 랭크뉴스 2024.05.29
18171 한밤에 울린 ‘재난 문자’…합참 “북 대남 전단 추정 물체 식별 중” 랭크뉴스 2024.05.29
18170 '27조 원 보물선' 탐사 개시‥"지분 달라" 분쟁 시끌 랭크뉴스 2024.05.29
18169 직장인 모두 원하는 ‘주 4일제’ 시행한다면…쉬고 싶은 요일은? 랭크뉴스 2024.05.29
18168 한밤중 울린 경보에 식겁…합참 “北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 식별” 랭크뉴스 2024.05.29
18167 김호중, ‘음주 뺑소니’ 사고 당일 정찬우·길과 동석 랭크뉴스 2024.05.29
18166 합참 “北 대남 전단 추정 물체 식별… 만지지 말고 軍에 신고” 랭크뉴스 2024.05.29
18165 이스라엘 탱크, '가자 최남단' 라파 중심부 진입… 끝내 지상전 강행 랭크뉴스 2024.05.29
18164 北, ‘오물짝’ 살포했나…합참 “북한 대남전단 추정물체 식별” 랭크뉴스 2024.05.29
18163 ‘국민연금 개혁안’ 불발에… 전문가들 “수치·방향 제시 못한 정부, 개혁 늦춰” 랭크뉴스 2024.05.29
18162 [속보] 합참 “경기·강원서 北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 식별” 랭크뉴스 2024.05.29
18161 의원 전원 참석, 특검법 막은 국민의힘···총선 참패에도 수직적 당정관계 그대로 랭크뉴스 2024.05.28
18160 국토부 장관도 “전세사기특별법, 공공·피해자 간 분쟁 가능성 크고 신속 보상 어려워” 랭크뉴스 2024.05.28
18159 "당신 손자가 죽어도 반대하겠나"‥해병대 전우의 '눈물' 랭크뉴스 2024.05.28
18158 창덕궁 후원도 열었다…첫 방한 UAE 대통령에 극진 예우 랭크뉴스 2024.05.28
18157 ‘졸피뎀’ 음료수 먹이고…카드 훔쳐 귀금속 구입 랭크뉴스 2024.05.28
18156 [속보] 합참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 접적지역서 식별" 랭크뉴스 2024.05.28
18155 공군 20대 장교 숨진 채 발견···일주일 새 군인 4명 사망 랭크뉴스 2024.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