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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8년만에 금리인하… “물가, 목표치에 근접”
유럽은행도 금리인하 채비… “인플레 압력 줄어들어”
美·EU 통화정책 탈동조화 시작… 强달러 거세질듯
복잡해진 한은 셈법… “韓 금리인하, 최대 2회 그칠듯”

유럽 중앙은행 중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내린 스위스에 이어 스웨덴 중앙은행도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8년 만에 첫 인하다. 지난 수년간 가파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긴축에 나섰던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에 나서면서 각국의 금리인하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스웨덴, 기준금리 0.25%p 낮춰… 주요국 중에선 두 번째
12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스웨덴 중앙은행 릭스방크는 지난 8일(현지 시각)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25%포인트(p) 내린 연 3.75%로 결정했다. 스웨덴이 금리를 내린 것은 2016년 2월 이후 8년 3개월 만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달 1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이사회 통화 정책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금리를 인하한 데에는 릭스방크의 공식 물가지표인 CPIF(주택담보대출 금리 변동 효과를 제거한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 3월 전년 동월 대비 2.2% 오른 영향이 컸다. 물가안정목표 2%에 근접한 수치다. 물가가 안정되는 가운데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1% 감소하면서 금리를 내릴 여건이 조성됐다.

릭스방크는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접근하고 있으며 경제 활력도가 약해졌다”고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물가가 릭스방크의 예상한 경로로 움직인다면 올해 하반기 중 두 차례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0.25%p씩 두 차례 인하한다면 기준금리는 3.25%로 낮아지게 된다.

주요국 중에서는 스위스가 지난 3월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가장 먼저 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당시 “지난 2년 반의 인플레이션 싸움은 효과적이었다”고 밝히면서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낮췄다. 스위스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작년 7월(1.7%)부터 2%를 밑돌고 있다.

스위스와 스웨덴을 계기로 각국의 금리인하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두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미국 이외에 기축통화국 역할을 할만하다고 평가받는 6개국(유럽연합, 영국, 캐나다, 일본, 스위스, 스웨덴)에 포함된다. 해당 국가의 통화는 미국 달러화지수(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평균가치)를 산출하는 데도 사용된다. 그만큼 전세계 국가의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의미다.

유럽중앙은행(ECB)도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달 “인플레이션 압력은 점차 줄어들고 있고 내년에 목표한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통화정책 전환을 시사했다. ECB까지 금리를 내리면 주요 6개국 중 절반이 통화정책 전환에 나서게 된다.

미국·유럽 통화정책 탈동조화 시작… 한은 금리인하 시점은
잇따라 금리 인하에 나서는 유럽과 달리 미국은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물가지수가 여전히 2%를 웃도는 상승세를 보여서다. 연준이 주시하는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1분기 수치가 1년 전보다 3.4% 오르면서 작년 4분기 상승률(1.8%)을 크게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지수는 3.7% 오르면서 전문가 예상치인 3.4%를 크게 웃돌았다.

시장에서는 올해 상반기로 기대했던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9월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9일 오전 4시 32분(현지 시각) 기준 미국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올해 9월 금리를 현 5.25~5.5%에서 25bp(1bp=0.01%p) 낮출 확률을 48.9%로 보고 있다. 한 달 전(33.7%)보다 인하 확률은 15.2%p 올랐다. 반면 6월과 7월 인하 확률은 각각 8.7%, 29.2%에 그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1월 11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기 전 물을 마시고 있다. /뉴스1

통화정책을 주시하고 있는 한은의 셈법은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현재 2%포인트(상단 기준)인 한·미 금리차(한국 3.5%, 미국 5.5%)를 더 벌리지 않기 위해 미국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되면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은 더욱 늦춰질 가능성이 커진다.

유럽과 연준의 통화정책 디커플링(탈동조화)도 한은의 통화정책 전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연준이 고금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유럽이 금리를 내리면 강(强)달러 흐름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이는 수입물가를 자극해 최근 2%대 후반을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다시 3%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 실제로 릭스방크의 금리 인하 소식이 전해진 지난 9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6원 오른 1370.1원에 마감했다.

하반기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던 이창용 한은 총재도 발언 수위 조절에 나섰다. 이 총재는 지난 4월 통화정책방향회의(통방) 직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연말 기준 2.3%까지 내려간다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일(현지 시각) 오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한국 기자단을 대상으로 연 기자간담회에서는 “4월 통방 발표 당시와 (현재)상황이 달라졌다”면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시사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초 3회에서 많게는 4회까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불과 올해가 4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금리 인하가 2회에 그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면서 “이로 인해 시장에서 충격이 발생했고, 각종 자산 수익률의 변동성이 다시금 확대된 상황”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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